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도 못 하고 돈은 없고…대학생들은 지금 재난 상황"
김지원
kjw@kpinews.kr | 2020-04-20 16:33:29
등록금, 특별장학금 아닌 반환 차원으로 이뤄져야
코로나19는 대학생들에게도 '재난'이다. 대학별로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높아만 간다.
전국대학학생네트워크(전대넷)은 지난 6일 코로나19로 인한 대학생의 상황을 설명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재난 시국선언을 했다. 이후 성신여대를 시작으로 숙명, 이화, 서울여대 총학생회 등의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한국외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총학생회 역시 오는 23일 서울 청량리역 앞에서 코로나19로 피해를 입고 있는 대학생들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합동 릴레이 선언을 할 예정이다.
전대넷에서는 등록금 반환 및 대학생 경제 대책 수립을 위한 설문 조사를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실시했다. 전국 203개 대학, 2만1784명의 대학생이 설문 조사에 참여했다.
전대넷에 따르면 대학생의 경제적 상황은 더욱 열악해졌다. 46.6%의 학생들이 월세와 기숙사비를 불필요하게 지출하고 있다. 30%의 학생들은 구직난을 호소했고, 16%가 넘는 학생들이 아르바이트에서 부당하게 해고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실제 대학가는 어떨까. 코로나19와 관련해 대학 상황과 대학가 움직임을 각 대학별 총학생회장에게 직접 들어봤다. 인터뷰에는 전다현 성신여대 총학생회장, 임지혜 숙명여대 총학생회장, 오희아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이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전대넷에서 활동하고 있다. 답변은 전, 임, 오 등 성(姓)으로 표기했다.
ㅡ대학생은 크게 생활, 학업적 측면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하다. 특히 생활면에서 월세, 자취방, 기숙사 등 주거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전: "주거의 경우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현재 기숙사를 들어가지 못한다. 학생회를 하거나 서울에 남아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학생의 경우 기숙사를 들어가지 못하니 친구 집을 전전하거나 급하게 집을 어렵게 구한다. 서울에 남지 않아도 되는데, 계약을 해서 계속 월세가 나가는 경우가 문제다. 그 월세 규모를 오롯이 학생들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총학생회 집행부원 중 한 명이 중학교 동창, 고등학교 동창까지 연락해서 한 달 정도를 매일 잘 곳을 구하러 다녔다. 한 달 정도를 그렇게 전전하면서 살았다. 지금은 겨우 방을 구했다."
임:"다른 친구들 이야기를 들으면 '올해 계약 괜히 했다. 돈 아깝다'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많다."
ㅡ대학생활의 한 축인 수업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사이버 강의와 관련한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어떤 문제가 있나.
전:"일단 질의 문제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높은 금액의 등록금을 내는데 그에 맞는 수준의 강의가 아니다. 대학이라는 수업 자체가 대면으로 토론하고 이야기하고 바로바로 질문 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와 학문적인 상황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런 상황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론 강의도 문제지만 특히 실기나 실험 실습 필요한 학과 같은 경우 대면 강의로 교수님의 가르침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불만이 나오고 있다."
오:"맞다. 아무래도 현장 강의를 듣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ㅡ실기나 실험 실습은 그럼 어떻게 하고 있나?
전:"코로나가 잠잠해진 이후에 한 번에 몰아서 집중 이수제로 하는 경우가 있다. 일부학과 같은 경우는 현재 등교하고 있다. 30분 정도 교수님이 설명하고 30분 동안 본인의 영상을 찍어서 올리는 실습도 있다. 확실히 현장에서 듣는 거랑은 집중도 다르고 강의의 품질이 다른 상황이다. 이에 불만도 굉장히 많고 등록금 반환도 이런 차원에서 논의된다.기자재를 사용 못하는 것도 문제다. 기자재를 아예 못쓰니 그걸 지원해달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학교는 특정 과만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실용음악과처럼 음악과 관련된 학과들은 실습실이 있다. 연습을 해야 하는데, 학교 실습실을 다 막아놓아서 개인적으로 돈을 내고 실습실을 빌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지원 요구가 나온다. 그런데, 음대를 지원해주면 미대, 인문대, 사회대도 피해를 안 본 게 아니니 결국 등록금 환불 문제로 이어진다."
오: "실험, 실습같은 강의는 학생들에게 실험 키트를 줘서 스스로 집에서 본인이 하게 한다. 온라인 강의 질에 대해서는 실태조사 진행했을 때 10년 전 수업자료를 가져오는 교수님도 계신다는 결과가 나왔다. 강의 녹음이나 이런 것도 전혀 없이 녹화를 안 하시고 자료만 주고 공부하라고 하시는 교수님도 계신다는 이야기가 있다."
ㅡ과제와 평가도 문제인가.
임: "과제가 많아졌다. 아무래도 대면으로 강의할 때보다 수업시간 적고, 중간고사도 과제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교수님 입장에서는 이 학생이 수업 제대로 들었는지 확인 할 수 있는 게 과제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차마다 과제를 내주신다. 요새 과제 지옥에 살고 있다."
전:"학점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성신여대는 전면적으로 절대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학점에 대한 우려가 적긴 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절대평가 같은 경우는 교수님들이 자율적으로 줄 수 있는 부분이라 점수를 짜게 주시는 교수님들이나 그런 학과의 경우 우려는 여전하다."
ㅡ그 밖에 다른 문제도 있나.
오: "이화여대는 강의 정정기간이 연장되지 않아 문제가 됐다. 실험이나 실습 같은 강의를 듣는 경우가 특히 문제였다. 미대는 '메이전'이라고 5월에 전시회를 여는데, 이 전시회를 열려면 들어야 하는 과목이 있다. 그런데 전시회가 취소되며 굳이 해당 과목을 듣지 않아도 됐다. 이에 해당 과목을 신청했던 학생들이 수강 정정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했다. 이 밖에도 체육대학의 경우 몇몇 실기 과목에서 A-이상의 학점을 받으면 졸업실기가 면제 되는데, 실기를 진행할 수가 없어 고민이 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ㅡ정부와 사회에 어떤 요구를 했었나. 답변은 뭐였나.
임:"2월부터 경제적 지원부터 등록금에 상응하지 못하는 온라인 강의 질 때문에 등록금 이야기 하고 설문조사도 하고 교육부 면담도 했지만, 실효성 있는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교육부는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해야한다'라고 말을 한다. 막상 학교 본부랑 면담을 할 때는 '이거는 교육부의 지침도 없고 다른 학교가 하지 않아서 우리 학교가 섣부르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며 서로 계속 책임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었다. 전대넷 차원에서는 지금 재난 시국선언 대학가 릴레이로 진행을 하고 있다. 아울러 등록금 환원 기준, 즉 얼만큼 돌려줘야 하고 돌려준다면 어떤 기준으로 돌려줘야하는 건지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받고 있다. 설문조사가 마감 되면 법적 대응이 가능 할 지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쪽으로 생각 중이다."
오: "학교에서 현재 특별장학금이라고 해서 모금을 받고 있다. 인당 50만 원씩 지원해주겠다는 식이다. 하지만 특별장학금이라는 학비를 보조해주는 형태보다는 저희가 마땅히 받아야 할 금액인 만큼 환원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리는 수업의 질만큼 돈을 내는 건데 보장을 받지 못한 질에 대해 돌려받는다는 의미다."
ㅡ그 밖에 정부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달라.
임:"수업권 침해, 자취방 계약 문제들이 심각하다. 심지어 기숙사에서 갑자기 퇴사의 공지가 나와서 기숙사에 있던 학생들이 나와서 급작스럽게 자취방을 구해야하는 문제도 생기는 등 정말 대학생들은 재난 상황이다. 국가에서 방관을 한 게 아닌가 싶다. 작은 문제가 아니라 전 국가적인 문제라는 걸 파악을 하고, 인지를 하셨음 좋겠다. 대학생들이 요구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수업권에 대한 보장이나 등록금 반환이나 대학생 경제대책 마련 생활권 보장 에 대해서 국가와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롭게 구성된 국회에서 이런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
오: "전대넷에서 정당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한 적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정부 차원의 지원과 교육부의 등록금 환원 책임을 말했다. 간담회에서 하셨던 말씀에 대해서 책임감을 갖고 이게 표심 사기에 그치는 게 아니라 정부에서 책임을 지고 교육부 차원에서 학교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학교에서 등록금 환원을 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ㅡ신입생 이야기를 좀 해보겠다. 이번 20학번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대학 신입생 생활을 박탈당한 느낌이다. 신입생으로부터 듣는 이야기가 있나.
전:"신입생의 어려움이나 반응을 알기 더욱 어렵다는 게 힘들다.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제한돼있다. 학생들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곳이 온라인밖에 없는 게 안타깝다."
임:"아무래도 총학생회나 학생회 활동들에 학우들이 관심을 가지려면 오프라인에서 얼굴을 비추고 행사 등을 해서 관심을 끌고 해야 하는데, 온라인으로만 사업을 알리고 홍보하다보니 한계가 있고 많이 속상하다. 사업 진행도 생각했던 것처럼 되지 않는다."
ㅡ그럼 신입생들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나 학교 자랑 좀 해달라.
전:"'망한 시간표 대회'라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서로 자신의 시간표가 가장 망했다고 자랑하는 거다. 또 성신여대는 고양이가 굉장히 많다. 그리고 학생들이 굉장히 주체적으로 활동하는 편이라서 제가 생각하기에 저희 학교는 본인이 누군지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대학이라고 생각한다."
오:"총학생회에서 '방구석 등교'라고 학우분들 대신 등교해드리고 하고 싶으신 거 대신 해드리는 걸 하고 있다. 생각보다 많이 신청해주신다. 신입생-재학생 쪽지사업도 하고 있다. 재학생 분들이 신입생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쪽지를 받아서 나중에 오프라인 개강을 하고 나면 포토카드와 함께 드리는 그런 사업을 진행 중이다."
ㅡ학교 앞에서 꼭 먹어야 하는 거나 꿀팁 등 공유해달라.
임: "우리 학교 친구들이 많이 마시는 커피 조합이 있다. '아샷추'라는 건데, 복숭아 아이스티에 샷을 추가해 먹는거다. 아메리카노를 그냥 먹으면 쓰고 카페인이 '윽' 들어오니까 아이스티에 샷을 추가해서 먹으면 달콤 쌉쌀해서 맛있다. 학교 앞 카페들에서 그 조합을 많이 팔고 있다. 드셔보시라."
전: "우리는 크레페 집이 있는데 진짜 학생들이 너무 좋아하고 너무 잘 팔려서 4시면 다 마감된다. 크레페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드셨으면 한다. 만약 입학하셔서 학교에서 만나서 사달라고 하시면 사드리겠다."
오:"우리학교는 대강당 앞에 있는 자목련이 예쁘다. 코로나 이후 오시면 져 있을 것 같긴 한데, 그런 예쁜 풍경을 찍어두었다가 영상이나 프로그램 통해서 보여드릴 테니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바란다."
ㅡ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전세계 많은 사람들을 아프고 힘들게 한 코로나, 빨리 떠나줬으면 좋겠어!' 라고 말하고 싶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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