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한선교-공병호의 삼인삼색 비례대표 공천 '동상이몽'
남궁소정
ngsj@kpinews.kr | 2020-03-17 15:17:55
미래한국당, 법률상 별개정당…한선교 "자매정당 언급 안해"
미래한국당의 '배신'…'포스트 총선' 당연 합당 아닌 독자노선도 관측
오는 4·15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결과가 논란이 되고 있다. 통합당 영입인재들이 대거 후순위로 밀리면서 21대 국회 입성을 장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미래한국당은 "객관적인 심사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통합당은 한선교의 '배신','반란','쿠데타'라며 반발했다. 미래한국당이 위성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거부하고 독자 행보를 선언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미래한국당 독자노선 가능성은 창당시부터 제기돼왔던 문제다. 당시 통합당 관계자는 "비례한국당 검토 과정에서 '배신' 가능성이 심도 있게 논의됐고, 변수를 제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총선까지 미래한국당이 '순항' 할지 여부와 총선 후 합당이 원활하게 이뤄질 지에 대해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래한국당 독자 공천…통합당 인재 후순위 배치
미래한국당은 16일 총 513명의 지원자 중 4·15 총선에 출마할 비례대표 후보 40명을 추려내 발표했다.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비례대표 1번에 배정됐고, 2번과 3번은 신원식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과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씨가 각각 선정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사는 아예 명단에서 빠졌다.
문제는 당선 안정권으로 꼽히는 20명 안에 통합당의 영입인재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통합당은 최근 영입 인사 10명을 한선교 대표를 통해 공병호 공관위원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은 21번에 배정됐고, 전주혜 전 부장판사와 윤창현 전 한국금융연구원장이 각각 23번, 26번에 배정됐다. 모두 당선 안정권 밖이다.
통합당은 발칵 뒤집혔다. 황교안 대표는 명단을 보고받고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당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은 "(미래한국당이) 통합당의 영입인사를 전면 무시했다"면서 "매우 침통하고 우려의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결국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후보명단은 당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최고위원회의의 추인을 받지 못했다. 한 대표를 포함해 조훈현 사무총장·정운천·이종명·김성찬 의원 등 5인으로 구성된 최고위에 정운천·이종명·김성찬 최고위원 등 3명이 불참하면서다.
대기하던 조 사무총장은 한 대표에게 화를 내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결국 이날 회의장에는 한 대표와 공 위원장만 남았다.
황교안-한선교-공병호 '3인 3색' 공천 전략
이같은 논란은 미래한국당의 특수성에서 온다. 미래한국당은 통합당에서 분리되어 나온 '비례대표 전문 정당'이지만 법률상으로는 명백하게 분리된 별개 정당이다. 미래한국당이 독단적 결정을 해도 통합당이 이를 철회 혹은 수정할 수 없다는 얘기다.
황 대표는 17일 미래한국당과의 충돌과 관련 "잘 해결할 것이다.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와) 생각을 같이하고 있으니까"라며 한 대표와의 갈등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마찰음을 이번 만이 아니다. 한 대표가 공천관리위원장과 공관위원을 임명할 때도 통합당 내에선 한 대표가 통합당과 상의 없이 내린 독단적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미래한국당은 지속적으로 '독립 정당'임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대표는 지난 7일 "저는 한국당과 자매정당이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며 "비례대표 선정 과정에서 한국당과 일체의 상의는 없다는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공 위원장 역시 통합당과의 관계에 대해 "조율이나 소통과정이 필요하겠지만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의원 선출은 거의 독립사건"이라고 말했다. 공 위원장은 또 이날 황 대표가 '통합당 자체 비례대표 공천 카드'를 언급한 것과 관련 "그건 그 사람의 정치적인 문제니까 그 사람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통합당 총선 전략 재검토…'포스트 총선' 예측 불가
통합당 내에서는 비례대표 후보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질 경우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들어 의석을 극대화한다'는 통합당의 4·15 총선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당 일각에서 미래한국당에 대한 '의원 꿔주기'를 중단하거나 미래한국당으로 이적한 의원들을 복귀 시켜 한 대표를 압박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아예 통합당이 비례대표를 내자는 말도 있다.
당장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순번이 그대로 확정될지도 미지수다. 명단을 의결하기 위해 소집된 미래한국당 최고위원회의는 의결정족수조차 채우지 못했다. 이 명단이 유지될 경우 최고위 의결을 또 통과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통합당은 명단을 부결시키고 순번을 다시 정할 방침이다.
한 대표는 이번 총선이 끝난 후 미련 없이 정치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지만, 실제로 미래한국당이 20석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경우 행보는 또 달라질 수 있다. 미래한국당이 원내 군소정당임에도 교섭단체로서 상당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통합당과의 합당이 아닌 독자노선을 공식화할 가능성도 있다.
한 대표는 이와 관련 "미래한국당은 태생적으로 통합당과 끈이 항상 이어져 있다"라며 "더이상 이 나라가 잘못되는 것을 막으려면 과반 야당이 필요하고 합당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