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장모와 검사', 윤석열판 '가족 사건'으로 비화하나
주영민
cym@kpinews.kr | 2020-03-17 12:53:23
"검찰 시늉만 내지 말고 조국 가족 수사하듯 해야"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를 둘러싼 의혹에 검찰이 뒤늦게 수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되면서 '검사와 장모' 판이 커지는 모양새다.
가짜 은행잔고증명서 발급과 관련된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임박하면서 검찰이 이르면 이번 주 중 윤 총장의 장모 최모 씨의 소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법무부 검찰개혁위원회에 접수된 윤 총장의 장모 최모 씨 관련 진정서를 넘겨받은 의정부지검은 최근 수사에 들어갔다.
의정부지검은 가짜 잔고증명서에 속아 돈을 투자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최 씨의 소환 시기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지검이 최 씨에 대한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하게 된 데는 지난해 9월 법무부 검찰개혁위원회에 접수된 진정서가 있다.
MBC '스트레이트-장모와 검사'가 지난 9일 저녁 방송을 통해 최 씨가 부동산업자 안모 씨와 이른바 '동업 투자'를 하며 위조된 증명서를 활용했다는 의혹 제기와 맞물린 해당 진정서에 대한 검찰의 뒤늦은 수사가 '면피용'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법무부에 제기된 진정에는 최 씨 명의의 가짜 은행잔고증명서에 대한 의혹을 수사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스트레이트가 방송을 통해 제기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장모 사문서 위조혐의 사실상 인정…부인 연관성은?
'윤 총장 장모 의혹'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350억 은행잔고증명서 위조사건. 둘째, 의료재단 영리법인 관련 의혹. 셋째, 부동산사업자 정대택 씨 등 투자자들과 최 씨의 분쟁과정에서 나온 각종 의혹과 송사다.
첫째, 최 씨는 동업자 안 씨와 함께 2013년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350억 원대 위조 통장 잔고증명서를 제출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둘째, 최 씨는 경기도 파주의 한 의료재단 영리법인에 2억을 투자하고 재단의 초대 공동이사장에 취임했다.
이후 요양급여비 사기·부정수급 사건으로 병원 운영자 부부와 재단 공동이사장이 구속되고 중형을 선고받으면서 병원이 문을 닫게 됐지만 오로지 최 씨만 검찰 수사를 피했다.
셋째, 부동산 사업자 정대택 씨 등 투자자들과의 분쟁과정에서 나온 각종 의혹이 있다.
지난 2003년 정 씨와 최 씨가 법무사 백모 씨 입회 하에 "이익을 똑같이 나눈다"는 약정서를 썼지만, 정 씨가 50억원이 넘는 수익금을 챙기면서 최 씨가 정 씨를 강요죄로 고소, 정 씨가 2년의 실형을 받았다. 법무사 백 씨의 증언이 최 씨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의혹이다.
위조 잔고증명 의혹은 성남시 도촌동 추모공원 시행사 경영권을 둘러싸고 최 씨 측근과 분쟁 중인 노모 씨가 작년 9월 검찰개혁위원회에 의혹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내면서 불거졌다.
해당 의혹은 수년 전부터 국정감사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거나 보도됐지만 노 씨 진정이 새로 제기되고 이를 일부 언론이 보도하며 다시 관심을 끌었다.
지난 2013년 동업자인 안 씨는 경기도 성남시 도촌동의 한 야산이 공매로 나온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최 씨와 손을 잡고 세 차례 매입 시도 끝에 절반씩의 지분으로 40억 원에 계약했다.
최 씨는 이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자금 조달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한 은행에서 350억 원에 달하는 예금 잔고 증명서를 받았는데, 안 씨와 소송 과정에서 예금 잔고 증명서가 가짜로 드러난 것이다. 이런 식으로 위조된 증명서가 4장에 달한다.
특히 '스트레이트'가 입수한 법정 증인신문 녹취서를 보면 최 씨가 "이것(잔고증명서)은 다 허위이지요?"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한다. 최 씨는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를 받을 수 있지만 검찰은 최 씨를 수사하지 않았다.
위조를 해준 당사자가 최 씨의 둘째 딸이자 윤 총장의 부인인 김건희 씨의 지인이라는 의혹 제기가 나오면서 해당 사건이 조직적인 가족사건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만약,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윤 총장 부인 김 씨도 사문서 위조를 방조하거나 묵인한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 검찰의 이 부분에 대한 수사여부는 미지수다.
장모와 부인 연루 사건…윤 총장은 몰랐을까?
검찰이 윤 총장 장모 사건과 관련해 최 씨를 소환해 조사키로 하는 등 뒤늦게 수사에 착수한 배경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윤 총장이 해당 사건을 인지했는지, 인지했다면 시점은 언제인지, 법무부에 진정이 접수될 당시 왜 검찰은 수사에 나서지 않았는지 등 각종 의문점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대검찰청이 애초 스트레이트에 보낸 서면 답변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한 만큼, 사건의 구체적 내용을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이다.
하지만 의정부지검이 최 씨의 소환을 조율하고 있다는 내용이 전해지고, 해당 사건에 윤 총장 부인 김 씨가 연루됐다는 의혹들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윤 총장이 해당 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는 점이 오히려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가 있었다면 윤 총장 장모와 부인, 그리고 윤 총장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가 이뤄졌을 것이란 세평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대검찰청이 해당 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정부지검의 수사와 그 결과를 놓고 과연 공정한 절차를 따랐다고 볼 수 있느냐는 회의론이 적지 않은 이유다.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 수사를 통해 사문서위조가 얼마나 '위중한' 범죄인지가 온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표창장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행태와 비교하면 350억 원 상당의 통장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최 씨의 죄질은 그가 법정에서 혐의 사실을 시인한 것에 비춰 누가 봐도 처벌이 불가피해 보이는 상황이다. 그러나 검찰로 넘어간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조상희 법무법인 연송 변호사는 "표창장 위조 의혹에 대해 특수부 검사 수십 명을 투입하고, 공소장까지 변경하는 등 수사에 열의를 보이던 검찰이었다"며 "'인디언 기우제' 같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조 전 장관 일가 수사에 전력해온 검찰이 사문서위조가 뚜렷한 최 씨에 대해서는 아주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같은 사문서위조 혐의인데 조 전 장관 일가와 윤 총장 장모 최 씨에 대한 검찰의 수사 행태의 차이에 주목해야 한다"며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부분을 포함해 검찰이 전방위적 수사에 나서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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