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급 보궐선거' 누가 물망 오르나…與 공천 고심
장기현
jkh@kpinews.kr | 2020-07-14 15:40:25
선출직 잘못 땐 재보선 후보 못 낸단 규정…'당헌 딜레마'
與 추미애·박영선 등 여성 거론…野 나경원·오세훈 등 거론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가 '대선 전초전'으로 판이 커지게 됐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문으로 사퇴한 데 이어 박원순 전 서울시장마저 성추행 피소와 관련한 사망으로 광역단체장 두 곳이 공석이 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은 커졌다. 재보선 원인을 제공한 만큼 '무공천'을 저울질했지만, 재보선 규모와 중요성이 커지면서 공천 쪽으로 기류가 바뀌고 있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여당 책임론'을 부각하며 이번 재보선을 회생의 기회로 삼고 있다.
민주당 당헌에는 소속 선출직 공무원이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경우 후보를 공천하지 않도록 규정돼 있다. 공천권은 차기 당 대표가 쥐고 있다. 현재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인물은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둘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민주당의 후보군은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헌에 '무공천' 명시했지만…실행된 사례 거의 없어
내년 4월 7일로 확정된 광역단체 보궐 선거는 부산과 서울 두 곳이다. 두 지역의 유권자는 지난 총선 기준 총 1143만 명에 달한다. 여기에 이재명 경기지사와 김경수 경남지사의 재판 결과에 따라 이들 지역 총 유권자 1390만 명까지 더해 전국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투표장에 나가야 할 수도 있다.
민주당의 고민이 복잡해진 이유다. 당초 오 시장이 성추문 의혹으로 물러나면서 당헌·당규에 따라 '무공천'을 검토했다. 하지만 박 시장의 사망으로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치러지게 되면서 고민의 방향이 달라진 분위기다.
당헌 96조 2항에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여 재보궐 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실제 '무공천'이 실행된 사례는 거의 없다.
앞서 '비서 성추행'으로 실형을 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사퇴한 뒤에도 민주당은 그해 열린 7회 지방선거에서 후보를 냈고 양승조 충남지사가 당선됐다. 또 지난 4월 오거돈 전 시장 사태 때도 민주당은 '8월 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가 결정할 일'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재보궐로 복잡해진 민주당 전당대회…새 지도부 결단
4·7 재보선이 8·27 당 대표 선거 전당대회의 변수로도 떠올랐다.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공천 문제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떠오를 수밖에 없다. 당권 주자인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의 속내가 복잡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공천권을 가진 당대표로서 서울·부산시장 후보 공천 여부를 결단해야 한다.
김 전 의원은 지난 9일 출마선언을 하며 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해 "당헌은 지켜져야 한다"며 '무공천'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지만, 선거 규모가 커지게 되면서 공천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그는 전날 재보궐 선거 공천 입장과 관련해 "당원의 뜻이 후보를 내라는 것이라면 후보를 내야 한다. 그럴 경우 당헌 위반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시기가 되면 할 말을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서울시장 후보로는 성추문으로 인한 궐석인 만큼 여성 후보들을 중심으로 거론된다. 민주당에선 서울 지역구 다선 의원을 지낸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꼽힌다. 4선인 우상호 의원과 재선인 박주민 최고위원 등의 이름도 언급된다.
통합당, 재보선을 회생 기회로…'여당 책임론' 강조
통합당은 이번 재보선을 회생의 기회로 삼고, 민주당을 향해 '무공천 압박' 공세를 펼치고 있다. 아울러 큰 규모로 치러지는 만큼 '여당 책임론'을 부각할 수 있고, 최근 선거 4연패를 뒤집고 대선까지 노려볼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박 시장 사망 사건과 관련된 국민 인식, 부동산 문제에 대해 안 좋은 민심 등을 제대로 파악해 정확한 대책을 강구하면 보궐 선거에 낙관적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의 임기는 다음해 4월 재보궐 선거까지로, 통합당 서울·부산 시장 후보 등에 대한 공천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내년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 선거를 위해 만전의 준비를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 당헌에는 선출직이 자기 책임으로 사직한 경우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면서 "최소한 자신들이 만든 당헌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압박했다.
통합당에선 박 시장과 시장직을 두고 겨뤘던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우선 꼽힌다. 아울러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홍정욱 전 의원 등의 이름이 나온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2011년 보선에서 박 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했던 만큼 명분에서 앞선다는 분석이 나온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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