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에 밀린 극장가…살아남는 법은 '상영관 밖'에 있다

제이슨임 문화전문기자

Jasonyim@kpinews.kr | 2026-05-13 14:28:11

작은 영화관의 반격…지역 문화 플랫폼으로 독자 생존
대형 멀티플렉스, '콘서트·스포츠 중계·체험형 공간' 진화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확산 이후 영화관 위기론은 익숙한 이야기가 됐다. 실제 관객 수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고 "영화 한 편 값이면 OTT 한 달 구독"이라는 말도 자연스러워졌다. 

 

그렇다고 극장(영화관)이 사라질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최근 극장가는 단순 침체보다 '변신 실험'에 더 가까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핵심은 영화관을 단순 상영시설이 아닌 복합 문화 플랫폼으로 바꾸는 시도다.

 

▲ 티켓 구매하는 영화관객들. [뉴시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공연장화'다. CGV는 가수 10CM의 라이브 콘서트를 실제 상영관에서 진행하며 "영화관 최초 라이브 콘서트"를 선보였고, 아이유 콘서트 실황 '더 골든 아워'를 IMAX 포맷으로 상영했다. K-팝 공연 실황과 팬미팅 라이브뷰잉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일부 극장은 스포츠 경기 생중계와 클래식 공연, 오페라, e스포츠 중계까지 도입하며 새로운 관객층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OTT가 대체하지 못하는 집단 체험형 소비가 극장의 마지막 경쟁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강화군 노인 복지관 어르신들이 지난 3월 '강화 작은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화군 제공]

 

지역 소형 영화관과 독립예술관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현재 전국 곳곳의 작은 영화관과 독립예술관들은 GV(관객과의 대화), 기획전, 지역 영화제 등으로 관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강화작은영화관처럼 영화관이 부족한 지역에 들어선 소규모 상영관은 7000원 안팎의 비교적 낮은 가격과 커뮤니티 기능으로 지역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일부 독립영화관은 할인 적용 시 7000~9000원대 관람이 가능하고 상영 전 광고를 최소화하거나 엔딩 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조명을 켜지 않는 방식으로 '영화 감상 경험' 자체를 차별화하고 있다.

 

멀티플렉스 역시 단순히 여러 영화를 틀어주는 공간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평일 낮 시간대에는 북토크·독립예술 공연·지역 창작자 전시를 열고, 저녁에는 청소년 밴드 공연이나 지역 음악 축제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비어 있는 상영관과 극장 주변 공간을 지역 문화와 연결하려는 시도다. 실제 지방 소형 영화관과 독립예술관들은 지역 문화 거점 역할을 확대하며 새로운 생존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 변화하는 영화관 이미지. [제미나이 생성]

 

결국 극장의 미래는 "얼마나 많은 영화를 상영하느냐"보다 "왜 사람들이 굳이 극장에 와야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멀티플렉스가 여러 개의 상영관을 갖춘 복합 영화관이었다면, 앞으로는 영화·공연·팬덤·지역 문화가 공존하는 생활형 문화 플랫폼으로 재정의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허민회 CJ 경영지원 대표가 과거 "한국형 엔터테인먼트 공간 사업자로 진화하겠다"고 밝힌 대목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OTT 시대 이후 극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영화를 보여주는 공간'을 넘어 새로운 체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변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KPI뉴스 / 제이슨임 문화전문기자 Jasonyi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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