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내부 권력투쟁 가능성 열어놓고 대비해야"

김당

dangk@kpinews.kr | 2020-04-28 15:20:19

페이스북에 '신변이상' 근거로 제시한 '이례적' 4가지 사실 검증해보니
김정은·최룡해·박봉주 권력서열 3인방 공개활동 동시 비보도는 이례적
"김여정으로 권력 '수평이동' 준비 안돼…'북한판 태자당' 김평일 주목"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국회의원 당선자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 이상설과 관련 "김정은 신변에 대해 장기간 침묵하고 있는 북한 반응은 이례적"이라며 "북한 급변 사태시, 후계 구도를 비롯한 내부 권력투쟁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 태영호 국회의원 당선자가 28일 페이스북애 올린 김정은 신변 관련 포스팅 [페이스북 캡처]


국내에 입국한 최고위급 탈북자인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언론을 비롯한 곳곳에서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질문을 받았고, 그때마다 저의 답변은 일관되게 다음과 같았다"며 자신의 견해를 아래와 같이 다섯 가지로 요약해 게시했다.

 

△북한은 정보가 매우 제한적인 사회이고, 특히 김정은 일가의 동선은 최고위층 간부들도 모를 정도로 극비사항이다 △어떤 방향이든 상황을 단정 짓기보다 차분하게 지켜봐야 한다 △김정은 신변에 대해 장기간 침묵하고 있는 북한 반응은 이례적이다 △우리 정부 또한 이런 측면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북한 급변 사태 시, 후계 구도를 비롯한 내부 권력투쟁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해야 한다

 

태 당선자는 앞서도 페이스북에 '최근 김정은 신변이상 관련 상황분석'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지금 김정은 신변이상설 관련 추측 난무, 누구도 확정 할 수 없는 상황 △38노스에서 보고한 김정은 전용열차는 '기만전술'일 가능성 큼 △김여정으로의 권력 이양은 '후계 수평이동'이란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북한에서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한 본인은 김정은 신변이상설에 대해 북한체제의 '관성적 측면'에서 고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간주한다"면서 "그런 견지에서 보면 지금 북한 상황은 '특이 동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단히 '이례적인 점'이 많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가 '이례적인 점'이라며 제시한 근거는 다음의 네 가지다.

 

▲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태양절에 즈음하여 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무력기관 책임 일군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숭고한 경의를 표시했다"고 했을 뿐 김정은 위원장이 참배했다는 보도는 없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① 전체 북한 주민이 지켜보는 북한 최대 명절인 4.15 태양절(김일성 생일)에 손자가 할아버지 시신 있는 '금수산 태양궁전'에서 참배하지 않은 것

② 김정은 잠적에 대해 해외언론이 시술이니, COMA(혼수) 상태이니 하면서 구체적으로 보도하고 있어 해외에 나와 있는 수만 명의 북한 주민들 흔들리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아무런 공식 반응 내놓지 않는 것도 이상

③ 현재 해외 북한 공관에 기자들 질문이 많이 제기되고 있음. 예전 같으면 북한 외교관들이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일축하였는데 대응조차 하지 않는 것도 이상

④ 김정은의 행적이 보이지 않고 있다 해도 다른 최고위층의 움직임이 보여야 하지만 4월 15일 이후 현재까지 김재룡 내각 총리만 한번 언론에 등장. 최룡해, 박봉주 등 주요 인물들 동향 없음

 

태 당선자가 제시한 네 가지 근거가 김정은의 신변이상이나 유고상태를 입증하진 않지만 대체로 사실에는 부합된다. 특히 그의 말대로 해외에 나와 있는 수만 명의 북한 주민들 흔들리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아무런 공식 반응 내놓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다.

또한 김정은뿐만 아니라 최룡해, 박봉주 등 북한 권력서열 3위 안에 드는 핵심 3인방의 공개활동이 북한 관영매체에 보도되지 않은 점도 이례적이다.

 

북한 권력서열 2위인 최룡해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이자 김정은이 위원장인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이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다. 권력서열 3위인 박봉주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이자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며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다.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에서 '최룡해'로 검색하면, 최룡해는 지난 12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회의에 참석해 토의한 이후로는 공개활동이 보도되지 않고 있다. 박봉주 역시 최룡해와 함께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회의에 참석한 일정 외에는 공개활동이 보도되지 않았다(김정은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 아니어서 제14기 제3차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 미국의 북한 전문 사이트 '38노스'가 보도한 북한 원산의 위성사진(4월 23일 촬영)에는 김정은 전용열차로 보이는 기차가 있다. 15일 촬영 위성사진에는 없던 기차다. [38노스 사이트 캡처]


태 당선자는 미국의 북한 전문 사이트 '38노스'에서 포착한 원산의 김정은 전용열차에 대해서는 '기만전술'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들과 일부 전문가들은 전용열차가 원산 김정은 '초대소' 옆에 있으니 김정은이 원산에 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면서 "북한은 항상 미국 정찰위성이 북한을 감시하고 있다고 의식하며 항상 대비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김정은 동선을 은폐하기 위해 다양한 '기만전술'을 항상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외교관 시절 김 위원장의 열차가 위성에 탐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북한 정부가 수시로 열차를 다른 지역에 보냈었다면서 지금 보이는 열차도 교란 작전의 일환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력 공급이 부족한 북한에서 해가 저문 뒤에 불빛이 들어오는 곳은 김 위원장이나 핵심 고위층이 있는 곳을 의미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위치가 미국 군사위성에 포착되지 않도록 밤에 빈 사무실이나 초대소의 불을 켜 놓는 눈속임을 한다고 덧붙였다.

 

▲ 우주에서 본 한반도의 야경에서 북측은 어둠에 덮혀 있다. (2014년 1월 30일 촬영) [NASA 홈페이지]


한편 해외언론에서 제기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으로의 권력 이양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북한의 권력 이동은 선대의 교통정리에 의한 '하향식 수직이동'이었고 북한의 당 이론도 세습에 기초한 '대를 이어 혁명위업 계승'이라는 '하향식 수직' 이론(김일성→김정일, 김정일→김정은)이 작용했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만약 김여정으로 권력이 이양된다면 북한 역사상 첫 '수평이동'"이라면서 "북한 당 정책이나 체제는 '수평이동'에 이론적으로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근거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현 북한 지도부 중심의 많은 인사들과 김평일(김정일의 이복동생)은 남산중학교, 김일성종합대학 동문, 어릴 때부터 형 동생 하면서 자란 '북한판 태자당'"이라며 "본인이 김평일을 말한 것은 김정은의 후계가 '김여정이냐, 김평일이냐'가 아니라 김평일도 향후 북한 체제변화에서 변수로 나타날 수 있는 인물 중 하나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한편 태 당선자는 앞서 27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현재 위치나 수술 여부에 대한 루머는 사실에 근거한 내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일성 주석의 손자인 김 위원장이 지난 15일 태양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과 관련 "북한 사람들의 눈에는 아주 이상하게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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