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법 무죄 판결로 '대권 가도' 날개 달았다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 2020-07-16 16:29:10

독자행보로 여권세력 재편의 핵으로 떠올라
우선은 도정에 전념하며 큰 그림 그릴 듯

허위사실 공표죄에 대한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로 이재명 경기지사가 정치권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사이다'라는 별명답게 '코로나 정국'에서 보인 단호함과 신속함으로 높은 인기를 얻었던 그의 향후 행보가 여권은 물론, 정치권 전체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아서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오후 경기 수원 경기도청에서 대법원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 무죄 취지 파기 환송 선고 관련 발언을 마치고 인사 하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상고심에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환송했다.[문재원 기자]


정치권에서는 드루킹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지사의 향후 판결과 함께 이 지사의 이번 판결이 정치권의 세력 판도를 재편하는 양대 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사는 일단 이날 오전에 출근하며 밝힌 대로 도정에 전념하며 2022년 대권을 향한 '큰 그림'을 그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온탕과 냉탕, 다시 온탕을 오간 판결

 

이날 판결까지 20여개월간 치열했던 법정 싸움은 2012년 있었던 친형인 고 이재선씨 정신병원 강제입원 논란으로 불거졌다.

 

이 지사는 2018년 5월과 6월 TV토론회 개최 6개월 뒤인 12월11일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공직선거법 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이 지사는 이들 혐의 이외에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과 '검사 사칭' 논란에 대해서도 각각 공직선거법 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적용됐다.

 

지난해 5월16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이 지사에게 적용된 4개 혐의 모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고, 같은 해 9월6일 진행된 항소심은 친형 강제입권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죄를 인정해 300만원을 선고했다. 나머지 3개 혐의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인정했다.

 

이 지사 측은 대법원에 항고했고, 대법원은 지난 4월부터 두 달여 간 소부에서 이 사건에 대해 논의를 하다 지난달 18일 전원합의체에 회부했고 이날 파기환송을 선고했다. 대법의 파기환송에 따라 원심 법원인 수원고법에서 환송심이 진행해 최종 마무리하게 된다. 무죄와 선거무효 형, 파기환송으로 냉온탕을 오가다 극적으로 살아난 셈이다.

 

파급력 큰 정책 선점화 나서나

 

정치적 갈림길에 놓였던 이 지사는 이날 대법원의 파기환송으로 정치인생의 큰 위기를 모면하며 탄탄한 대권가도를 달릴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지사는 우선 코로나19 대응과 정치권의 '아젠다'로 떠오른 '기본소득'의 정책화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코로나 정국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정치인이다. 국내 1차 유행 때 보인 단호함과 신속함은 대중들을 열광시켰다. 이를 잘 아는 이 지사는 코로나 대응에 할 수 있는 행정력을 쏟아 부을 게 자명하다.

 

코로나 대응과 함께 이 지사는 이미 차기 대선의 '아젠다'로 떠오는 '기본소득' 의 정책화에도 가속 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장 재직 시절 기본소득 개념으로 시행한 청년배당과 산후조리 비 지원에 나섰던 이 지사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도 소멸성 지역화폐와 연결해 '기본소득화'했다.

 

소멸성 지역화폐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며 이 지사는 이름도 아예 '재난기본소득'으로 바꿨다. 한 달 뒤 정부도 사용처를 제한하는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나서 '기본소득'은 이 지사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기본소득은 향후 경기도의 역점 사업으로 가속이 붙으며 이 지사의 대권 후보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건하게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사도 "기본소득은 차기 대선에서 가장 강력한 아젠다가 될 것"이라며 "현실성 있고 경제의 지속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소득안을 만들어내는 쪽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여기에 '공정'을 기치로 한 대중적 정책에도 계속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최근 배달 서비스 운영사인 '우아한 형제들'이 '배달의 민족' 수수료 개편에 나서자 이를 독과점의 횡포로 규정하고 공개적으로 비판해 철회시켜 대중적 인기를 끌기도 했다.

 

독자 행보와 열성 지지로 여권세력 재편 불가피

 

이 지사의 정치 행보는 이날 대법 판결 전후로 갈라진다는 게 중론이다. 이 지사는 비문(非文)계로 분류되지만 항소심 이후의 행보는 '친문의 홍위병 같다'는 평을 받았다. 정부에서 코로나19 확산 진원지로 신천지를 지목하자 한 밤중 습격하 듯 신천지 본부에 대한 점검에 나서는 가 하면, 신천지 측과 장시간 대치 끝에 신도 명단을 확보하기도 했다.

 

또 정부에서 대북전단 발언이 나오자 아예 '처벌 하겠다'며 바로 행동에 나서면서 청와대를 너무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이 지사의 행보가 전혀 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법적 족쇄가 풀리면서  '기본소득' 같은 자신만의 목소리를 점점더 키워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에겐 다른 대선 주자와 달리 열성적인 지지층이 있다. 양날의 칼인 이들 지지자는 이 지사의 일거수일투족에 일희일비한다.

 

이들은 이 지사의 재판 때면 아예 전날부터 법정 밖에 자리를 깔고 새우잠을 잔 뒤 법정에서 이 지사를 응원할 정도다. 이들은 지난해 항소심 선거후 판사와 법정을 모욕하는 말들을 내뱉은 뒤 밖으로 내보내려는 경위들과 몸싸움까지 했다.

 

이 지사 스스로 '먹구름'으로 표현했던 제도적 굴레가 벗겨진 상태에서 이들 열성 지지자들의 응원과 이 지사의 감각적인 독자적 행보가 맞물리면 시너지 효과가 커져 이 낙연 전 총리로 대변되는 여권 대권 주자 '1위 아성'이 무너질 가능성도 심심찮게 거론된다.

 

이낙연 총리가 어려운 상황에는 치고 빠지는 '아웃복서'로 '한 방'이 없다는 평을 받는 반면, 이 지사는 한번 물면 끝장을 볼 때까지 놓지 않는 '인파이터'라는 점도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날 판결로 대권 주자에 대한 지지율 요동이 일면서 이 지사에 대해 그동안 관망하던 여권의 세력간 호불호가 갈려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이 지사의 이날 무죄 판결은 친문인사로 자치단체장들 중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히는 김경수 경남지사의 판결과 함께 향후 정치권에 빅뱅을 몰고 올 최대 정치적 사건임에는 이의가 없는 듯하다.

KPI뉴스 /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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