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 "AI로 청각장애인 목소리 복원 KT 캠페인 문제"

김지원

kjw@kpinews.kr | 2020-04-23 14:31:32

인권위 진정 "수어 비하 우려…필요한 것은 편견 갖지 않기 "

장애인단체가 인공지능(AI) 기술로 청각장애인의 목소리를 복원하는 KT의 '마음을 담다' 캠페인에 대해 오히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강화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시민단체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장애벽허물기)'은 23일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한 기술도 당사자의 상황과 인식을 도외시하면 폭력이 된다"며 KT의 '마음을 담다' 캠페인이 수어에 대한 지위를 낮춰 차별을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 23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회원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인공지능 기술로 청각장애인의 목소리를 찾아준다는 KT의 '마음을 담다' 캠페인 광고가 수어에 대한 차별을 확산 시킬 우려가 있다며 광고 방영 유보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마음을 담다'는 청각장애인에게 '첫 목소리'를 선물한다는 취지의 캠페인이다. AI 기술을 활용해 목소리가 유사한 청각장애인 가족들의 목소리와 당사자의 구강 구조를 파악해 장애인의 목소리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청각장애인 강재희씨는 수화를 통해 "농인(청각장애인)의 언어는 수화"라면서 "하지만 KT 광고를 보면 농인들이 수어가 아닌 음성언어를 원하는 것처럼 보일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장애벽허물기는 "비장애인들에게 수어에 부정적인 인식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라며 "수어로 생활하는 것은 불완전하고, 음성언어로 생활해야 정상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밝혔다.

청각장애인인 김유진(34)씨도 수어로 발언했다. 김씨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AI 기술을 통해 목소리를 찾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존중받으며,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함께 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단체는 KT에 향후 장애인 관련 광고를 제작할 때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할 것 등을 지적해줄 것을 인권위에 요청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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