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공약 '경부선 지하화' 힘 실릴까…여당發 첫 '특별법안' 국회 제출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3-11-14 18:46:10
정부와 함께 만든 '사실상의 정부안'…"야당도 반대 분위기 아냐"
경부선·경원선·경인선 철도 지하화를 추진하기 위한 특별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특히 여당 소속 의원이 정부 및 유관기관과 함께 만든 '사실상의 정부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이 사업에 본격적으로 힘이 실릴지 관심이 쏠린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제21대 국회에서 여당 의원이 도심 철도 지하화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땅 위에 있던 철도를 지하로 옮기고, 철도가 있던 자리에 확보된 지상 공간은 통합적으로 개발해 도시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이 법안 취지다.
이 사업은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후보시절인 지난해 1월 '경부선(서울역~당정), 경원선(청량리~도봉산), 경인선(구로~인천역)' 철도를 지하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도심 철도는 지역의 단절, 주변 지역의 낙후, 환경 악화의 원인"이라며 "지하화를 통해 도심지역을 미래형 도시로 재창조할 때가 됐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상 철도를 품고 있는 지역들로서는 대선 공약 이전에 오랜 숙원이었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이 드는 데다, 기존 철도건설 사업 체계로는 사업 추진이 어려워 그동안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재정만으로 부담하기에는 너무 큰 돈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저마다 방법을 고민했지만, 확실한 근거 법규가 마련되기 전에는 검토 수준에서 나아가기 어려웠다.
권 의원이 이번에 발의한 특별 법안은 현실적으로 사업 추진을 할 수 있는 재원조달 구조를 담고 있다. 지상철도를 지하에 신규로 건설하고, 철도부지 및 인접지역을 고밀・복합 개발하여 발생하는 수익으로 건설비용을 충당한다는 구상이다. 쉽게 말하자면 지하개발의 '막대한 비용'과 상부개발의 '막대한 이익'을 뒤섞어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우선 정부가 지상 철도부지를 사업시행자에게 현물출자하고, 사업시행자는 그것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지하 철도건설 사업비를 선투입한 뒤 상부토지를 조성‧매각해 투입비용을 회수하도록 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개발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용적률, 건폐률 등 특례와 부담금 감면, 도로 등 기반시설 지원 등 방안을 함께 규정했다.
이번 법안은 첫 '여당안'이자, 사실상 '정부안'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무게가 실린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철도 지하화 특별법'을 상반기 중 발의하겠다고 한 바 있으나, 관계 기관 협의 등이 지연되면서 시한을 넘겼다. 입법부 일정 등을 고려하면 정부안을 제출하기 이미 늦은 상황이다. 이런 차에 권 의원이 법안을 준비했고, 이 과정에서 정부 입장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었다. 충분한 검토를 한 만큼 현실적인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발의된 법안이 상임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된다면, 논의 과정도 비교적 순탄할 전망이다. 철도 지하화 공약과 관련이 있는 수도권 지역의 의석 구조 등을 함께 고려할 때 야당의 큰 반대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권 의원실 측의 설명이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의원 가운데 김경협 의원이 지난해 2월, 허종식 의원 올해 9월 각각 도심 철도 지하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국회 국토위 관계자도 "야당도 도심 철도 지하화 사업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문제는 시간이다. 제21대 국회의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물리적인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권 의원은 법안 논의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권 의원은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프로젝트"라며 "정부의 공약이자 핵심 국정과제인 만큼 법안이 통과돼 조속히 사업이 첫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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