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의제 제한 말아야" 의대 증원 논의 시사…출구 모색?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3-26 20:39:30

韓 "건설적 대화를 해 좋은 결론내야"…유연한 입장
박근혜, 예방온 韓에 "숫자 연연할 필요 없다" 조언
安 "점진적 증원해야"…윤상현 "민심, 윤심보다 중요"
의정갈등 해결 절실한 與 압박 강화…정부 대응 주목

국민의힘 4·10 총선 수도권 출마자들이 26일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둘러싼 '의·정(醫政) 갈등' 해결을 위해 정부에 유연한 대처를 촉구했다.

특히 안철수 의원(경기 성남분당갑)은 2000명 증원안에 대한 재검토 등을 골자로 한 중재안을 제시했다. 의사 출신인 안 의원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러자 한동훈 비대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은 "의제를 제한하지 않고 건설적인 대화를 해서 좋은 결론을 내야 한다"고 호응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6일 대구 달성군 사저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정부가 논의 불가를 공언한 '2000명 증원' 규모를 조정하는 문제도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울산 남구 신정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다.

 

한 위원장은 '2000명도 타협이 가능하느냐'는 질문에 "저는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대화를 함에 있어 의제를 제한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부는 "증원 규모 조정은 불가하다", 의료계는 "증원안이 철회돼야 대화할 수 있다"며 '강대강'으로 충돌하고 있다. 이런 꽉막힌 상황에서 한 위원장이 증원 규모까지도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드러내 정부 대응이 주목된다.


한 위원장은 전날만해도 증원 규모 조정에 대해 "어떤 방향성을 제시하는 건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하루 만에 대화 의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방향성이 담긴 입장을 내놓은 셈이다.

 

그는 앞서 대구 달성군 사저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박 전 대통령은 한 위원장에게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단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해 조언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지금 가장 핫한 이슈가 의대 정원 문제이고 박 전 대통령께서도 여러 말씀을 주셨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의정갈등과 관련해 "의대 정원 숫자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국민이 피해자가 되는 의·정 강대강 충돌을 여기서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국민의힘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이 26일 경기 성남시의회에서 열린 '의대 증원 관련 입장 발표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앞서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 전공의 등과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한 뒤 △범사회적 의료개혁 협의체 구성 △2000명 의대 정원 증원안에 대한 재검토 △의사들이 환자 곁으로 복귀하도록 정부가 적극 대처 등 중재안을 도출했다.

안 의원은 회견 직후 "증원은 찬성하지만 현실적으로 점진적 증원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풀어야 한다고 본다"며 "지금 제일 큰 걸림돌은 2000명에서 한명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정부 입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냥 2000명 (증원) 하면 누가 보더라도 인위적으로 만든 숫자가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달 이상 의정충돌에 따른 의료 공백은 환자 불안·국민 불편을 가중시켜 여당에게 악재로 작용하는 형국이다. 총선이 보름 남은 만큼 의·정 대타협이 시급하고 이를 위해선 의료계 입장을 일부 수용해야한다는 여권 내 공감대가 적잖다. 관건은 증원 규모 조정이다.

정부는 그러나 2000명 증원에 쐐기를 박는 움직임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의대 교수진을 비롯한 의료인들은 의료 개혁을 위한 정부와의 대화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으나 의료계의 증원 철회 요구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늘어난 정원 2000명을 지역거점 국립의대를 비롯한 비수도권에 중점 배정하고 소규모 의대 정원 증원을 통해 지역, 필수 의료 강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5월 안에 모든 조치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가 후퇴할 여지가 없어 보이는 상황이라 여당이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상현 후보(인천 동구미추홀구을)는 페이스북을 통해 "민심이 윤심, 당심보다 중요하다"며 의대 증원 2000명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 자세를 요구했다.

윤 후보는 "어렵사리 마련된 의정 간 대화가 정부의 '의대 정원 조정 불가' 입장으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며 "2000명이라는 숫자에 얽매여 대화의 끈을 놓치지 않도록 당 지도부가 나서 의정 간 조건 없는 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민심이 천심이다. 지금은 민심을 따라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서울 종로에 출마한 최재형 후보는 YTN 라디오에서 "정부는 문제 핵심인 의대 정원에 대해 '이건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에서 좀 더 유연한 자세를 가져야지 이 대화의 물꼬가 트이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서울 마포갑 조정훈 후보는 SBS 라디오에서 "'(2000명을) 유지하느냐, 부러뜨리느냐'라고 하면 협상이 안 될 것"이라며 "양측 모두 한 발씩 물러날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수도권 후보들이 정부를 압박하고 한 위원장이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다. 정부가 선회하지 않으면 당정갈등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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