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극한 대립…'상흔' 안고 총파업까지 가나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4-07-02 17:56:36

중노위 사후조정에도 합의 도출 실패
전삼노, 8일부터 사흘간 1차 총파업 예고
창사 55년만의 총파업…노조 정통성에도 영향
노사 강경 대치…관건은 파업 참여 규모

삼성전자 노사가 극한 대립으로 치닫게 됐다. 수차례 협상과 중앙노동위윈회(중노위)의 사후조정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총파업이라는 악수에 직면했다.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 정도와 회사 안팎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버스 농성을 벌이는 모습. 버스 농성은 지난 5월29일부터 이어지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홈페이지]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는 오는 8일부터 사흘간 총파업을 진행한다고 예고했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전날 파업을 선언하며 "사후조정회의에서 나온 사측 제시안이 조합 대의원과 집행부 모두를 분노케 했다. 우리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임금 무노동 총파업으로 투쟁한다"고 밝혔다.

'총파업 선언문'을 통해 노조가 밝힌 파업 이유는 '사후 조정 2주 동안 노조의 요구를 전혀 수용하지 않았다'는 것.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달 27일 3차 조정회의를 마쳤고 지난 1일에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과도 교섭했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회사 쪽은 △ 평균 임금인상률 5.1% (기본인상률 3.0%+성과인상률 2.1%) △일회성 여가 포인트(50만원) 지급 △휴가 의무 사용 일수 2일 축소(재충전 휴가 2일 미사용 시 보상) △노사 간 상호협력 노력 4가지를 제시했다.

노조는 △ 기본 임금 인상율 3.0%를 거부한 855명 조합원에게 보다 높은 인상률을 적용하고 △성과급(OPI)을 투명하게 개선하며 △ 유급휴가 약속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파업 선언 이후로는 무임금 파업으로 발생할 임금손실을 보상하라는 내용을 추가하고 높은 인상률 적용 대상을 '855명 조합원'에서 '855명 포함 전 조합원'으로 수정했다.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조합원들이 지난 5월 24일 삼성전자 사업지원TF(옛 미래전략실)가 있는 서초 사옥 앞에서 '가자! 서초로!' 라는 구호를 내걸고 '3만 삼성전자 조합원과 함께하는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김윤경 기자]

 

노사가 타결점을 찾지 못하면 삼성전자는 창사 55년만에 처음으로 총파업 상황에 처하게 된다.

노조는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 정도에 따라 정통성을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참여자가 적으면 노조를 이끌어갈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파업의 상흔이 남을 수 있지만 노사 양측 입장은 강경하다. 회사 측은 '중노위 중재하에 도출한 합의안을 노조가 부정했다'고 주장하나 노조는 '파업 책임은 회사에 있고 더 이상 평화적 쟁의 행위는 무의미하다'고 반박한다.

파업 여파에 대해서도 관측이 갈린다. 회사측은 "수 천명 연차 휴가에도 회사는 잘 돌아가고 있다"면서 "업무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조합원들이 파업할 경우 파업이 실패하는 경우는 없다"고 자신하며 "업무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삼성전자 노조는 8일 오전 11시 경기도 화성 H1사업장 앞에 모여 파업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총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1차 파업은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이나 회사측에서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2차와 3차로 파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파업 근태' 시스템을 적용, 파업 참여자와 결근자, 휴가자를 구분할 예정. 파업 근태 인증을 한 사람에게는 무임금이 적용된다.

노조는 당장의 임금 손실은 있지만 '협상이 타결되면 파업 참여자에게 충분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조합원들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노사 강경 대치…관건은 파업 참여 규모


노사 양측의 강경 대치 속에서 관건은 파업 참여 규모다. 현재로선 몇 명이 파업에 참여할 지 예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전삼노 가입 조합원의 수는 2만8443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 중 약 23%에 달한다. 이들이 모두 동조하면 총파업 여파는 상당할 전망이다. 하지만 참여 정도가 어느 정도일지는 예측불허다.


삼성전자는 "명분이 타당하지 못한 파업이라 참여 인원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특히 "협상안에 거부한 855명의 이권 회복을 주요 사안으로 걸어 내부적으로도 잡음이 적지 않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삼성전자 노조는 전날 파업 선언 이유로 '임금협상 서명을 거부한 855명 조합원에게 높은 인상률을 적용할 것'을 내걸었지만 조합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대상을 '855명 포함 전 조합원'으로 고쳤다.

사측과의 갈등이나 후폭풍을 염려하는 조합원들의 소극적 태도도 변수다. 마음으로만 후원하고 파업에는 동참하지 않는 조합원들이 더 많을 수도 있다.

노조는 파업 참여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조합원 설문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 노조의 첫 총파업 시도가 극적 타결을 맞을 지, 큰 파장을 일으킬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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