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2일 만에 朴 재회 "박정희 배울 점 국정 반영"…朴 "먼 길 오느라 고생"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3-11-07 20:51:17
朴, 현관까지 나와 마중…"대통령 오신다고 해 며칠 전 잔디 이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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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일 보수 텃밭인 대구를 찾았다. 지난 4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달성군 사저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과 환담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진행된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난 지 12일 만에 재회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또 보수단체 행사를 챙기고 전통시장을 찾아 민생현장 탐방도 이어갔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TK(대구경북) 민심을 다지려는 행보로 읽힌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사저에 윤 대통령이 도착하자 현관 계단 아래까지 내려와 반갑게 맞았다. 이어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다. 들어가시죠”라며 안내했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번에 왔을 때보다 정원이 잘 갖춰진 느낌이 든다”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님께서 오신다고 해 며칠 전에 잔디를 깨끗이 정리했다. 이발까지 한 거죠”라고 말하며 웃었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당선인 신분으로 사저를 방문했을 때는 박 전 대통령이 집 안에서 맞았다.
사저 현관의 진열대에는 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추모식 행사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오솔길에서 내려오는 사진이 놓여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께서 좋은 사진 보내주셔서 여기에 가져다 놓았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거실에서 날씨, 사저의 정원, 달성군 비슬산 등 가벼운 주제를 시작으로 1시간가량 대화했다.
윤 대통령은 "사저의 뒷산이 비슬산이 맞냐"며 "대구 근무 시절 의대 교수가 TV 방송에 나와 비슬산 자연이 질병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비슬산에서 새들이 날아와 정원에서 놀다 가곤 한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어떻게 강아지를 6마리나 입양했냐"고 물었고 윤 대통령은 "처음에는 위탁 돌봄을 했는데, 정이 들어 입양하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박정희 대통령 시절 당시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자부 창고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재한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찾았는데, 등사된 자료가 잘 보존돼 박정희 전 대통령 사인까지 남아 있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읽어보니 재미도 있고 어떻게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는지 놀라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온고지신이라고 과거의 경험을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은 "어떻게 그걸 다 읽으셨냐"라며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니까 회의에서 애로사항을 듣고 바로 해결해 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이 말미에 "해외 순방 일정이 많아 피곤이 쌓일 수 있는데 건강관리 잘하시라"고 하자 윤 대통령은 "지난번에 뵀을 때보다 얼굴이 좋아진 것 같아 다행이다,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란다"고 화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평소 좋아한다는 홍차와 우유, 감과 배를 대접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환담 후 잠시 정원을 산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저 정원에 있는 이팝나무, 백일홍 등을 윤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젊은 시절부터 꽃과 나무에 관심이 많으셨는지”라고 묻자 박 전 대통령은 “예전에 청와대 있을 때부터 꽃과 나무를 좋아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떠날 때 박 전 대통령이 차 타는 곳까지 배웅하려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대문 계단에서 간곡히 사양했다고 이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이날 낮 12시10분쯤 대구 전통시장을 대표하는 칠성종합시장에서 상인들을 만나며 "'따뜻한 정부'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취임 후 서문시장은 세 번 갔으나 칠성종합시장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상인들은 대통령 이름을 연호하며 환영했다. 윤 대통령은 두부·젓갈·채소·생선·제과 가게를 방문해 현장 상인을 격려하고 시장 상황을 청취했다.
윤 대통령은 "칠성시장에 와서 여러분을 뵈니까 저도 아주 힘이 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가 생긴다"며 "겨울이 다가오는데 여러분 모두 건강 잘 챙기시고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시장 상인, 의원들과 소곰탕과 대구식 생고기인 '뭉티기' 등으로 오찬을 함께하며 얘기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민생경제 근간인 전통시장 상인 등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따뜻한 정부가 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대구에 오니 힘이 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바르게살기운동이 가짜뉴스 추방에도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우리 인권과 민주 정치를 확고히 지켜줄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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