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美무기 27조 사들인 尹정부, 수조원 비용 증가에 사업 재검토

조해수

chs900@kpinews.kr | 2025-03-18 13:09:56

2017~24년 방사청 해외무기 구매내역 단독 입수
대형 공격헬기 2차 사업은 약 1조 원 증가하고
F-35A 성능개량 사업비는 2배 뛰어 사업 재검토
野 "'한미일 공통 전력화'로 美무기 구매 가속화"

윤석열 정부 3년동안 미국 무기 구매가 폭증했다. 구매 규모가 2022~24년 모두 27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정부 5년 구매량(약 2조5000억 원)의 열 배 이상이다. 

 

게다가 상당수 무기 구매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구매 예상액(P&A)보다 최종가(LOA)가 1조 원 늘거나 2배로 뛰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부 사업은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일 안보' 프레임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미일 안보를 명분으로 급하게 미국 무기 구매를 늘린 결과라는 것이다. 야권은 "윤석열 정부가 미국 뿐만 아니라 일본과의 안보협력을 위해 '한미일 공통 전력화'를 추진하면서 미국 무기를 무턱대고 급하게 사들였다"고 비판하고 있다.

 

▲ 미국 록히드마틴 전투기 F-35 A. 방위사업청은 2023년 12월 4일 제157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4조2600억원 규모의 차기 전투기(F-X) 2차 사업으로 F-35 A를 선정했다. [뉴시스]

 

◆ 美무기 구매 마구 늘린 尹정부…文정부의 10배 이상


KPI뉴스는 문재인, 윤석열 정부의 해외 무기구매 내역을 단독 입수했다.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의 '해외 무기체계 구매사례(2022년 5월~2023년 4월)' 등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 자료, '2017년 5월~2022년 4월 간 3000억 원 이상 해외구매 사례', '주요 FMS 사업에 대한 P&A, LOA 등 금액변동 현황' 등이다. 

 

방추위는 국방부장관 소속 위원회로, 방위사업의 추진과 재원 운용 등을 심의하고 조정하는 기구다. FMS(대외군사판매·Foreign Military Sales)는 미국이 동맹국, 우방국에 무기를 판매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미국 무기를 수입하는 국가가 미국 정부와 계약하고 무기를 구매하는 방식이다.

 

방사청 방추위가 2022~24년 구매 확정한 미국 무기는 일단 약 18조 원어치다(표1). 이밖에도 방사청은 △대물저격용 소총(2022년 5월 19일, 37억 원) △양안형 야간투시경(2022년 6월 9일, 55억원) △GPS화물낙하산(2022년 7월 28일, 104억 원) △F-16PBU 공지통신무전기 성능개량(2023년 1월 17일, 377억 원) 등의 사업에서도 모두 미국 무기를 선택했다.


또한 3조7000억 원 규모의 특수작전용 대형기동헬기 사업(152회(2023년 4월 13일) 방추위)은 미국의 보잉(CH-47ER)과 록히드마틴(CH-53K)의 2파전으로 굳어졌으며, 2조8700억 원의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158회(2023년 12월 29일) 방추위) 역시 미국 록히드마틴의 자회사 시코르스키(MH-60R)의 독주가 예상된다. 한 방산 관계자는 "2020년 해상작전헬기 1차 사업으로 MH-60R이 선정된만큼 계속성 차원에서라도 시코르스키가 2차 사업을 수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 3조900억 원의 항공통제기 2차 사업(154회(2023년 5월25일) 방추위)은 미국의 보잉(E-7A)·L3해리스(Global 6500 AEW&C)에 맞서 스웨덴의 사브(GlobalEye)가 경쟁하고 있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기종 결정 등 기본 계약이 올 4월에 체결될 예정으로, 보잉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우리 공군이 이미 보잉의 E-737 4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호환성, 유지·보수 접근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면 미국 무기 구매 규모는 사실상 27조 원 이상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10배를 넘는 수치다. 방사청의 '2017년 5월~2022년 4월 간 3000억 원 이상 해외구매 사례'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 E-737 IFF 및 Link-16 성능개량(130회(2020년 10월 3일) 방추위, 4922억 원) △ 해상작전헬기 2차(132회(2020년 12월 2일) 방추위, 1조1210억 원) △  항공기항재밍 GPS체계사업 F-15K 성능개량(132회 방추위, 3964억 원) △ GPS유도폭탄(140회(2021년 11월 1일) 방추위, 4756억 원) 등의 사업에서 미국 무기를 2조4922억 원 사는 데 그쳤다.  

 

▲ 방위사업청 자료 분석

 

◆ 구매비용 급증…4개 사업에서 2조3700억 원 늘어

문제는 구매예상액(P&A)에 비해 최종가(LOA)가 너무 올랐다는 것이다. P&A(Price And Availability Data, 가격 및 가용성 자료)란 FMS에서 미국 정부가 작성하는 개략적인 가격 자료로, 구매국의 사업 계획 수립용으로 활용된다. 일종의 '예상액'이다. LOA(Letter Of Offer And Acceptance, 청약 및 수락서)는 미국정부가 구매국에 물자 및 용역의 판매의사를 표시하는 청약문서를 말하며, 구매국이 이를 수락한 경우 효력이 발생한다. 판매국이 제시하는 '최종가'라고 볼 수 있다.

방사청의 '주요 FMS 사업에 대한 P&A, LOA 등 금액변동 현황'(표2)을 보면, LOA가 P&A보다 수천억원씩 증가했고 갑절로 뛰기도 했다.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의 LOA는 P&A 대비 31% 오르면서 약 1조 원 늘었고, F-15K 성능개량 사업도 약 8000억 원(약 18%) 증가했다. F-35A 성능개량 사업의 경우 약 90% 급증하면서, 결국 사업계획 재검토에 들어갔다. 4개 사업의 증가액은 2조3700억 원에 이른다.

LOA가 급증한 것은 기본적으로는 장기간이 걸리고 세계 정세에 민감한 무기 계약 특성 때문이다. 방사청은 "F-15K 성능개량 사업의 경우, 항공기 제조 분야의 범세계적인 자재비·인건비 상승과 군수산업 제조원의 지속적인 감소로 인한 공급망 재편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뿐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무기체계가 미국에 종속되면서 무기 매매에서도 미국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현실이 LOA 급증 배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나라가 미국 무기를 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구매자가 아닌 공급자가 '갑'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상협 더불어민주당 국방위원은 "우리나라는 미국 측 인상안에 대한 세부내역도 받지 못하고, 인상을 제지할 마땅한 방법도 없다"면서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에서 이를 의제화해 제도적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 방위사업청 자료 분석

 

◆ 美무기 구매 가속화 원인은..."한미일 공통 전력화"

윤석열 정부에서 미국 무기 구매가 가속화한 것은 한미일 안보협력을 위한 '공통 전력화'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한미일 3각 공조'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2022년 9월 독도 인근 해상에서 한미일 3국 대잠수함 훈련이 5년 만에 재개됐고, 같은 해 10월에는 한미일 미사일 방어훈련이 진행됐다. 뒤이은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렸고, 2023년 3월 도쿄 한일 정상회담으로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이 복원됐다. 같은해 8월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회담이 개최됐고, 이 결과 2024년 6월 한미일 '프리덤 에지(Freedom Edge)' 훈련이 최초로 시행됐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 '겨레하나'는 "캠프 데이비드는 사실상 한미일 '군사동맹'의 시작을 알린 선언"이라면서 "미국이 한미일 군사동맹을 원하는 이유는 미일-한미 동맹의 수직적 연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2024년 7월에는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TSCF)'가 체결됐다. TSCF의 주요 내용은 △ 한반도, 인도-태평양 지역 및 그 밖의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 △ 3국 상호운용성 증진 △ 정보공유, 3자연습, 국방교류협력 등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미국 측 입장에서 보면, TSCF를 통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최초 정보 획득과 미사일 대응체계를 동시에 컨트롤 할 수 있는 한미일 탐지‧대응 체계를 구축한 것"이라면서 "이와 같은 미국 전략자산 상시 전개 합의와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등으로 미국 무기 구매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즉, '미국을 위한' 한미일 공통 전략화가 추진됐다는 것이다.

'한미일 탄도미사일 대응전력 현황'(표3)을 보면 이를 한눈에 알 수 있다. 3국이 탄도미사일 발사 전 과정에서 SM-3(해상탄도탄요격유도탄)·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패트리어트 미사일 등 공통된 대응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이에 대한 소스코드(소프트웨어 설계도)는 미국이 운영하고 있다.

또한 SM-3는 여러 가지 논란을 낳고 있다. SM-3 도입으로 괌 등 미국 영토나 일본의 미군기지를 타격하는 중국·러시아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고, 미사일 정보도 미국·일본과 공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SM-3 도입은 궁극적으로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MD)에 우리나라를 편입시키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SM-3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에서 탄도미사일 낙하 단계 요격 미사일(사드, 패트리어트)을 보완하기 위해 100㎞ 이상 중간 단계를 커버하는 미사일"이라면서 "MD와 연관 짓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 방위사업청, 국방부 등 자료 분석

 

◆ 전망은 설상가상…"트럼프, 더 많은 美무기 구매 압박할 것"

미국 무기 편중은 향후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동맹국에 "돈을 내지 않으면 방어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방위비를 더 쓰라는 것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는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까지 올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GDP의 2.5%를 국방비로 쓰고 있는데, 미국의 3.5%까지 높이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 중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을 올리라고 요구할 수도 있지만 2026~30년 적용되는 분담금이 지난해 10월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서 이미 확정됐고, 주한미군의 경비를 기준으로 삼는 분담금은 인상폭에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정부에 미국 무기 구매 확대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벌써 한반도 인근 국가들은 대규모의 미국 무기 구매를 약속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지난 2월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1대당 4억 달러(약 5800억 원)에 이르는 보잉 C-17 수송기 구입 의사를 밝혔다. 또한 로이터통신은 2월 17일 "대만이 해안 방어용 순항미사일과 HIMARS(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 등을 포함한 70~100억 달러(약 10조~14조5000억 원) 수준의 무기 구매 협상을 워싱턴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이상협 위원은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국제무기거래 동향, 2024'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무기수입 86%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한국은 무기 수출국 10위에 오를 만큼 방산 부문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룩했다. 미국 무기 편중은 K-방산 활성화라는 측면에서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유럽연합(EU) 역시 미국 의존도가 높다. NATO의 무기수입에서 미국산이 64%를 차지한다"면서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대서양 동맹'의 와해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EU는 부리나케 자체 방위산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8000억 유로(약 1258조 원)의 '유럽 재무장 계획'에서 1500억 유로(약 236조 원)를 유럽산 무기 구매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는 우리나라에 시사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조해수 기자 chs90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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