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구 모녀의 비극적 선택…"아무도 몰랐다"

김혜란

| 2019-01-22 21:56:04

중랑구 망우동서 모녀 숨진 채 발견돼
공과급 체납 없어 복지 사각지대 속으로

치매를 앓던 80대 노모와 50대 딸이 함께 숨진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 지난 3일 망우동의 한 반지하 월세 주택에서 어느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KBS 뉴스 캡처]

 

22일 서울 중랑경찰서, 중랑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망우동의 한 반지하 월세 주택에서 김모(82)씨와 딸 최모(56)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이 질식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소견,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최씨가 어머니를 숨지게 한 뒤 본인도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이들은 발견 당시 각자 다른 방에서 숨져 있는 상태였고,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10여년 간 돌보던 딸이 어머니를 먼저 죽게 하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딸도 대학 시절부터 대인기피증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모녀가 생활고에 시달렸는지 여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KBS 보도에 따르면 어머니 김씨가 받는 노인 기초연금 25만원이 모녀가 받아온 정부 지원금 전부였다.

하지만 주민센터에 소득 파악에 필요한 기본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되지도 못했다고 한다.

중랑구청 관계자는 "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동의서하고 금융거래정보제공동의서가 있어야 하는데 이런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조사를)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 모녀는 공과금을 꼬박꼬박 내 주민센터가 지정하는 '위기 가구' 안전망에도 포착되지 않았다. 결국, 이들은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 한복판에 있었던 셈이다.

모녀의 비극은 '송파 세 모녀' 사건과 닮았다. 2014년 2월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단독주택 지하 1층에 살던 세 모녀가 생활고에 시달리다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들은 국가의 사회보장체계에서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살다가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을 내지 못해 죄송하다"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겨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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