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명품가방 논란에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게 문제…아쉽다"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2-07 23:35:37
"정치공작이지만 단호히 선긋는 처신 중요…부부싸움 안해"
"한동훈과 통화서 선거지휘·공천에 관여 않겠다 말했다"
"핵무장 마음먹으면 오래 안걸려…NPT 준수가 국익부합"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과 관련해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좀 문제라면 문제"라며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방송된 KBS 신년 대담에서 김 여사가 친북 성향 목사 최모씨로부터 명품 가방을 받을 당시 상황에 대해 "관저가 아닌 아파트 사저 지하에 아내 사무실이 있었는데, (최씨가) 자꾸 오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누구한테도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며 "앞으로 국민께 걱정 끼치는 일이 없도록 분명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여사가 2022년 9월 최씨로부터 명품 가방을 받는 듯한 장면이 촬영된 영상이 지난해 11월 공개돼 논란이 불거진 뒤 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제 아내가 중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최 목사가) 아버지와 동향이라는 친분을 얘기하면서 왔다"며 만남의 불가피성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저한테 만약 미리 이런 상황을 얘기했더라면 조금 더 단호하게 대했을 텐데, 제 아내 입장에서는 물리치기가 어렵지 않았나 생각되고 아쉬운 점은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정치 공작 희생자'라는 여당 주장에 동의하느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시계에 몰카까지 설치해 이런 걸 했기 때문에 공작"이라며 "선거(총선)를 앞둔 시점에 (촬영) 1년이 지나 이렇게 터트리는 것 자체가 정치 공작이라고 봐야 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정치 공작이라고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조금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 처신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조금 더 분명하게 단호할 때는 단호하게, 선을 그을 때는 선을 그어가면서 처신을 해야 되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 임명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것 가지고 민정수석실이다, 감찰관이다, 제2부속실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제2부속실은 우리 비서실에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는 별로 도움 안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비리가 있든 문제가 있으면 사후 감찰하는 것이지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윤 대통령은 "제 아내가 (사람을) 내치지 못해 자꾸 오겠다고 하니까 사실상 통보하고 밀고 들어오는 건데, 그걸 박절하게 막지 못한다면 제2부속실이 있어도 만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래서 저나 제 아내가 앞으로 국민께서 걱정 안 하시도록 사람을 대할 때 좀 더 명확하게 단호하게 해야 된다는 점"이라는 게 윤 대통령의 인식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일로 부부 싸움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안 했다"고 잘라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소통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최근 통화한 적은 없고 비대위원장 취임 무렵에 통화를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도 선거 지휘나 공천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가까운 사이였지만 총선 끝나고 보자고 했고 본인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정무수석을 통해 필요한 소통은 하고 있다"면서도 "직접 전화를 하는 것은 한 위원장 입장이 있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인사들이 대거 총선에 출마한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 후광이 작용하겠느냐"며 "대통령실 후광이라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단언했다.
윤 대통령은 "그분들이 출마하겠다는 것을 제가 막을 수는 없었다"면서도 "특혜라는 건 기대도 하지 말고 저 자신도 그런 걸 해줄 능력이 안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도 독자적인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마음만 먹으면 (핵개발에) 시일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면서도 "지금은 핵확산방지조약(NPT)을 철저하게 준수하는 것이 국익에 더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핵개발을 하면 북한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경제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이지 못한 얘기"라는 것이다.
이번 방송은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녹화됐다. 윤 대통령은 별도 자료를 지참하지 않은 채 현장에서 질문에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끝내 대통령의 사과는 없었다"며 신년 대담을 혹평했다.
권철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대통령의 뻔뻔한 태도가 암담하다"며 "대국민 사과와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민의에 대한 대통령의 오만한 불통에 답답함을 누를 수 없다"고 비판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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