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얼굴 없는 천사' 성금 절도범 구속…법원 "도주 우려"

주영민

cym@kpinews.kr | 2020-01-02 09:45:08

경찰,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

전북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놓고 간 기부금을 훔친 절도범 2명이 구속됐다.

▲ 지난달 30일 전북 전주시 노송주민센터 일원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얼굴 없는 천사가 기부한 기부금을 훔쳐 달아난 범인의 행각을 쫓기 위해 단서를 수집하고 있다. [뉴시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최정윤 판사는 전날 경찰이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A(35) 씨와 B(34) 씨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 씨 등은 지난달 30일 오전 10시께 전주 노송동주민센터 뒤편에서 '얼굴 없는 천사'로 불리는 익명 기부자가 놓고 간 기부금 6000여만 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얼굴 없는 천사의 '몰래 기부'가 올해도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고 범행을 모의했다.

조사 결과 A 씨 등은 지난달 26일부터 주민센터 인근에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세워놓고 얼굴 없는 천사가 성금을 놓고 가기를 기다린 것으로 드러났다.

차량 번호판에는 물 묻힌 휴지를 붙여 식별을 어렵게 하는 등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은 평소 동네에서 눈에 띄지 않던 SUV를 수상하게 여긴 한 주민의 제보로 범행 4시간여 만에 충남 논산과 대전 인근에서 A 씨와 B 씨를 각각 붙잡았다. 이들이 훔친 성금 6016만2310원도 되찾았다.

A 씨 등은 경찰에서 "유튜브를 보니 얼굴 없는 천사가 이맘때 오는 것 같더라. 사업 자금이 필요해서 (천사를) 기다렸다가 돈을 훔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주 '얼굴 없는 천사'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9년 동안 전주 노송동주민센터 인근에 성금을 두고 갔으며, 지금까지 누적된 성금은 6억800여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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