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술실 CCTV' 토론회…의사회, 극렬 반대

남경식

| 2018-10-12 17:46:12

반대 근거, 환자 신체 노출·영상 유출·집중도 저하

경기도가 지난 1일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서 '수술실 CCTV' 운영을 시작한 데 이어 내년 경기도의료원 전체로의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의사회는 반대 입장을 강력히 표명했다.

경기도는 12일 이재명 지사 주재로 '수술실 CCTV 설치·운영 관련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경기도의사회 강중구 부의장은 "국민 건강을 위해 힘쓰고 있는 절대 다수의 의사들에게 감시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환자들의 불신을 조장하는 것은 빈대를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술실은 목욕탕, 화장실과 마찬가지로 신체 중요 부위가 노출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자신의 벗은 몸이 카메라에 노출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CCTV 영상은 관리를 아무리 잘해도 해킹 등의 방법으로 인터넷에 유출될 수 있다"며 "보안에 엄청난 비용을 들인 은행도 뚫리고 심지어 국방부도 뚫리는 세상에서 보안을 철저히 한다 한들 완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 12일 열린 '수술실 CCTV 설치·운영 관련 토론회'에서 경기도의사회 이동욱 회장은 "수술실 근무의사 78%가 수술실 CCTV 설치를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유튜브 캡처]

경기도의사회 이동욱 회장은 자체 조사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하면서 "수술실 근무의사 78%가 수술실 CCTV에 설치를 반대했다"면서 "반대하는 이유로 60%가 집중도 저하를 들었다"며 "수술실 집중도가 떨어지면 그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또한 "환자가 CCTV 촬영을 원한다고 했을 때 의사 48%가 다른 의사에게 수술을 권유하고 싶다고 답했다"며 "의사와 환자의 신뢰 관계가 깨질 것이다"고 주장했다.

수술실 CCTV를 운영 중인 안성병원의 이경준 비뇨기과 의사는 "비뇨기과에서는 환자들이 본인의 주요 부위가 노출되니까 촬영 동의를 거의 안 한다"면서도 "한번은 수술이 잘못되면 어떻게 할 거냐며 CCTV 촬영을 해야 한다고 제 앞에서 이야기하는 걸 들으니 기분이 상당히 안 좋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토론회에서 수술실 CCTV 도입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의견이 펼쳐진 가운데 반론 또한 이어졌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카메라가 아닌 CCTV를 요구하는 것이다"며 "수술실에 누가 들어오고 뭘 하는지를 아는 정도지 환자의 신체 부위를 정밀하게 촬영하는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환자 안전을 위한 거라고 생각한다면 CCTV가 찍고 있다고 의사가 수술을 제대로 못할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안성병원 김영순 수간호사는 "처음에는 CCTV의 시선이 의식되는 것도 있었지만 일에 몰두하다 보니까 차츰 잊어버리게 됐다"며 "지금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만약 수술실 CCTV 확대가 옳지 않고 하지 말아야 된다는 결론이 나면, 확대가 아닌 취소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