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연말결산] 미투부터 빚투, 리벤지 포르노에 음주운전
홍종선
| 2018-12-26 10:00:28
사회면인지 연예뉴스인지 헷갈릴 만큼 흉악
새해엔 대중에게 만복 전하는 연예계 되길
올해 연예계는 천인공노할 사건사고들이 줄지었다. 성폭력 피해자들의 '미투' 폭로로 시작해 헤어진 연인에 대한 리벤지 포르노로 고통당한 여성 연예인, 타인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음주운전, 연예인 부모와 가족의 채무·사기 논란이 봇물 터지듯 불거졌다. 대한민국을 공분하게 만들었던, 2018년을 얼룩지게 했던 사건사고를 톺아보았다.
피해자들의 아우성…걷잡을 수 없었던 문화·예술계 '미투' 폭로
올해 1월 서지현 검사의 검찰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고발은 문화·연예계까지 이어졌다. 지난 2월 한 극단의 대표는 연극 '오구'를 연출한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연출 감독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며 포문을 열었다. '미투' 폭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윤택 감독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의 고발이 줄을 이었고 방송·연예계까지 번졌다.
SBS 예능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에서 가족들을 공개하고 또 다정한 아버지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던 배우 故조민기와 조재현이 나란히 '미투'로 고발당해 대중의 공분을 자아냈다. 조재현은 과거 드라마 제작 현장의 막내 스태프 성추행 및 미성년 성폭행, 재일교포 여배우 성추행 등의 성추문에 휩싸였다. 결국 그는 당시 출연 중이던 tvN 드라마 '크로스'에서 하차하고 모든 직위를 내려놓고 활동을 중단했다. 조민기는 교수로 재직 중이던 청주대학교 학생들에게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경찰조사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재 미투 가해를 부인하고 있는 조재현에 비하면 안타깝기 그지없는 극단적 선택이었다.
'조선 명탐정' '도둑들' '7번방의 선물' '파파로티' '변호인' '국제시장' '베테랑' '터널' 등 셀 수 없이 많은 작품에서 활약하며 '흥행보증수표'라 불렸던 오달수 또한 '미투' 가해자로 지목되며 대중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인터넷 댓글로 시작된 성추문 의혹은 피해자가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며 추가 폭로, 더욱 논란이 일었고 오달수는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문화·예술계 '미투' 폭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월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 조근현 감독은 오디션을 보러 온 여배우들을 성희롱했다며 고발당했고 이후 그는 미국으로 떠나 종적을 감췄다. 3월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은 조재현과 더불어 '거장'으로 추앙받는 김기덕 감독의 성폭력 사태를 고발해 국내외를 충격에 빠트렸다.
긴 무명생활을 마치고 '대세'로 떠올랐던 김생민 또한 '미투' 가해자로 지목받고 모든 방송을 하차했다. 지난 4월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김생민이 지난 2008년 서울의 한 노래방에서 방송 스태프들을 성추행한 사실, 그 가운데 한 명은 10년이 지나도록 사과조차 받지 못 한 채 직장을 떠나야 했던 사연을 보도했고 이후 김생민은 사실을 인정한 뒤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성추행부터 리벤지 포르노까지…사회면 버금가는 성범죄 사건
'미투' 논란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연예계는 낯 뜨거운 성추문으로 또 한 번 논란을 야기했다. JTBC 드라마 '송곳', MBC 드라마 '병원선' 등에 출연하며 '제2의 박보검'이라 불렸던 배우 이서원이 지난 5월 동료 여자 연예인을 성추행하고 흉기로 위협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며 파문을 일으켰다. 결국 이서원은 갑작스레 입대를 결정했고 재판은 군사법원에 이송된 상태다.
인디 음악계도 성추문으로 몸살을 앓았다. '비행운'으로 음악차트 역주행 중이던 싱어송라이더 문문의 몰카 범죄 이력이 밝혀져 배신감을 안겼다. 2016년 8월 강남의 공용 화장실에서 여성을 몰래 촬영하다 적발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는 사실이 세상에 공개되며 많은 팬들을 실망시켰다.
또 여성 연예인들이 데이트 폭력·리벤지 포르노로 피해를 당한 사실이 드러나며 안타까움을 샀다. 지난 9월 구하라는 전 남자친구를 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경찰에 신고당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과정에서 되레 전 남자친구가 구하라에게 데이트 폭력을 행사했고 리벤지 포르노로 협박한 사실이 밝혀지며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어 지난 10월 팝 아티스트 낸시랭 역시 남편 왕진진에게 리벤지 포르노로 협박당한 사실을 고백했다. 그는 왕진진을 폭행·감금·협박 등의 혐의로 고소하고 이혼소송을 제기했으며 왕진진은 현재 별도로 사기 및 횡령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끊이지 않는 연예계 음주사건…하차부터 징역까지
매해 음주 사건이 벌어졌지만 올해는 유달리 사고가 많았다. 지난 5월 배우 윤태영이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음주운전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안방극장 복귀작이었던 tvN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에서 하차를 결정했다.
지난 8월 배우 박해미의 남편이자 뮤지컬 제작사인 황민이 음주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갓길에 정차 중이던 25톤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승용차에 타고 있던 5명 중 A씨(20·여)와 유모씨(33·남) 등 2명이 숨졌고 황민을 비롯한 3명이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1심에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으며 아내인 박해미는 피해자와 대중에게 여러 차례 사과하며 "경찰 조사는 물론 장례식, 보상 등의 문제에 있어서 내 모든 것을 내놓고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고 유가족은 황민과 별도로 박해미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황민의 음주운전 사고가 채 잊히기 전 가수 한동근도 지난 8월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특히 그가 음주에 취약한 뇌전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은 더욱 커진 바. 한동근은 모든 연예활동을 중단하고 자숙에 들어갔다.
'미투' 아닌 '빚투'…가족채무로 신음한 연예계
올해 상반기에는 '미투' 폭로가, 그리고 하반기에는 '빚투' 폭로로 연예계가 흔들렸다. 연예인 혹은 연예인 가족의 사기 사건 또는 돈을 갚지 않는다는 폭로가 아직까지 쏟아지고 있다. 포털 사이트 기사 댓글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청와대 게시판 등등 피해자들의 폭로로 연일 이슈가 이어지고 있다.
'빚투'의 시작을 알린 건 래퍼 마이크로닷의 부모 사기사건이다. 지난 11월 19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과거 충북 제천에서 사기 행각을 벌이고 뉴질랜드로 도주했다"는 내용의 글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에 마이크로닷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명예훼손 소송으로 강력 대응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마이크로닷 부모가 사기 혐의로 피소된 사실을 알리며 반발하자 출연 중인 '도시어부' 등 예능프로그램에서 줄줄이 하차했고 이후 그의 행방이 묘연해 더욱 언론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경찰 측은 인터폴에 마이크로닷의 부모의 적색수배를 요청했지만 현재 마이크로닷은 물론 형 산체스, 부모의 행방마저도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 상태다.
마이크로닷을 시작으로 이후 도끼, 비, 마마무 휘인, 티파니와 배우 차예련, 마동석, 이영자, 이상엽, 한고은, 조여정, 개그우먼 김영희 등 연예인 가족의 사기·채무 관련해 '빚투 폭로'가 터져 나왔다. 지난 20일에도 아이돌 그룹 비투비 민혁 아버지의 '빚투 폭로'로 온·오프라인이 발칵 뒤집혔다.
'빚투' 폭로 이후 스타들의 태도 역시 관심의 중심에 섰다. 도끼는 마이크로닷과 비슷한 시기, 어머니가 돈을 빌리고 돈을 갚지 않은 일로 비난을 받자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를 해명했다. 도끼는 "결과적으로 말하면 어머니는 사기를 친 적이 없다"며 피해자 A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1000만원은 어차피 내 한 달 밥값이다. 불만이 있으면 직접 찾아와라"라는 등의 발언으로 대중의 비판을 받았다. 이후 지난 3일 새 싱글인 '말조심'을 발매했으나 여전히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반면 '빚투' 폭로로 아픈 가정사를 고백해야 했던 스타들도 있었다. 마마무 휘인은 지난 11월 27일 아버지의 빚 때문에 곤욕을 겪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광주 출신인 마마무 멤버 아버지가 2000만원을 빌려가고 갚지 않아 파산을 하게 됐고 결국 아버지는 췌장암 3기를 받아 돌아가시게 됐다"는 글이 올랐다. 이에 휘인은 "친아버지는 가정에 무관심했고 가장으로서 역할도 등한시했다. 때문에 가족들은 예기치 못한 빚에 시달렸다"면서 아버지와 수년 째 교류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차예련 역시 마찬가지. 그는 11월 28일 '빚투 폭로' 이후 "19살 이후 아버지를 보지 못한 채 지냈고 지난 10년 간 그의 빚을 대신 갚았다"며 "연예인인 내 이름을 믿고 아버지에게 돈을 빌려줬다더라. 책임감을 느껴 빚을 내서 갚기도 했다"며 피해자와 팬들에게 사과해 도리어 대중의 응원을 받기도 했다.
2018년이 닷새밖에 남지 않은 현재, 남은 시간만큼은 별다른 사건사고가 없기를 희망할 만큼 묵은해에는 정말이지 다시는 없었으면 하는 흉악한 사건뉴스가 많았다. 새해에는 돼지해에 걸맞게 대중에게 만복을 전하는 연예계가 되기를 기원한다.
KPI뉴스 / 홍종선 기자 dunasta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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