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재추진…'교육부 차관보' 왜 필요한가

지원선

| 2019-04-02 14:58:33

“4차산업 혁명 대비 직업·평생 교육 총괄…직제 부활시켜야”

 

▲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교육신뢰 회복추진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교육부 정부세종청사 전경. [뉴시스]


교육부 차관보 부활을 둘러싸고 교육계와 정치권에서 찬반논란이 강하고 일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올 하반기 교육개혁위원회 출범과 유·초·중·고 교육업무 시·도교육청 이양 등으로 업무가 줄어드는데 굳이 차관보를 부활시킬 필요가 있느냐며 반대하고 있다. 교육부 내 고위직 늘리기가 아니냐는 강도 높은 비판도 나온다.


반면에 찬성론자들은 4차 산업혁명의 도래에 따라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어 이를 집중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차관보 직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교육부 차관보는 현재 조직업무 소관 부처인 행정안전부 승인을 거쳐 예산 당국인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후에도 관련 시행령 개정과 국무회의 의결, 대통령 재가 등 절차를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


따라서 이런 절차를 모두 거칠 경우 빠르면 5월부터 업무가 가능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교육부 차관보 직제가 확정되면 2008년 이후 11년 만에 부활하게 된다. 2001년 김대중 정부 당시 교육부가 교육인적자원부로 확대되고 교육부 장관이 사회부총리로 승격하면서 차관보 1명(당시는 대학업무 관장)을 뒀으나 2008년 이명박정부가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를 통합하면서 없앴다. 


부총리 부처에다 나라의 주요 현안이 있을 때마다 여러 관련 부처를 통할하는 사회관계장관 회의를 주관하는 교육부의 기능으로 봤을 때 차관보 신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같은 부총리급인 기획재정부는 1,2차관에다 차관보를 두고 있다. 장관급인 산업통상자원부도 1,2차관과 차관보를 두고 있어 교육부 차관보 부활을 고위직 자리 늘리기라고 볼 수 없다. 교육부는 차관보 부활과 관련, 문재인정부가 추진 중인 ‘혁신적 포용국가’ 업무와 직업교육과 평생미래 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도래에 따른 교육 패러다임 전환과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이 강조되고 있어 이를 집중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차관보 부활은 필요하다. 특히 직업교육과 평생교육 강화는 시대적 요청이다. 기술발전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어 이제 교육은 학교교육만으로는 이 시대에 필요한 기술 습득을 할 수 없다. 학교 졸업 후에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을 통해 변화하는 기술을 습득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시대에 적응을 못해 낙오하는 자가 쏟아져나오게 된다.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은 빠른 기술발전을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빈부격차 원인의 하나로 꼽고 있다. 특히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는 방안을 연구해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인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부의 불평등의 원인 중 하나로 빠른 기술발전을 들고 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저소득층 등 부유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대한 국가의 교육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직업교육과 평생미래교육, 인적자원 개발 업무 등을 총괄할 교육부 차관보 부활은 늦었지만 꼭 필요하다. 


현재 교육부 직제로는 직업교육 정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직업교육은 대학정책실 직업교육정책관실에서 주관하고 있다. 여기에는 고교 직업교육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같이 고교·대학 직업교육이 다른 대학교육 업무와 함께 이뤄지다 보니 아무래도 직업교육 업무의 집중성이 떨어질 밖에 없다. 게다가 교육부 관료들에게 직업교육에 대한 중요성 인식 정도는 일반 대학 업무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평생교육 역시 빠른 기술발전 주기로 인해 직업교육과 함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평생교육 활성화와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비전이 필요하다. 지금의 우리 정부 부처 직제는 과거 산업위주 성장정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평생교육 강화는 K-MOOC(한국형 온라인교육) 활성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K-MOOC는 국민들의 평생교육 증진은 물론 글로벌 시대에 우리나라를 지지할 ‘지한파’ 확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MOOC는 온라인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든 양질의 대학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한 새로운 형태의 고등교육 시스템이다. 2011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MOOC는 21세기 교육 혁신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교육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미국은 2013년부터 코세라 등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구축해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 학생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우리도 K-MOOC를 활성화해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학생들을 고객으로 유치해 미래의 ‘지한파’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동남아시아는 문재인 대통령이 공을 들이고 있는 신남방정책의 거점지역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전략은 더욱 필요하다. 평생미래교육국을 차관보 직속기구로 해 현재보다 K-MOOC를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 차관보 부활은 교육개혁위 설치와 학령인구 감소 등 현재의 교육 정황만을 놓고 접근할 것이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하는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전향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KPI뉴스 / 지원선 기자 president5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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