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없는 김용균법' 비판 속 산안법 개정안 16일 시행
김광호
khk@kpinews.kr | 2020-01-15 15:49:13
노동계 "노동자 보호 못해…노동부, 인권위의 권고안 이행해야"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에는 미흡하다는 논란 속에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 이른바 '김용균법'이 16일 시행에 들어간다.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은 28년 만으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고 김용균 씨와 같은 하청노동자의 산업재해를 막기 위한 내용이 포함됐다.
개정안은 우선 도급인이 안전보건조치를 해야 하는 장소의 범위를 현행 22개 사업장에서 사업장 전체 그리고 도급인이 지정·제공하고 지배·관리하는 장소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곳으로 확대했다.
또한 사업주가 안전보건의무조치를 위반해 5년 이내에 2차례 이상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최대 2분의 1까지 형사 처벌을 가중하기로 했다.
법인에 대한 벌금형 상한액도 현행 1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상향했고, 하청 노동자가 숨질 경우 도급인의 처벌수준도 하청 사업주와 같은 수준으로 높였다.
이와 함께 도급인이 안전보건조치의무를 위반할 경우, 현행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에서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했다.
아울러 도금과 수은·납·카드뮴 가공 등에서 도급을 금지했으며, 산안법의 보호대상도 근로자뿐만 아니라 특수고용직 노동자와 플랫폼 활용배달 노동자까지 확대했다.
그러나 산안법 개정안에 대해 노동계는 '김용균 빠진 김용균 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15일 입장문을 통해 "개정안 시행에 우려를 표한다"며 "이 법은 사망사고가 다수 발생하는 발전과 조선, 건설 등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도급을 금지하지 않아 정작 또다른 김용균은 구하지 못하는 법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산안법 개정안은 5인 미만 사업장, 서비스업, 사무직 종사자 등 다수의 노동자들을 적용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국노총은 특히 "법은 가맹점 수 20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만 산재예방 조치 의무를 부과했는데, 대다수 프랜차이즈 노동자들은 가맹점 200개 이하 업체에서 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처벌 규정을 두고도 상한선을 올리긴 했지만 하한선을 따로 두지 않아 솜방망이 처벌이 우려된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날 민주노총, 김용균 재단 등 40개 단체도 서울 중구 고용노동청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산안법이 개정됐지만, 도급 금지 범위가 협소해 이 개정안으로는 구의역 김 군도, 김용균도 보호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노동부가 국가인권위원회의 '간접 고용노동자의 노동인권 증진을 위한 제도개선 권고안'을 즉각 이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에 외주화가 제한되는 생명안전 업무의 기준을 구체화하고, 원하청 통합관리 범위 확대, 산재 사업장의 엄중한 처벌과 지도감독 방안 마련 등을 권고한 바 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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