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년 전 저울 만들던 IBM, 이제 AI 기업으로
오다인
| 2019-01-04 19:36:24
"AI는 '증강지능'…인과관계 기반으로 변화"
1911년 6월 미국에서 '전산제표기록회사(CTR)'가 출범했다. 구멍이 송송 뚫린 카드(천공카드)로 요약된 정보를 저장·제공하는 회사였다.
이와 함께 상업용 저울과 시간 기록계, 고기나 치즈 슬라이서까지 만들었다. 미국 전역과 캐나다에서 일하는 직원만 1300명에 달했다.
3년 뒤인 1914년 토마스 J. 왓슨이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CTR은 더욱 크게 성장했다. 1924년에는 사명을 'IBM'으로 변경하고 PC를 개발했다. 현재 우리가 아는 IBM의 초기 역사다.
"IBM의 변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장화진 한국IBM 사장은 3일 이렇게 말했다. 108년 전 저울을 만들던 회사에서 IBM은 이제 인공지능(AI)을 주도하는 핵심 플레이어가 됐다.
구글 '알파고'가 등장하기 전까지 AI의 대명사처럼 여겨진 슈퍼컴퓨터 '왓슨'은 IBM 초기 사장 토마스 J. 왓슨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왓슨'은 2011년 2월 미국의 퀴즈쇼 '제퍼디!'에 출연해 완승을 거두면서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을 초월했다는 것'을 세상에 알렸다.
'왓슨'은 자연어 처리에 특화돼 있다. 자연어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언어를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같은 '인공어'와 구분해 부르는 말이다. 즉, '왓슨'은 인간처럼 정보를 학습·추론해 문제를 해결한다.
장 사장은 지난 한해를 'AI 확장의 원년'이라고 정의하면서, 개념검증(PoC)을 넘어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시도가 활발하게 일어났다고 밝혔다. 실제로 맞춤형 의료·신약 개발, 수면 개선, 식단 추적 등을 비롯해 쇼핑 추천, 콜센터 보조 등에도 '왓슨'이 쓰이고 있다.
이어 "'왓슨'이 고객 응대용 '챗봇'에서 다양한 산업으로 활용 영역이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왓슨'은 기업들의 입사전형 같은 인사관리에 활용됐다.
IBM은 AI를 다르게 정의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장 사장은 "IBM은 AI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아니라 '증강지능(Augmented Intelligence)'이라고 정의한다"고 했다. 컴퓨터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를 통해 인간의 지능을 강화한다는 뜻에서다.
또 "지금까지 AI가 안을 들여다볼 수 없는 '블랙박스' 같았다면 올해부터는 '유리상자'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컴퓨터가 어떻게 학습하고 훈련하는지 그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겠다는 의미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21년까지 아태지역 AI 시장은 연평균 69.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2018년 4월 기준). 금액으로는 50억달러에 달하는데, 아태지역 기업의 70%가 AI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IDC는 밝혔다.
장 사장은 "향후 AI 도입의 장애 요소였던 데이터 부족과 신뢰성 문제를 해결하고, AI 윤리 이슈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촉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엄경순 한국IBM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전무는 "올해 AI 업계에 많은 진전이 있을 것"이라며 "AI가 기존의 상관관계 기반에서 점차 인과관계 기반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기업이 개발·제공하는 AI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AI의 복잡성이 커짐에 따라 양자컴퓨팅을 활용해 이를 개선하려는 시도가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오다인 기자 od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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