'유령주식 매도' 삼성증권 직원…법원 "과징금 적법"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0-08-30 13:46:13
전산상 잘못 입력된 소위 '유령주식'을 사고판 삼성증권 직원에 대한 과징금 처분은 적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3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박양준)는 삼성증권에서 재직한 우리사주 조합원 A 씨가 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지난 2018년 4월 6일 A 씨를 포함한 삼성증권 직원들의 우리사주에 대한 배당금 전산 입력 과정에서, 담당 직원의 실수로 우리사주가 1주당 현금 1000원 대신 1000주의 자사 주식이 입고되는 것으로 잘못 입력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지급된 자사주는 총 112조6000억 원 상당으로 삼성증권 시가총액(3조4000억여 원)의 33배가 넘었다.
일부 직원이 잘못 배당된 주식 중 501만주 가량을 급히 매도해 주가가 한때 11%가량 급락하는 사태가 초래됐다. 당시 한국거래소 변동성 완화장치(VI)가 8차례 작동하면서 잠시 매매가 정지되기도 했다.
A 씨는 주식이 잘못 입고된 지 약 5분 뒤 자신이 보유한 83만8000주 전량을 시장가로 매도 주문했고, 그 중 2만8666주(합계 11억1806만8150원)가 체결됐다. A 씨는 남은 매도주문 잔량을 취소하고, 5차례에 걸쳐 매도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자사 주식 2만8666주를 다시 사들였다.
이에 증권선물위원회는 2018년 7월 A 씨에 대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며 과징금 2250만 원을 부과했다. A 씨는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A 씨는 "잘못 배당된 게 아닌 실제 존재할리 없는 주식이 전산상 잘못 입력된 것을 인지한 것"이라며 "당연히 매도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 상태에서 매도 의사 없이 아무 숫자에 대해 주문 버튼을 클릭해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자신의 행위가 '풍문 유포'나 '거짓 계책'이 아니므로 처분사유가 된 자본시장법에 해당하지 않고, 실제 가격 왜곡 현상을 발생시키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도 했다.
법원은 실제 계약이 체결된 것이기 때문에 과징금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실제 보유하지 않은 주식일지라도 전산상에 오기 입력된 내용 그 자체는 실존하는 것"이라며 "실존하지 않는 주식이라도 A 씨가 이에 관한 매도 주문을 내 이 사실을 알지 못하는 선의의 매수인들과 실제로 매매계약이 체결된 이상, 이 사건 행위 사실은 모두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권업체 임직원으로서, 전산상 주식거래를 직업적으로 일삼는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A 씨가 아무런 근거 없이 맹목적 전산 오류에도 불구하고 실제 매매계약 체결이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 확신했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법 조항에서 '풍문 유포'와 '거짓 계책' 등에 준하는 행위는 통상 허용되지 않는 방법"이라며 "시장의 건전성을 훼손하는 행위 일반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또 "A 씨 행위는 상장증권의 수요, 공급 상황이나 그 가격에 대해 타인에게 잘못된 판단이나 오해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상장증권의 가격을 왜곡할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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