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출마 박주민, 민주당에 '버니 샌더스' 바람 일으킬까

장기현

jkh@kpinews.kr | 2020-07-22 15:33:39

'이낙연 vs 김부겸' 양자구도서 3자구도로 재편
40대 젊지만 인지도 높아 '서울시장 포석' 분석도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이 8·29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낙연·김부겸 양자 구도를 3자 구도로 바꿔놨다.

올해 47세에 재선 의원인 박 최고위원이 '40대 기수론'을 내세워 60대인 두 경쟁자와 어떤 차별성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그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초로 '40대 재선 당대표' 타이틀을 가져갈 수 있을까.

▲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재선의 박주민 최고위원은 21일 "기회를 준다면 당대표가 돼 문재인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에 앞장서겠다"며 오는 8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시대를 교체하는 첫 번째 정당을 만들겠다"며 '새 시대'에 방점을 찍었다.

앞서 당대표 선거는 이낙연(5선)·송영길(5선)·홍영표(4선)·우원식(4선) 의원과 김부겸(4선) 전 의원 5자 구도로 출발했다. 이후 송 의원을 시작으로 홍 의원과 우 의원이 잇달아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낙연 대 김부겸' 양자 대결로 좁혀졌다.

이런 상황에서 박 최고위원이 후보자 등록 마감 직전에 전격 출마를 발표함에 따라 민주당 당권 레이스는 3자 구도로 재편됐다. 친문 주류에 대중적 인지도까지 높은 박 최고위원의 막판 가세로 민주당 전당대회 흥행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은 각각 호남과 영남의 대표주자로, 나이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민주당에서 보수적인 쪽에 속한다"며 "이에 따라 당내에서도 변화의 목소리가 나왔고, 이를 업고 나온 게 박 최고위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작도 늦었고 경력도 밀리지만, 마치 '버니 샌더스'처럼 민주당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왼쪽) 의원, 김부겸 전 의원 [뉴시스]

박주민 최고위원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세월호 가족대책위 법률 대리인을 맡으며 '세월호 변호사'로 이름을 알렸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영입한 대표적 친문 인사로 분류된다.

박 최고위원은 대중적 인지도와 친문계의 전폭적 지원으로 2018년 전당대회에서 21.2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1위 최고위원'에 올랐다. 권리당원 득표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했고, 국민·당원 여론조사에서도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번엔 민주당의 세대교체를 주장하면서 '40대 기수론'을 내걸고 나왔다. 민주당이 여당이 된 이후 40대가 당대표 경선에 뛰어든 건 박 최고위원이 처음이다. 2015년 당시 문재인 의원과 박지원 의원이 맞붙었던 전당대회에서 이인영 의원이 세대교체를 외쳤지만, 이 의원의 나이는 51세였다.

2016년 8·28 전당대회 때 당시 당대표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이 57세로 후보들 중에서 가장 어렸고, 2018년 8·25 전당대회에선 당시 55세였던 송영길 의원이 이해찬(66)·김진표(71) 의원과 경쟁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민주당은 2016년 총선 승리와 2018년 이해찬 대표 체제 이후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안정감에 대한 반작용으로 새로움이 대두되고 있다. 박 최고위원이 공략하는 것이 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세대교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승패를 바꾸긴 힘들 것"이라고 부연했다.

▲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지난해 9월 18일 국회에서 열린 '통신비밀보호법의 개선 쟁점과 방향' 입법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정치권에서는 박 최고위원의 당대표 출마가 서울시장 출마를 위한 초석을 다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 최고위원은 일단 "개인적 목표를 내려놓고 당의 미래를 위해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며 말을 아꼈다.

당대표 탈락 시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좀 열어놓고 고민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지금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여지를 남겼다. 앞서 박 최고위원은 '부산시장 무공천'을 주장했지만, 서울시장까지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되자 "상황이 달라졌다"며 공천론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와 관련해 엄경영 소장은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10% 이상의 유의미한 득표율을 기록해야 서울시장을 바라볼 수 있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세대교체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모습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최영일 평론가는 "당대표 선거에서 떨어져도 서울시장 사전선거운동을 톡톡히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박 최고위원은 아직 젊기 때문에 잃을 게 없다. 서울시장, 대권주자, 차차기 당대표 등 선택지가 많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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