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사관'에 딱 걸렸다…수백억 챙긴 다단계 일당 검거
오다인
| 2019-04-04 19:51:16
부당이득 212억 원…10명 형사입건, 주범 2명 구속
'무료 코인'을 미끼로 6개월간 5만 6201명을 유인해 212억 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다단계 일당이 인공지능(AI) 수사관에 의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인터넷쇼핑몰 업체와 코인업체 대표 등 10명을 형사입건하고 이 가운데 주범 2명을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수사는 AI 기술을 도입한 수사 기법으로 불법 의심 업체를 적발하고 형사입건까지 한 첫 사례다.
민생사법경찰단은 지난해 시범운영 기간 AI 수사관을 통해 불법 다단계 의심업체를 적발, 내사하던 중 시민의 제보로 증거 자료를 확보했다. 이들은 수사가 진행 중인 것을 눈치 채고 압수수색에 대비해 두 차례에 걸쳐 전산자료 증거를 감추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하기도 했다.
AI 수사는 온라인 콘텐츠에서 불법 다단계 홍보가 의심되는 게시물이나 이미지를 실시간 수집·저장하고 자주 발견되는 패턴을 AI에 학습시켜 불법 키워드를 자동으로 판별하는 방식이다. 시는 지난해 다단계, 방문판매 분야를 시작으로 지난 2월부터 5개 분야(대부업·다단계·부동산·상표·보건의학) 민생 수사에 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다단계 방식 금전거래는 범죄수익이 많고 수당 지급률이 높아 현혹되기 쉽고 피해발생 가능성도 매우 높다"면서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다단계 방식으로 금전거래를 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고 했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무료 코인, 인터넷쇼핑몰 최저가 이용, 회원 추천 시 수당 지급 등을 내세워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서울 지역 1만 2058명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5만 6201명의 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대다수는 암호화폐 등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퇴직자, 주부, 노인이었다.
이들은 쇼핑몰 회원이 다른 회원을 데려올 경우 1인당 6만 원의 추천수당을 주는 다단계 방식으로 회원을 늘려나갔다. 최대 69단계의 피라미드 구조를 보인 회원도 있었다. 또 회원에게 코인 600개를 무료로 지급하며 회원을 모집했다. 희망자에겐 코인 당 5원~100원에 추가 판매하기도 했다.
이후 코인 투자 실패, 가족 직원 채용, 횡령 등 방만한 경영으로 쇼핑몰이 결국 폐쇄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회원들은 추가 회원을 모집하며 받기로 한 수당 93억 원을 받지 못했다. 아울러 서울시 수사가 시작되면서 코인 거래소도 폐쇄돼 일부 회원은 수백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투자금을 잃기도 했다.
송정재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6개월 동안 5만 6000명 이상의 회원이 모인 것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서민층이 그만큼 금융 범죄에 취약하다는 뜻"이라면서 "암호화폐, 비상장주식, 코인, 페이, 인터넷쇼핑몰 포인트 등 지능화·광역화되고 있는 시민피해유발 범죄에 대해 지속적으로 적극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오다인 기자 od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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