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장애인 지하 주차구역 없다면 평등권 침해"
주영민
cym@kpinews.kr | 2020-03-10 14:52:55
지상과 지하에 비장애인 주차장을 설치하면서 장애인 주차장은 지상에만 둔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보행 장애인이 비장애인 주민들과 동등하게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상 및 지하주차장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분산 설치' 관련 내용을 지침에 반영하고, 관계기관에 전파할 것 등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권고했다고 10일 밝혔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척추중증 장애인인 A 씨는 지상과 지하 주차장이 조성된 아파트에서 지하주차장에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설치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며 진정을 제기했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 지상에만 설치돼 있고, 아파트 출입구에서 약 15m 떨어져 있는 만큼 비가 오는 날에는 옷이 모두 젖는 등 불편함이 많다는 것이 A 씨 주장이다.
이 진정에 대해 해당 아파트 입주자대표회 회장은 "지하주차장에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설치하지 않은 것은 시공사 책임"이라고 떠넘겼다.
반면, 시공사 대표는 "장애인이 지하보다는 지상주차장을 선호한다는 판단 하에 지상에만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설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당 지역 지자체장은 "이 아파트가 관련 조례를 준수했고 장애인 편의시설 적합 판정을 받았으므로 관련 법령 위반사항이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지상과 지하 주차장이 있는 아파트에서 지하주차장에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설치·제공하지 않는 행위는 '장애인 차별금지법 제18조', '장애인등편의법 제3조·제17조 제1항' 등 위반이고, 헌법 제11조에 보장된 평등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해당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은 공동사용 시설물로 보행 장애인도 날씨·성별·개인 성향 등에 따라 장애인이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지하 및 지상주차장을 모두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인 차별금지법 제18조는 시설물의 소유·관리자가 장애인이 당해 시설물을 이용하거나 비상 시 피난 및 대피시설의 설치 등 정당한 편의의 제공을 정당한 사유없이 거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아파트의 주차장은 시설물에 해당하는 만큼 장애인은 장애인이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주차장을 이용하고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며 "주차장 이용과 관련해서도 정당한 편의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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