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發 정계개편 신호탄…총선지형 핵심 변수될까

장기현

jkh@kpinews.kr | 2020-01-02 12:41:58

총선 100일여 앞두고 정치재개…중도층 표심 공략할까
'친정' 바른미래당 복귀 가능성 높아…한국당·새보수당도
'찻잔 속 태풍' 가능성…'참신함' 떨어지고 '비호감도' 높아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2일 4·15 총선을 100여일 앞두고 정계 복귀를 선언한 가운데, 안 전 대표의 복귀가 야권발 정계개편 신호탄이 될 지 관심을 모은다. 야권의 정계개편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 전 대표의 행보는 앞으로 전개될 총선 지형의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정계 복귀 선언…"국민과 함께 미래로 나아가겠다"

▲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2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정계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페이스북 캡처]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를 다시 시작하는 게 옳은 일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며 "우리 국민께서 저를 정치의 길로 불러주시고 이끌어주셨다면, 이제는 제가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돌아가서 어떻게 정치를 바꾸어야 할지, 어떻게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상의드리겠다"면서 "외로운 길일지라도 저를 불러주셨던 국민의 마음을 소중히 되새기면서 가야 할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2018년 6·13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그해 9월 독일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지난해 10월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방문학자로 스탠퍼드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안 전 대표의 복귀는 갈 곳이 없어 방황하고 있는 중도층의 표심을 모을 수 있는 새로운 판을 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안 전 대표 입장에서는 다시는 '철수'하지 않겠다는 '7전 8기'의 배수진이자 마지막 격전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복귀 vs 한국당 아니면 새보수당과 연대

▲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2018년 6월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안 전 대표는 복귀 후 행보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중도보수로 분류되는 안 전 대표에게 열린 길을 크게 네 가지로 보고 있다.

일단 안 전 대표 자신이 창당해 '창업 대주주'로 있는 바른미래당으로의 복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제3지대 정당'으로 재창당하겠다는 구상으로, 이를 위해 손 대표는 지난달 "안 전 대표에게 전권을 위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 평론가는 "손 대표가 호락호락 바른미래당을 내어 줄지 확실하지 않지만, 본인의 '차'(정치 재개의 수단을 의미)가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친정인 바른미래당 복귀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한국당, 새보수당과의 일정한 연대로 외연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거론되는 '보수 빅텐트'와 유승민계가 중심이 된 새로운보수당 참여도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이기는 하지만 안 전 대표가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손을 잡을지는 미지수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이념에 찌든 기득권 정치 세력들이 사생결단하며 싸우는 동안 우리의 미래, 우리의 미래세대들은 계속 착취당하고 볼모로 잡혀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한국당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그동안 바른미래당 내에서 정체성과 노선을 두고 끊임없이 갈등을 거듭한 유승민계가 이끄는 새보수당 합류도 걸림돌이 많아 보인다. 안 전 대표 측근인 김도식 비서실장은 지난달 13일 "변화와 혁신 신당과 관련해 안 전 대표가 이미 참여할 여건이 안 된다고 분명히 불참 의사를 밝혔다"고 전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들을 주축으로 신당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제3정당으로서의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안철수 복귀, 중도의 불씨가 돼야 의미 있다"

▲ 바른미래당 이태규·김수민·신용현·김삼화·이동섭 의원(왼쪽부터) 등 안철수계 의원들이 지난해 12월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당 복귀를 위한 후속조치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 전 대표의 복귀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정치적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고, 8년 전 정계에 처음 입문했을 때와 비교해 '참신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지도자 호감도 조사에서 안 전 대표는 호감도 17%, 비호감도 69%를 기록했다. 조사대상 7명 중 호감도는 가장 낮고 비호감도는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 평론가는 "총선을 앞두고 창당 혹은 연대 과정에서 중도지대의 불씨가 된다면 안 전 대표의 복귀가 의미를 가진다"면서도 "한국당과 손을 잡게 된다면 다시 한번 양쪽에서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있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 전 대표의 총선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복귀 타이밍을 고려했을 때 출마로 뜻을 굳힌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안 전 대표가 지역구에 출마한다면 과거 당선됐던 서울 노원병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 전 대표는 2013년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고, 이후 20대 총선에서도 노원병에서 당선됐다가 대선 출마를 위해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바 있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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