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은 北김여정의 도발, '삐라' 내세웠지만 실제 노림수는?

김광호

khk@kpinews.kr | 2020-06-18 16:41:33

<북한의 과도한 도발 의도, 전문가 생각은>
"트럼프·한국에 대한 배신감 쌓여 폭발한 것"
"북한 최악 경제상황과 민심이반 잠재우려"
"북 최고존엄은 절대적, 전단방치 사과해야"

북한은 왜 그렇게 심하게 나온 것일까. 대북전단을 핑계로 분노를 표출한 것은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지만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전격 폭파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예외적으로 강도 높게 비난하는 등 북한의 반응은 예상을 초월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대북전단은 하나의 계기가 되었을 뿐, 이를 계기로 그동안 한국 측에 품었던 누적된 불만이 터졌다는 분석을 내린다. 또 한켠에서는 북한의 내부 경제사정이 워낙 좋지 않은 데다 민심 이반이 심각해 외부의 위기를 의도적으로 조성한 측면도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의 도를 넘는 분노, 이유는 무엇인지 전문가들에게 들어 봤다.

▲북한이 16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있는 장면. [조선중앙통신/뉴시스]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
하노이 노딜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도 쌓이고 미국이 합의하지 않으면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지원을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경제협력에 대한 약속을 안 지켰다는 섭섭함이 겹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로 북한 경제가 더 어려워지자 내부의 동요가 커졌을 것이다. 이에 대한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고 내부 결속을 도모하려는 목적이 이번 도발을 통해 나타나게 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
내부사정 때문에 그렇게 과격하게 나왔다? 글쎄다. 코로나 정국, 경제제재 때문에 어려워서 북한이 이렇게 나왔다면  과거에 전단 살포했을 때는 가만히 있었나. 2014년도 북한은 1.2% 경제 성장을 했지만, 우리 측의 전단 살포에 대해 고사총을 쐈다. 경제가 어려운 것과 최고 존엄 모독은 다르다.

북한에서 남한을 압박하는 이유는 결국 전단살포를 통해 최고존엄을 모독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최고존엄은 인민들의 삶이요, 생명이고, 태양이다. 전단살포는 판문점 선언 위반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사과 또는 유감표명을 해야한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여러가지로 추정을 해야 하는데, 북한 내부가 엄청나게 걱정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지금 체제결속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상황이 벌어질 것 같아 체제 결속용으로 명분을 세운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 도발은 일단 남쪽에 대한 실망 때문이다. 2년 동안 지키겠다고 했던 국민들이 모르는 약속도 있는 것 같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북한은 최근 2년을 결산해보고 남북관계나 북미관계의 성과가 없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후퇴하고 민생이 도탄에 빠지는 등 내부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이유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김정은에 대한 비판 여론을 감당할 수 없게 될 수도 있어, 외부의 적을 찾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남북관계를 망치려는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김여정에게 악역을 맡기고, 김정은은 평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매우 실리적인 전략을 택했다. 우리 입장에선 엉뚱하고 난폭해 보이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치밀하고 합리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김진하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의 도발은 미국에 대한 전략적 결단이라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 북한 입장에서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악화된 북미관계 때문에 한반도 평화의 키를 본인들이 쥐고 있다는 점을 보일 필요가 있고, 이 의지를 압박의 형태로 표출한 것이다. 만약 북한이 계고성으로 도발한 것이라면 신경전 속에서 미국에 대한 압박을 단계적으로 높여가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와의 관계를 포기하는 수순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해 바로 전략도발로 갈 수도 있다.

이번 도발은 중국에 대한 계고성 의미도 담겨있다. 남북에 대한 등거리 외교를 추진하는 중국에도 북한의 존재감을 보이기 위한 경고의 의미도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부 교수
북한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것은 확인된 사실이다. 지난 5월 국정원이 국회 보고를 통해 평양에서도 사재기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는데, 수도 평양에서 생활이 어렵고 물자부족 사태가 있다는 것은 북한 전반적인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북한이 코로나 사태이후 국경을 봉쇄한 것이 올해 1월로, 그로부터 5개월이 지났다. 북한의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90%가 넘는 가운데 국경 봉쇄 이후 북한 경제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내부에서도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이에 대한 책임을 삐라를 구실로 남측에 돌리려는 의도가 명확하게 보인다.

▶조태용 미래통합당 의원
북한 상황이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외부의 적을 끌어다가 북한 주민들을 단합시키기 위한 내부결속용 도발로 해석된다. 대북 전단 문제로 노동신문에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이걸 봐도 국내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은 걷어 치워야 한다. 한미연합훈련도 필요하다면 꼭 필요한 범위 내에서 재개를 검토해야 한다.

KPI뉴스 / 김광호·장기현·남궁소정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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