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95억' 만삭아내 사망 교통사고…법원 "살인 아냐"

권라영

ryk@kpinews.kr | 2020-08-10 21:57:34

살인혐의는 무죄, 졸음운전 치사혐의 금고 2년
법원 "경제적 어려움 없어…범행 동기 불명확"

95억 원에 달하는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만삭의 아내를 사망케 했다는 혐의를 받은 남편이 살인죄에 대해 무죄를 받았다.

▲ 서울지방법원 [정병혁 기자]

대전고법 형사6부(허용석 부장판사)는 10일 이모(50) 씨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죄는 인정돼 금고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살인 혐의에 대해 "피고가 아이를 위한 보험도 많이 가입했던 데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었던 점으로 보아 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피해자에게서 수면 유도제 성분이 검출된 것에 대해서는 "그 성분이 임신부나 태아에게 위험하지 않다는 감정이 있다"면서 "일상 속에서 다양하게 쓰이는 성분인 점 등으로 미뤄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일부러 먹였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이 예비로 적용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죄는 인정됐다. 이 씨가 아내를 살해하려는 의도로 교통사고를 낸 것이 아니라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본 것이다.

재판부는 "만삭의 아내가 안전벨트를 풀고 좌석을 젖힌 채 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더 주의를 기울여 운전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고는 2014년 8월 23일 새벽 경부고속도로 천안나들목 부근에서 발생했다. 이 씨가 몰던 승합차가 갓길에 멈춰서 있던 화물차를 들이받아 조수석에 있던 아내가 사망했다. 아내는 당시 24세로, 임신 7개월이었다.

이 씨는 아내에게는 사망할 시 95억 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끔 다수의 보험상품이 가입돼 있었다.

검찰은 이 씨가 교통사고를 고의로 낸 것이라며 이 씨를 재판에 넘겼다. 1심은 이 씨에게 무죄를, 2심에서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17년 대법원은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증거가 부족하고 살인 동기 등이 명확하지 않다"면서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