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국장 화상협의…정부 "군함도 왜곡 전시 시정 촉구"

김광호

khk@kpinews.kr | 2020-06-24 17:24:42

외교부 "일본 정부가 약속한 후속 조치 전혀 이행안돼"
日외무성 "결의와 권고 성실히 이행…韓 주장 못받아들여"

한국과 일본의 외교부 국장이 대(對) 한국 수출규제 조치와 조선인 강제 노역의 역사를 왜곡한 전시관 등 현안을 논의했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한일 외교 국장급 협의가 열린 것은 지난달 15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국장(오른쪽)과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뉴시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이날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화상 회의를 가졌다.

회의에서 김 국장은 일본이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등 산업유산과 관련해 조선인 강제징용을 부정하는 내용의 전시관을 연 것에 대해 강한 유감과 항의의 뜻을 전하고 시정을 촉구했다.

김 국장은 "최근 공개된 일본 산업유산정보센터의 전시 내용에 2015년 근대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 당시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정과 일본 정부 대표가 약속한 후속 조치가 전혀 이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조선인 수백 명이 강제 노역한 '군함도 탄광' 등 23곳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올리고, 이에 따른 후속 조치로 지난 15일 도쿄 신주쿠에 해당 유산을 소개하는 전시관을 열었다.

그러나 2015년 세계문화유산 등재 당시 강제징용 피해자를 기리는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강제징용 자체를 부정하는 증언과 자료를 전시해 비판을 받아 왔다.

이에 외교부는 지난 22일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군함도 등의 세계문화유산등재 취소 가능성 검토를 포함해 일본에 충실한 후속 조치 이행을 촉구하는 결정문이 채택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국장의 요구에 다키자키 국장은 "일본은 그동안 세계유산위원회에서의 결의와 권고를 성실하게 이행해 왔다"며 "한국 측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수출규제 문제와 관련해서 김 국장은 "한일 정책 대화 중단, 재래식 무기 통제 미흡 등 일본이 지적한 3가지 수출규제 사유를 모두 개선했으니 일본 정부가 조속히 부당한 수출 규제를 철회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다키자키 국장은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패널 설치를 요청한 것은 지극히 유감으로, WTO 절차를 중단하고 대화의 테이블로 돌아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키자키 국장은 특히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한국 법원이 최근 일본 전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압류결정문의 '공시송달'을 결정한 것을 언급하며 "현금화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면서 "한국 측의 책임으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양측은 외교당국 간 현안 해결을 위한 의사소통을 계속하기로 하고, 코로나19와 관련해 긴밀한 정보 교류와 협력을 진행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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