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잦은 전산장애 원인은?

오다인

| 2018-10-02 09:30:37

"회선 문제"→"서버 과부하" 말 바꿔
전문가 "시스템 수요 예측 잘못 시인한 셈"

우리은행 전산장애가 반복되면서 원인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용자 불편에 대한 우리은행 측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일면서 우리은행의 전산시스템을 정부가 나서서 감사해야 한다는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10여건 등록된 상태다.
 

▲ 지난 9월21일 우리은행 홈페이지에 타행 이체 장애가 공지된 모습 [우리은행 홈페이지 캡처]

 

추석 연휴 직전 장애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타행 공동망으로 정보를 내보내는 서버의 과부하"가 원인이었으며 "이에 서버를 증설했다"고 지난 9월28일 본지에 밝혔다. 그러나 IT 전문가들은 "이같은 진단이 사실이라면 애초에 시스템 수요 예측을 잘못했다는 걸 시인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수요 급증 시에 대비해 가용량을 최대치로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에 실패했다는 뜻"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우리은행이 장애 발생 당시 "금융결제원과의 회선 문제"라고 밝혔다가 이후 "서버 과부하"로 말을 바꾼 것도 의혹을 증폭시키는 부분이다. 회선은 네트워크 쪽 문제인 반면 서버는 시스템 쪽 문제다. 원인 분석이 제대로 됐다면 이처럼 완전히 다른 분석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은행 전산시스템 담당자조차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은행 전산시스템의 서비스 장애 문제는 올해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IT업계 쪽에서는 "시스템 관리·설정이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5월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등록된 "다른 사람의 계좌 입출금 내역이 들어오고 있다"는 글을 들 수 있다. 이 글을 올린 이는 "어떻게 구현을 하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느냐"며 "다른 사람의 계좌 잔액까지 나온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사건이 발생하기 하루 전에 우리은행이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도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은행 시스템 개발에 정통한 IT 전문가는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 시 이런 문제가 충분히 예상됐으리라 보인다"면서도 "다만 우리은행의 추석 장애는 차세대 범위가 아닌 이용 폭주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은행은 보통 폭주에 대비해 시스템을 확장하는데 우리은행의 경우 이같은 조치를 제대로 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은행 전산시스템의 가용성은 "평일에는 20% 이내로 유지돼야 하고 주말 또는 휴일에는 70% 이내로 유지돼야" 한다. 이런 수준을 초과하면 장애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우리은행뿐만 아니라 모든 시중은행이 서버 용량을 확보해야 하는 숙제를 갖고 있다"고 밝힌 그는 "우리은행에서만 문제가 불거지는 이유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며,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은행 내부 문제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 역시 "이같은 장애는 시스템 수요 예측이 잘못돼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휴 등 특정 시기에만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 운영단에서 해당 시기에 용량이 어느 정도 늘어날지 예측하지 못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시스템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우리은행 전산시스템의 수요 예측 실태와 용량 확보 현황 등을 제대로 살펴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KPI뉴스 / 오다인 기자 od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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