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격전지] '3파전' 전남 목포, 박지원의 '마지막 승부수' 통할까
임혜련
ihr@kpinews.kr | 2020-04-10 07:58:36
선두 김원이를 박지원이 추격하는 양상…부동층 표심이 막판 변수
'목포 의대' 유치 …박 "순천으로 넘기려 한다 " vs 김 "정치 공세"
박 "호남 대통령(이낙연) 만들 적임자 …김원이는 박원순의 남자"
목포는 전남 지역 최대 격전지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미래통합당 황규원, 민생당 박지원, 정의당 윤소하 후보 4명의 각축이 치열하다.
통합당을 빼고 범진보 진영은 삼파전 구도다.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 김원이 후보, 5선에 도전하는 'DJ의 영원한 비서실장' 박지원 후보,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정의당 원내대표인 윤소하 후보가 각축전을 벌인다.
목포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호남 정치의 전략적 요충지다. 김 전 대통령은 1962년 목포에 출마해 당선됐으며 그 뒤에 최측근인 권노갑·한화갑 전 의원과 장남 김홍일 전 의원 등이 이 지역에서 당선됐다.
박 후보는 이곳에서만 내리 3선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김 후보가 민주당 지지세를 등에 업고 선두를 달리고 박 후보가 뒤쫓는 모양새다. 과거 이 지역의 유권자 투표성향이나 이름 자체가 브랜드인 박 후보의 카리스마를 고려하면 '이변'이다.
삼인삼색 목포 선거전…'목포 의대' 이슈 부상
세 후보는 목포 발전을 위한 저마다의 청사진을 그렸다. 특히 최대 쟁점인 '목포대 의과대학 유치'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민주당 전남 동부권 후보들이 의과대 설립을 공동공약으로 발표해 지역 간 유치 경쟁으로 이어지며 총선 이슈로 부상한 것이다.
16개 광역시·도 중 의과대학과 중증질환 치료 전문병원이 없는 지역은 전남이 유일하다. 인구 고령화로 중증질환 치료를 위한 원정 진료도 큰 부담이며, 노인 빈곤율·기초생활수급자 비율·중증장애인 비율·인구 1인당 진료 의사 수 등을 반영한 보건의료 실태에서도 전국 광역단체 중 가장 열악하다.
지난 30년간 의과대학 유치는 이곳 주민들의 숙원 사업이었다.
'정치신인' 김원이 후보는 화려한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7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과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보좌관, 문재인 대선후보 선대본 직능 부본부장, 문재인 정부 교육부총리 정책보좌관 등을 지냈다.
23년 만에 차관급인 서울시 정무부시장까지 올랐고, '박원순의 남자'로도 불린다.
김 후보는 목포지역 터줏대감인 박 후보를 의식한 듯 '새 인물론'을 앞세우며 '새봄, 새로운 목포가 옵니다'란 문구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김 후보는 '목포시대 비전 2040' 청사진과 10대 공약을 마련했다. 공약은 △목포역에서 근대역사문화지구에 이르는 원도심 대개조 △목포역 플랫폼 지하화 △지상 6만 평에 유라시아 시민광장과 민주광장 조성 △목포역 신청사 건립 등의 내용을 담았다.
또 지역 발전과 관련해 신안군 해상풍력 사업 배후단지 조성 등을 통한 5000개의 목포형 일자리 창출, 기아자동차 전기차 생산라인 유치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을 약속했다.
김 후보 측은 ‹UPI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남은 기간 시민들의 목포의 변화에 대한 열망,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 성공에 대한 기대를 결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보다 많은 시민을 만나 민주당의 승리가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목포의 발전을 이뤄낼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후보는 앞서 '전남 동부권 의과대학 설립 공동추진위원회 결성식'이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공개되며 상대 후보들의 공세를 받았다. 박 후보와 윤 후보는 김 후보가 목포대 의대 유치와 상반된 동부권 의대 설립 행사에 참석했다며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비판했다.
김 후보 측은 이와 관련해 "전남도당 차원에서 전남지역 선거구 10명의 후보 전원은 순천을 방문해 이낙연 위원장과 필승결의대회를 열었다"면서 "김 후보는 이 위원장을 만나 목포시의 코로나19 확진자 현황과 대책을 보고하고, 재난 기본소득 조속 지급, 자영업자 지원 대출 확대 등을 건의했다. 당시 전남 동부권 후보들은 순천대 의대 유치 공동협약을 맺고 이 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를 향해 "지지율 열세를 만회하려고 사실을 왜곡하고 부풀리며 유권자를 현혹하는 가짜뉴스로 정치 공세를 하는 참 나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목포 시민만 바라보며 코로나19 극복 선거, 네거티브 없는 깨끗한 선거, 목포 발전 비전을 제시하는 정책선거를 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원 후보는 목포에서만 3선에 성공했다. 18대 무소속, 19대 민주통합당, 20대 국민의당 소속으로 출마해 2위 후보를 비교적 여유롭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자타가 공인하는 '정치 9단'인 박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5선이자 지역구 4선에 도전한다.
박 후보는 지역에서의 오랜 '정치 연륜'과 '내공'을 앞세운다. 특히 금요일 밤 전남 목포에 왔다가 월요일 아침 서울로 돌아가는 '금귀월래(金歸月來)'를 실천해왔다. 금귀월래는 국회의 흔한 풍경이지만, 박 후보 처럼 12년간 1년에 50번 이상 금귀월래를 꾸준히 실천하기란 드물고 어려운 일이다. 그 만큼 지역구 애착과 관리가 뜨겁고 철저했다는 의미다.
의정활동에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는 평판을 받고 있다. 박 후보는 신항만을 국가거점무역항으로 만들고 목포를 교통의 중심지로 재탄생시켰다. 목포대교 완공, 천사대교 개통, 호남고속철도 노선 확정 및 공사재개, 서남해안관광도로 사업 확정,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연장 및 항공특화산업단지 조성 등이 성과로 꼽힌다.
박 후보는 공약으로 △4대 관광거점도시·해경서부정비수리창·국가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 등 3대 미래전략산업 육성 △교육·문화·안전이 있는 3대가 행복한 목포 △목포대 의과대학 유치 및 대학병원을 설립 등을 제시했다.
특히 박 후보 측은 총선 공약 중 코로나19 긴급재난기본소득 지급을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꼽았다. 박 후보는 최근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긴급재난기본소득 1인당 100만 원 지급, 4인 가구 400만 원 지급을 관철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다만 최근 박 후보를 비롯한 민생당 후보들이 밀고 있는 '호남 대통령' 만들기가 설득력 있게 먹혀들지는 의문이다. 민주당 지지율에 가려 호남에서의 존재감이 미미해진 민생당은 이낙연 전 총리를 '호남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며 '이낙연 마케팅'을 선거전에 활용하고 있다.
총선에서 호남 출신의 대통령을 만들 수 있는 민생당을 지지한다면, 총선 이후 민생당과 무소속 현역 의원들이 민주당을 비롯한 '민주개혁 세력'과 연대해 호남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는 의도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남은 기간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진보 정권 재창출, 호남 대통령을 만들 사람이라는 '인물론'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를 향해 "박원순의 남자다. 호남 대통령 만들기와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목포 의대 유치와 관련해서 "이번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라며 "김 후보가 이를(전남권 의대 유치) 순천으로 넘길 것 같다. 김 후보가 순천에서 열린 전남 동남권 의과대학 유치 결성식에 참석한 사진도 증거로 남아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목포 토박이' 윤소하 후보는 이 지역에서 세 번째 도전에 나선다.
윤 후보는 중학교 때부터 목포에 거주했으며 30년간의 목포 생활로 지역과 연고가 깊다. 목포신안민중연대 상임대표, 목포학교무상급식운동본부 상임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목포 시민사회와 밀접하다. 18, 19대 총선에서도 목포에서 출마해 지역 기반을 닦았다.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후 정의당 원내대표로 활동하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윤 후보는 '내일이 더 나은 목포를 만드는 3대 전략·8대 과제'를 공약으로 발표했다. 공약은 △목포대 의과대학·대학병원 설립 △수산기자재 산업 육성 △ 2028년 세계 섬엑스포 유치 등의 내용을 담았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고통받는 영세상인과 국민들을 위해 전 국민 누구나 100만 원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약속했다.
특히 윤 후보 캠프 관계자는 "목포 의과 대학과 대학 병원 유치가 가장 중요한 공약"이라고 밝혔다.
정의당과 함께 전남지역 의과대학 신설을 지속적으로 주장했으며 지난 6일 '목포대 의대․대학병원 설립을 위한 삼보일배 및 공개질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후 부주동 대학 부지 일대에서 삼보일배를 진행하기도 했다.
다만 윤 후보는 최근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계속해서 3위에 머물고 있다. 김 후보와 박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윤 후보가 뒤쫓는 '2강 1중' 구도가 형성됐다는 시선이다.
캠프 관계자는 남은 기간 선거운동을 '신도심'과 '구도심'으로 나눠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도심을 중심으로 유세차량을 타고 연설을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할 계획"이라며 "구도심에서는 유세차량에서 내려와서 시민과 눈을 마주치며 직접 인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두 나서 '이변' 만든 김원이-반전 노리는 박지원…부동층이 막판 '변수'
인지도가 비교적 낮은 김 후보는 선거 초반에 열세를 보였으나,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를 제치며 선두에 나섰다. 윤 후보는 지지율 10%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사실상 '김원이-박지원'의 양강 구도로 가고 있다.
최근 시행한 여론조사를 보면 김 후보는 박 후보를 8%~12%까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등일보, 뉴시스광주전남, 광주·여수·목포MBC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3일 전라남도 목포시 국회의원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 후보는 42.7%, 박 후보는 34.6%의 지지율을 기록해 근접한 격차를 보였다.
그러나 국민일보·C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4~5일 목포 거주 유권자 5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조사에서 격차는 벌어졌다. 김 후보는 42.5%, 박 후보는 30.1%의 지지율을 나타내며 12.4%p의 격차를 보였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만 박 후보가 오랜 시간 목포에서 탄탄한 지역 기반을 쌓아왔던 만큼 선거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다.
부동층의 표심도 어떻게 나타날지 모른다. 윤 후보 캠프 관계자도 "호남 정서라는 게 있고 부동층이 많아 결과가 어떻게 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무등일보, 뉴시스광주전남, 광주·여수·목포MBC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전남 목포시 국회의원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없다·모름·무응답'은 10.8%였다. KBS광주총국이 지난 3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3월31일부터 4월1일까지 목포시 국회의원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없다·모름·무응답'이 9.6%였다.
이에 따라 각 후보진영은 여론조사의 부동층과 조사에 나타나지 않은 숨은 표심을 잡으려고 하고 있다. 김 후보를 추격하는 박 후보 진영은 "표심이 선거일이 다가가면서 서서히 바뀌고 있다"며 반전을 자신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부동층은) 지역마다 다르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부동층은 전국적으로 20%이상 넘는다"면서 "(이들이) 어디로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갤럽의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4월 첫째 주 기준 '지지정당 없음'을 선택한 '무당층'은 22%였다.
신 교수는 "부동층은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충성도가 낮다. 자기 이익에 어디가 부합하느냐를 보며 돌아다니는데 그럼 여당으로 갈 수도 있지만, 여당은 권력을 가진 쪽이다"이라며 "과거의 사례를 보면 (부동층은) 야당으로 가는 그러한 성향도 보였다"고 전했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아무래도 박빙으로 가는 데에는 부동층의 향배가 중요하다"면서 "다만, 어느 지역이나 부동층이 막판에는 점차 좁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임혜련 기자 i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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