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법부, 통진당 재판부 배당 조작 정황 드러나

임혜련

| 2018-12-04 21:16:17

법원행정처, 서울고법 행정6부에 통진당 사건 배당 요구
통상 전산 시스템으로 재판부 임의 배당…미리 사건번호 부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옛 통합진보당 관련 소송에서 재판부 배당에 적극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6월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재판거래 의혹'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4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당시 법원행정처가 서울고등법원에 사건이 접수되기 이전 단계에서 서울고법 고위 간부에게 특정 재판부에 특정 판사를 주심으로 사건 배당되게 해달라고 구체적으로 요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2015년 12월초 옛 법원행정처가 심상철 전 서울고법원장에게 "법원행정처가 관심이 많은 사건"이라며 김광태 당시 부장판사가 재판장인 서울고법 행정6부에 사건을 배당해달라고 요구한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로 서울고법은 법원행정처의 뜻대로 사건을 행정6부에 배당했다.

검찰은 이같은 사건 배당의 흔적을 포착하고 당시 행정처장이던 박병대 전 대법관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전날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앞서 통진당 소속 의원들은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가 통진당 해산 결정을 내리자 서울행정법원에 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후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반정우 부장판사)는 2015년 11월 판결을 선고하기 전 "의원직 상실 결정 권한은 법원에 있다"는 법원행정처 내부 지침을 전달받았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다시 심리·판단할 수 없다"며 소송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에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은 "어떻게 이런 판결이 있을 수 있냐"며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행정처는 심상철 당시 서울고법원장에게 해당 사건의 항소심 재판부를 행정6부로 배당해줄 것을 요구했고 사건번호를 미리 부여하도록 했다고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통상 법원은 사건이 접수되면 전산 시스템을 통해 재판부를 임의 배당해 재판의 공정성을 지킨다. 그러나 이 경우 법원행정처는 사건이 접수되기도 전에 사건번호를 부여하며 재판부 배당에 관여한 셈이다.

 

KPI뉴스 / 임혜련 기자 i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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