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비서관들이 외부 청탁 받았지만 감찰 계속 이어가"

주영민

cym@kpinews.kr | 2019-12-26 16:57:11

변호인 "감찰 중단이란 말은 잘못된 프레임"
"감찰 종료 후 소속기관 이첩으로 결정한 것"

유재수(55)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외부 청탁 전화를 받은 게 자신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청탁 전화를 받은 이는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이고, 조 전 장관은 그런 상황에서도 감찰을 4차까지 이어갔다는 것이다.

▲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오고 있다. [정병혁 기자]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는 26일 영장실질심사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나 "조 전 장관은 누구로부터 청탁 전화를 받은 적 없다"며 "오히려 박 비서관이나 백 비서관으로부터 여기저기 청탁성 전화들이 온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찰은 계속됐다"며 "그래서 1, 2, 3차 보고까지 받게 됐다. 마지막 4차 보고에서 그런 최종적인 결정을 했기 때문에 사실 관계에 있어서도 직권을 남용해서 감찰을 중단시켰다는 건 사실도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감반원은 수사기관이 아니고 민정수석비서를, 고유 업무를 보좌하기 위한 보좌기관이다"며 "보좌기관이 어떤 결정을 함에 있어서 내준 의견이 있는데 그 의견 중 하나를 선택해서 민정수석이 결정을 한 건데 보좌기관의 어떤 권한을 침해했다는 것인지 의문이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조 전 장관이 직권을 남용한 것도, 감찰을 중단시킨 것도 아니기에 법리적으로 직권남용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장실질심사과정에서 충실하게 조 전 장관의 입장을 전달했다"며 "감찰 중단 용어를 계속 사용했는데 감찰 종료된 후에 수사의뢰를 할 것이냐, 감사원으로 보낼 것이냐, 해당 소속기관에 이첩할 것이냐에 대한 의견에 대해 조 전 장관으로서는 소속기관에 이첩하는 걸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어 "본인(조 전 장관)으로서는 직접 관여 안 했는데 어찌 됐든 나중에 (유 전 부시장의) 사표가 처리된 걸 알았다는 취지"라며 "감찰을 중단시킨 게 아니라 감찰을 하도록 지시해서 그중 하나를 선택한 것으로 감찰중단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프레임"이라고 했다.

앞서 권덕진 서울동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2시 50분께까지 조 전 장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조 전 장관은 오후 2시께부터 최후진술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밤늦게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동부지법 청사에 도착해 "첫 강제 수사 후에 122일째다. 그동안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검찰의 끝이 없는 전방위적 수사를 견뎠다"고 했다.

이어 "혹독한 시간, 저는 검찰의 영장청구 내용에 동의하지 못한다. 오늘 법정에서 판사님께 소상히 말씀드리겠다"며 "철저히 법리에 기초한 판단이 있을 것으로 희망하며 그렇게 믿는다"고 했다.

다만, 그는 감찰을 중단하라는 외부 지시가 있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한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지난 16일과 18일 조 전 장관을 불러 조사한 뒤, 23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전 장관은 유 전 부시장이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으로 재직하던 중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감찰을 받은 2017년 8∼11월께 청와대 감찰업무 총책임자인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일했다.

검찰은 구속영장에서 조 전 장관이 비리 내용을 알고도 수사기관 등에 이첩하지 않고 감찰을 중단한 점, 유 전 부시장의 사표를 받는 선에서 사안을 마무리해 금융위의 자체 감찰·징계 권한을 방해한 점 등 두 가지를 직권남용 범죄사실로 봤다.

특히 검찰은 유 전 부시장과 친분이 있던 여권 인사들이 조 전 장관에게 감찰을 중단해 달라며 '구명 청탁'을 한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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