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배출가스 불법조작 첫 적발…역대 최대 과징금

김지원

kjw@kpinews.kr | 2020-05-06 15:04:13

환경부, 벤츠 12종·포르쉐 1종·닛산 1종 배출가스 불법조작 적발
대기오염물질 최대 13배 배출…과징금 776억원 역대 최대 규모
벤츠 "결과 동의 못해 불복절차 밟을 것…안전성과도 상관없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한국닛산, 포르쉐코리아가 국내에서 판매한 일부 경유차의 배출가스를 불법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서 벤츠가 배출가스 조작으로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환경부는 벤츠 측에 배출가스 불법조작으로 역대 최대 과징금인 776억 원을 부과할 방침이다.

▲ 배출가스 불법조작 차량. [환경부 제공]

환경부는 배출가스 불법조작이 확인된 벤츠 차량 12종을 비롯해 닛산과 포르쉐 차량 각 1종, 총 4만381대에서 배출가스 조작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인증을 취소하고, 결함시정(리콜) 명령, 과징금 부과와 함께 3개 자동차 회사를 형사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이들 경유차량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판매된 모델이다. 인증시험때와는 다르게 실제 운행 때에는 질소산화물 환원촉매(SCR) 내 요소수 사용량이 줄어들고 배출가스 재순환장치(EGR)의 작동을 임의로 조작해 질소산화물이 과다배출되는 문제를 발견했다.

두 장치는 질소산화물 배출량 저감과 관련된 장치다. SCR은 배기관에 요소수를 공급해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환원해주는 장치다. EGR은 배출가스 일부를 연소실로 보내 연소 온도를 낮추고,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질소산화물이 과다하게 배출된다"며 "요소수 사용량이 줄어들면 관련 부품 교체 주기가 길어지게 되는 점도 회사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질소산화물은 대표적인 미세먼지 원인물질이다. 이 같은 불법 조작으로 실제 도로 주행 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은 실내 인증 기준(0.08g/㎞)의 최대 13배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 배출가스 불법조작 차량. [환경부 제공]

이번에 적발된 차종과 판매량은 벤츠의 경우 △ C200d(배출가스 인증번호에 따라 2종으로 계산) △ GLC220 d 4Matic △ GLC250 d 4Matic △ ML250 BlueTEC 4Matic △ GLE250 d 4Matic △ ML350 BlueTEC 4Matic △ GLE350 d 4Matic △ GLS350 d 4Matic △ GLE350d 4Matic Coupe △ S350 BlueTEC L △ S350 BlueTEC 4Matic L 등 12종 3만7154대다. 닛산은 캐시카이 1종 2293대, 포르쉐는 마칸S 디젤 1종 934대다.

국내에서 경유차 배출가스 불법 조작이 적발된 것은 2015년 11월 아우디폭스바겐의 경유차 15종이 최초였다. 이번 사례는 일곱 번째다.

환경부는 이달 중으로 이들 차량의 배출가스 인증을 취소하기로 했다.

가장 많은 차종이 적발된 벤츠에는 과징금 776억 원이 부과된다. 지난 2015년 아우디·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이 처음으로 적발돼 12만 5000여대에 대해 141억원의 과징금을 받은 뒤 국내에서 경유차 배출가스 조작으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사례 중 역대 최고 금액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당시 배출가스 조작의 과징금 상한액이 10억원에 불과했지만 2017년 법이 개정되면서 상한액이 500억원으로 늘었다"며 "이번 벤츠의 적발 대상에는 강화된 과징금 적용 차량이 다수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닛산의 과징금은 9억원, 포르쉐는 1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편, 결함시정 명령에 따라 3개 회사는 45일 이내에 환경부에 결함시정계획서를 제출한 후 승인받아야 한다. 차량 소유자들은 그 이후에 리콜 조치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벤츠 측은 환경부의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며 불복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벤츠 코리아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해당 기능은 수백 가지 기능들이 상호작용하는 당사의 통합 배출가스 제어 시스템의 일부 부분"이라며 "이러한 점을 고려하지 않고 각 기능을 개별적으로 분석할 수는 없다는 것이 당사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환경부가 발표한 내용은 2018년 5월에 모두 생산 중단된 유로6 배출가스 기준 차량만 해당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현재 판매 중인 신차에는 영향이 없다"며 "이번 사안은 차량 안전성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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