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한덕수 '단일화 담판' 결렬…보수 대선가도 빨간불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5-05-07 20:22:42
金 "후보등록 할 생각도 없는 분 누가 끌어냈나"
韓, 설명없이 퇴장…이정현 "추가 만남 계획없어"
담판전 "단일화 안되면 후보등록 않겠다" 배수진
金측 "당, 金 끌어내리고 절차 다시"…국힘 "취지 왜곡"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 후보가 7일 만나 '보수 후보 단일화' 담판을 벌였으나 빈손으로 헤어졌다.
두 사람은 단일화 시한, 대상 등을 놓고 의견이 맞서 합의 도출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후보는 오는 11일까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오는 25일까지 단일화를 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김 후보에게 단일화 압박을 높이고 있어 양측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 한 후보 간 이견이 커 11일까지 단일화하는데 물리적 시간이 촉박한 만큼 보수 진영 대선 가도에 빨간 불이 켜졌다.
김, 한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만찬을 함께하며 약 1시간 15분 가량 후보 단일화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김 후보는 식사 후 기자들과 만나 "의미 있는 진척은 없었다"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 나름대로 생각한 단일화 방안에 대해 말씀을 드렸다"며 "한 후보는 (회동 전) 긴급기자회견에서 밝힌 입장에서 조금도 보태거나 제외할 게 없다는 말만 계속 했다"고 말했다. "(단일화와 관련해) 모든 것은 당에 다 맡겼다는 말씀을 계속 해주셨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만나 단일화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약속이) 6시에 돼 있는데 4시 30분에 본인이 긴급회견한 내용이 모두이고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변경될 것이 없다고 하니 대화가 조금 어려웠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다시 만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하니 (한 후보가) '만날 필요가 더 있겠느냐, 당에 다 일임하고 긴급 기자회견문이 전부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본인이 11일 지나면 (후보) 등록을 안 하겠다, 그럼 11일 지나면 자동으로 단일화되는 겁니까 하니, (한 후보는) 그렇다고(말했다). 11일까지 다른 진전이 없으면 후보 등록을 안 하겠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생각도 없고 당에서 해주는 것 외에 등록 자체에 대한 계획, 준비도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한덕수 추대론'을 띄운 친윤계를 직격하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겨냥한 것으로도 읽힌다. 그는 "전혀 후보 등록을 할 생각도 없는 분을 누가 끌어냈느냐, 후보 간 만나 대화하고 근접시킬 수 있는 기회를 다 막고 이렇게 하는 사람이 누구냐"며 "그런 점에서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직접 설명 없이 이정현 대변인에게 브리핑을 맡긴 뒤 자리를 떴다. 이 대변인은 "특별하게 합의된 사항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우리는 단일화라는 원칙, 정치를 바꿔 경제를 살리겠다는 목표에 변함이 없다"며 "한 후보가 입장을 발표한 대로 당에서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정해주면 그 입장에 응하고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한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1일까지 김 후보와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선 후보로 등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일화 만남 1시간 30분 전이다.
그는 "저는 단일화의 세부 조건에 아무런 관심이 없고 단일화 절차, 국민의힘이 알아서 정하면 된다"며 "아무런 조건 없이 응하겠다는 것이 저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투표용지 인쇄 직전까지 국민들을 괴롭힐 생각이 전혀 없다"며 "정치적인 줄다리기는 하는 사람만 신나고 보는 국민은 고통스럽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의 25일 단일화 시한을 꼬집은 것으로 비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김, 한 후보의 담판을 앞두고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늘 두 분이 단일화 로드맵을 확정 지어 줄 것을 간곡히, 간곡히 엎드려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제 더는 시간이 없다. 반드시 오늘 안에 단일화를 확정지어야 한다"면서다.
그는 "김 후보는 대선 경선 과정에서 여러 차례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와 당 지도부는 불신의 골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김 후보 비서실장인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단일화 담판이 이뤄진 서울 종로구 한 식당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날 오후 5시~5시 30분 권 위원장이 황우여 전 선관위원장을 찾아간 점을 들어 당 선관위가 단일화 절차를 강행하기 위해 토론회와 여론조사를 진행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권 위원장이) 오늘 회동은 결렬될 것이 명확하다, 오늘 저녁 곧바로 선관위를 다시 열어 내일은 후보자 토론, 모레부터 여론조사를 실시해 후보를 정하는 절차를 요구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분이 후보 단일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 대화하는 자리에 들어가기 전에 당에서는 김 후보를 끌어내리기 위해서 (작업한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나 황 전 선관위원장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는 "선관위원장 역할이 끝난 줄 알았는데 당 기조국에서 내가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아니다'라고 하고 난 물러난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간이 없기 때문에 만약 두 후보가 단일화를 합의하든 결렬되든 선관위가 기능을 하고 있으니 TV토론 방식이나 여론조사 방식 등을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