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이상무"…상위 1% 백화점VIP 그들이 사는 세상

남경식

| 2019-01-07 17:42:45

1% 불과한 VIP의 매출 비중, 33% 달해
차별화 서비스, 선정기준 다양화로 VIP 확보 경쟁

경기불황으로 소비자심리가 위축됐음에도 백화점 VIP의 매출은 오히려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 신세계, 현대, 한화갤러리아 등 대형 백화점들은 VIP 잡기에 열중이다.

지난 4일 인천터미널점을 오픈한 롯데백화점은 이전에 같은 자리에서 운영하던 신세계백화점의 VIP 고객에게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인천터미널점은 21년 동안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해왔다. 신세계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은 연매출이 7000억원에 가까워 강남점, 센텀시티점, 본점에 이어 4번째로 매출이 많은 '알짜 매장'이었다. 하지만 2012년 자금난에 빠진 인천시가 인천터미널을 매물로 내놓고, 이를 롯데가 인수하며 주인이 바뀌게 됐다.
 

▲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 외관 [롯데쇼핑 제공]


롯데백화점이 신세계백화점 VIP 고객을 끌어온 이유는 전체 매출 중 VIP가 차지하는 큰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에서 VIP로 선정된 고객은 2%였지만, 이들이 발생시킨 매출은 전체의 33%였다. 인천터미널점에서 VIP의 매출은 약 230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더군다나 신세계백화점에서 VIP 매출의 증가율은 2016년 6%, 2017년 18%, 2018년 31%로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VIP 고객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큰 건 신세계백화점만의 특수사례가 아니다.

롯데백화점의 VIP 고객 매출 비중은 2015년 22%, 2016년 22.8%, 2017년 24%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현대백화점의 VIP 매출 비중도 매년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타임월드에서는 상위 10% 고객이 전체 백화점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VIP 매출 신장률은 매년 두자릿수에 달한다.
 

▲ 롯데백화점에서 VIP 대상 에비뉴엘스쿨 '뷰티클래스'가 진행되고 있다. [롯데쇼핑 제공]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서민 경제는 나빠졌지만, 최상위층들의 경제력은 유지되는 양극화 현상"이라며 "물가가 비싸졌기 때문에 구매 액수 또한 증가해, VIP 매출이 증가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곽 교수는 "경기가 좋을 때는 VIP가 아니어도 명품을 구매했던 계층이 이제는 절제를 하고 있을 것"이라며 "매대에 명품들이 더 많이 보이기 때문에, VIP 입장에서는 소비 욕구가 더 커졌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매출을 크게 좌지우지하는 VIP 고객을 잡기 위해 백화점들은 VIP 고객을 위한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본점, 잠실점, 월드타워점, 부산본점, 대구점, 센텀시티점 총 6개 점포에서 '에비뉴엘 VIP' 고객들에게 '퍼스너 쇼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문 퍼스너 쇼퍼가 동행하며 고객에 맞는 브랜드 및 제품, 행사를 안내해주는 '동행 쇼핑 서비스', 에비뉴엘 라운지에 구비된 쇼핑책자로 상품을 고르고 구매한 상품을 차량까지 적재해주는 '라운지 쇼핑 서비스' 등이 '퍼스너 쇼퍼 서비스'에 포함된다.

또한 롯데백화점은 지난 2010년 업계 최초로 프랑스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와 VIP 서비스 제휴를 시범적으로 진행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총 8개 국가의 유명 백화점들과 제휴를 맺고 있다. 혜택은 구매 시 10~20% 할인, VIP 라운지 이용 및 다과 제공 서비스 등이다.

 

▲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 VIP 고객들이 갤러리아에서 제공한 밴 차량에서 하차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제공]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안에 타임월드 VIP 고객만을 위한 VIP 클럽 라운지를 백화점 외부에 별도로 대전지역에 신설할 계획이다. VIP 클럽 라운지는 갤러리아가 엄선한 상품과 VIP 고객만을 위한 커뮤니티룸과 휴식 라운지 등 서비스가 접목된 공간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한편 타임월드는 지난 11월부터 상위 1% 고객들만을 위해 '그레이트 쇼핑'이라는 VIP 신규 프로그램을 운영, 대전의 VIP 고객들이 서울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쇼핑할 수 있게끔 편의서비스도 도입했다. 타임월드는 VIP 고객에게 '연예인 밴'이라 불리는 스타크래프트 차량을 명품관 왕복 교통편으로 제공하는 등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플래티늄 이상 VIP 고객에게 '열차·버스 테마여행'을 제공 중이다.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문화재를 방문하고 지역 명소를 탐방하는 등 지역 경제 발전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별로 선택할 수 있는 문화 서비스를 늘려, '고객 맞춤형 문화 서비스'를 진행하는 등 VIP를 위한 혜택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VIP 매출 비중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이처럼 백화점들이 VIP 마케팅에 열중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신세계백화점 VIP 멤버스바 전경 [신세계백화점 제공]

허경옥 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는 "백화점 VIP 기준이 세분화되고 낮아지면서 VIP 대상이 늘어났다"며 "새롭게 VIP가 된 고객들의 소비 심리 때문에 전체 매출이 더 증가했을 것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은 2017년 5단계였던 VIP 등급을 6단계로 확대하며 '레드' 등급을 신설했다. 새로운 기준에 따라 VIP로 선정된 고객은 89%에 달했다. 20~30대 고객 비율도 65%에 육박했다. 이처럼 VIP 기준의 문턱을 낮춘 이유는 VIP 고객을 선점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성환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은 "젊은 VIP 고객들은 구매력이 높아지는 40~50대가 되어서도 기존 혜택으로 익숙한 동일 백화점에서 쇼핑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맞춤 전략으로 젊은 VIP 확보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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