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파문' 신경숙, 글쓰기 무대 본격 귀환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jhoy@kpinews.kr | 2020-06-23 16:46:30

신작 장편 '아버지에게 갔었어' 연재
산업화 세대 아버지와는 다른 모습
"오그라든 제 마음 회복 위해 쓰는 것"

소설가 신경숙(57) 씨가 신작 장편 '아버지에게 갔었어'를 '창작과비평 웹매거진'에 23일부터 연재(주2회 화·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칩거 이후 4년 만에 중편을 발표하며 글쓰기 재개를 표방한 뒤 처음 시작하는 연재다. 2015년 단편 '전설'에서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래 논란의 한가운데 섰던 작가의 본격 귀환이어서, 작가와 작품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 신작 장편 연재를 시작한 소설가 신경숙. 그는 지난해 칩거 이후 처음 중편을 발표하면서 "저는 쓰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사람이니 차근차근 글을 쓰고 또 써서 저에게 주어진 과분한 기대와 관심, 많은 실망과 염려에 대한 빚을 조금씩 갚아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창비 제공]


'창비'는 연재 시작을 알리면서 "신경숙 소설 특유의 묘사들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이번 신작 소설은 '고통과 대면하면서도 자신의 자리를 지켜낸 '아버지의 이야기를 '나'의 '글쓰기' 문제와 결합하여 풀어나가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신경숙의 이번 신작 장편에 등장하는 아버지는 "산업화세대의 아버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한국사회에서 그 또래의 아버지 하면 흔히 그려지는 가부장적 인습이 전혀 없는 인물"이라며 "우리 문학에서 '아버지'라는 상징적 존재가 여성인물의 자의식, 글쓰기 문제와 긴밀하게 결합된 작품이 드물었던 만큼 신경숙의 이번 신작 장편은 한국소설에서 '아버지'의 자리를 새로 쓰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을에 연재가 끝나면 퇴고를 거쳐 올해 안에 단행본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신경숙은 "이해가 되지 않을지 모르겠으나 어려서나 청년이었을 때나 지금이나 저는 늘 아버지를 이 세상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관찰하며 살아온 듯하다"면서 "삶의 낯섦이나 고통들과 일생을 대면하면서도 매번 자신의 자리를 지켜낸 익명의 아버지들의 시간들"을 불러내기를 희망한다고 '연재를 시작하며' 밝혔다. 신 씨는 이어 "힘겨움 앞에 서 계시는 나의 아버지께 이 작품을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쓴다고 말하고 싶으나 사실은 오그라든 제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면서 "저는 슬픔과 모순을 심연에 품고 나아가야 하는 허망하고 불완전한 인간, 바람에 날려갈 한톨 먼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소설은 아버지의 한숨으로 시작된다.


'언젠가 내가 아버지에게 당신에 대한 글을 쓰겠다고 하자 아버지는 내가 무엇을 했다고? 했다. 아버지가 한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내가 응수하자 아버지는 한숨을 쉬듯 내뱉었다. 나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살아냈을 뿐이다, 고.'

KPI뉴스 / 조용호 문학전문 기자 jhoy@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