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 1조 무시한 완도 화재 현장…화기 사용한 '외국인 노동자' 입건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 2026-04-13 23:49:26

소방관 2명이 순직한 전남 완도 냉동창고 화재는 외국인 노동자가 화기를 사용하다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 지난 12일 오전 8시25분쯤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냉동창고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남소방본부 제공]

 

13일 완도경찰서에 따르면, 중국 국적의 30대 노동자 A씨는 냉동창고 바닥의 에폭시 페인트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토치 램프를 사용하다 불을 낸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작업은 인화성 물질이 다량 포함된 환경에서 화기 사용에 대한 주의조차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당시 A씨는 창고 1층 냉동고 주변에서 홀로 작업을 진행했고, 현장 관리 책임자인 보수업체 대표 B씨는 자리를 비웠다.

 

특히 화기 작업 시 필수로 지켜야 하는 '2인 1조' 원칙이 무너진 점도 사고를 키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경찰은 '가연성 물질이나 유증기가 존재할 수 있는 장소에서는 화기 사용이 엄격히 제한된다'는 산업안전 기준에도 불구하고, 중국 국적 A씨가 이를 무시한 채 작업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에폭시를 가열할 경우 발생하는 유증기는 작은 불꽃에도 급격한 화재 확산을 일으킬 수 있다.

 

불길이 번지자 B씨는 A씨를 대피시킨 뒤 자신이 진화를 시도한 뒤 실패했고, 결국 소방당국에 신고하기에 이르렀다.

 

B씨는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 13일 군인들이 전남 완도군 완도문화예술의전당에 마련된 화재 진압 순직 소방관 2명의 합동분향소에서 묵념하고 있다. [전남소방본부 제공]

 

더 큰 비극은 이후 벌어졌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1차 진화를 마치고 철수했다가 다시 피어오르는 연기를 확인하고 재진입했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간 직후 예상치 못한 화염 확산이 발생했고, 소방관 두 명이 고립돼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A씨의 과실과 화재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는 비교적 명확하다고 판단하면서도, 소방관의 사망과 직접적인 법적 책임을 연결짓는 데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화재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 상황까지 실화 책임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경찰은 A씨뿐 아니라 작업을 지시한 뒤 현장을 이탈한 B씨의 관리 책임 여부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합동 감식 결과를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과 책임 범위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KPI뉴스 /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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