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막자며 잡은 멧돼지 70% '자가소비'
이민재
lmj@kpinews.kr | 2019-11-13 10:18:38
처리 방법 마련 못 한 지자체, 현행법상 처벌 방법 없어
야생 멧돼지 한 마리를 잡을 때마다 20만 원의 포획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여전히 자가소비가 판치고 있다.
자가소비는 잡은 멧돼지를 집으로 가져가 조리해 먹거나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고기를 나눠주는 것을 말한다.
포상금제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퍼지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엽사들의 자가소비를 막자는 취지로 이달 초 도입됐다.
그러나 엽사들이 멧돼지를 소각·매몰하지 않는다고 해서 현행법상 처벌할 방법은 없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멧돼지 처리 방법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고 자가소비를 금지하지 않고 있다.
13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 11개 시·군에서 엽사들이 포획한 멧돼지는 대부분 자체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올해 들어 도내에서 포획된 야생 멧돼지는 7424마리에 달한다. 국내에서 ASF가 발생해 포획이 본격화된 지난달부터 이달 11일까지 하루 85마리꼴인 3567마리가 잡혔다.
이 가운데 소각·매몰된 건 20∼30%에 불과했고 70%가량은 엽사들이 자가소비했다.
환경부는 포획된 야생 멧돼지가 자가소비되는 데 대해 지자체에 공문을 발송, 포획한 멧돼지를 자가소비하지 말고 소각·매몰하거나 사체를 고온 멸균하는 렌더링 방식으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이것마저 어려우면 사체를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FRP) 통에 넣어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라고 강조했다.
자가소비를 금지하는 대가로 마리당 20만 원의 포획포상금을 지난달 28일 자로 소급해 지급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환경부 관계자는 "ASF 확산 방지를 위해 야생 멧돼지 자가소비를 금지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처리하라는 취지에서 포상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포획 포상금까지 도입해 자가소비를 막고 있는데, 엽사들이 이를 어기면 시·군이 해당 엽사를 멧돼지 포획단에서 제외하는 등 강력한 조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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