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박 외출 다 막혔습니다"…코로나가 바꾼 병영생활

김광호

khk@kpinews.kr | 2020-03-11 15:07:16

일선 사단 불시 코로나 점검…식사·점호는 생활관별로
"군대에 있으니 좀 안전하겠지" 부모들 걱정반, 안도반
軍, 전문상담관 전화상담 실시…체력단련 확대 및 특식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군이 실시한 휴가·외출·외박·면회 등 출타 통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부대 내에서만 지내야하는 장병들의 병영 생활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 지난달 21일 오전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제주 해군 제615비행대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뉴시스]


군 당국에 따르면 현재 육·해·공군의 모든 부대에서 전 장병의 휴가, 외출, 외박, 면회를 통제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0일 제주 해군부대의 병사가 군에서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나온 조치다.

11일 현재 군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38명(완치 2명 포함)이며, 보건당국 기준 격리자는 260여명, 군 자체기준 예방적 격리자는 2580여명으로 집계됐다.

군의 출타 통제 조치 이후 확진자가 급속도로 발생하고 있지는 않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대구·경북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집단 감염이 나오는 상황에서 군 당국은 자칫 그 여파가 군부대에까지 미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에 전군은 장병들의 출타 통제외에도 부대내에서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총력 대응 태세다.

우선 군은 전역 전 휴가와 청원휴가는 상황을 고려해 시행하며, 간부는 퇴근 후 민간 접촉을 최소화하고 숙소 대기를 원칙으로 하도록 했다. 방문, 소집, 출장도 화상회의 등으로 조정하고 각종 행사와 대외 및 교류 활동도 금지했다.

외래인 출입은 사전 승인된 인원만 출입하되 허용된 동선만을 이동하도록 통제하며, 영내·외 종교활동은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실시하지 않는다. 군인가족들의 종교활동도 자제토록 권고했다.

또한 신병교육훈련을 포함한 모든 야외훈련은 중지하고 주둔지 훈련으로 전환했다. 병영체험훈련과 견학 및 현장실습도 멈추고, 직무보수교육은 사전 확인된 필수교육 외에는 하지 않는다.

해외파병부대 환송 및 환영행사와 장교 임관식 등은 자체 행사로 조정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생중계하고 있다.

그렇다고 훈련까지 소홀히 할 수 없기에 현행작전부대와 핵심 및 긴요 작전 운용부대는 감염으로 전원이 동시에 임무 수행이 중지되지 않도록 즉각 분할편성 등을 통해 전투 임무수행태세를 빈틈없이 유지중이다.

▲충북 증평군 모 부대 소속 A대위(31)가 지난달 21일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된 가운데, 부대 앞 정문 초소에서 군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외부에서 반입한 물품을 실어나르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사실상 부대내에서 외부환경과 차단된 장병들의 걱정과 스트레스는 쌓여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격리된 단체생활에서 코로나가 급속도로 확산될까 하는 우려와 함께 사회로부터의 소외감과 불안감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한 육군 부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 부대에서는 현재 식사집합이나 저녁점호 등은 가급적 생활관별로 실시하고, 아침 뜀걸음, 체력단련은 자율적으로 진행한다.

또 사단에서 불시에 코로나 점검을 나와 부대원들이 마스크착용은 잘하고 있는지, 손세정제는 쓰는지 등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다만 병사들의 내무반 생활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소독을 자주하는 것 외에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씻거나 식사를 할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마스크를 착용하지만, 취침이나 일상생활의 경우 기존과 동일하게 지내고 있는 것이다.

이 부대에서 복무중인 A(23) 병장은 "현재 부대에서는 마스크 착용과 손세정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을 안할 시 바로 영창을 보낸다는 얘기까지 돈다"며 "부대안이 외부보다 감염에 안전하다는 것에는 다들 동감하지만, 휴가·외출·외박이 모두 금지돼 답답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원도에서 아들이 군복무중이라는 B(54)씨는 "아들이랑 통화할 때마다 부대 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어 걱정이 된다. 혹시나 우리 부대에도 확진자가 있을까 다들 불안해하는 눈치다"라면서도 "다만 아들이 통제된 시설에 있으면 만나는 사람도 제한돼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낮은 것 같아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군인아들 부모님 카페', '곰신 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군생활 중인 아들, 남자친구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이들 커뮤니티에는 '잘 견뎌주는 남자친구에게 해줄 게 없어 안타까운 심정이다', '아들이 무사무탈하게 훈련 잘마칠 수 있게 코로나가 빨리 종식되길 매일 기도한다' 등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충북 증평군 모 부대 소속 A대위(31)가 지난달 21일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된 가운데, 부대 앞 정문 초소에 군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를 서고 있다. [뉴시스]


이에 군 당국은 통제된 내무생활에 지친 장병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사기진작을 도모하는 데도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각 군은 일일·주간 체력단련 시간을 확대 운영하고, 부대 내 체력단련장을 장병들의 산책로로 활용하는 등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각급부대의 군종장교와 병영생활전문상담관들이 전화상담을 통해 격리 장병들이 불안감과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2명 단위 소규모 상담 활동도 지원하며, 치킨·삼겹살 등 장병들이 선호하는 메뉴를 특식으로 제공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장병들이 현 코로나 위기상황에 따른 출타통제에 충분히 공감하고 수긍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부대내에서 병사들이 크게 동요한다든지 문제가 생기는 일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각 군의 훈련도 외부 훈련을 제외한 영내 훈련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군은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우리 군은 철저한 방역을 통해 부대내 확진자 확산을 막는 동시에 병사들이 불편함없이 병영생활을 이어갈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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