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고공행진 어디까지?…식음료 '최장수 CEO' 이석구 주목

남경식

| 2018-12-04 17:34:45

스타벅스 올 3분기에 이미 지난해 실적 뛰어넘어
최장수 CEO 이석구 대표의 '디지털 혁신'경영 눈길
美스타벅스 x 韓신세계 '합작회사'의 힘…한국 최초 서비스도 글로벌 화제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1위 스타벅스코리아의 실적 고공행진이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불황 속에서도 유독 스타벅스코리아가 승승장구하는 비결로는 국내 유통대기업 신세계와의 합작회사라는 점과 함께 11년째 CEO를 맡고 있는 이석구 대표의 '혁신' 행보가 손꼽힌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올해 3분기까지 매출 1조1042억원, 영업이익 101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1조2634억원, 영업이익은 1144억원이어서 스타벅스코리아의 올해 실적은 지난해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경쟁업체인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들과의 격차도 상당하다. 매출 규모 2~4위인 투썸플레이스, 이디야커피, 커피빈의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각각 1856억원, 1841억원, 1577억원으로 스타벅스의 14~17%에 그쳤다.

 

▲ 스타벅스 리버사이드 팔당 DT점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스타벅스코리아는 최근 5년 동안 평균 매출 증가율이 26.4%, 영업이익 증가율은 34.7%에 달한다.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스타벅스코리아는 2016년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중 최초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내년에는 연매출 2조원에 도달할 전망이다.

매장 숫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1140개에서 올해 1245개로 1년새 매장이 100개 넘게 증가했다. 특히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서만 11개 점포가 늘어나는 등 핵심 상권 위주로 영향력을 더 높이고 있다.

이처럼 스타벅스가 한국 토종 커피업체들을 압도하는 원인으로는 스타벅스코리아가 미국 스타벅스와 국내 유통대기업 신세계그룹의 합작회사라는 점이 거론된다.

1997년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미국 스타벅스 본사는 각각 50%씩 투자해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당시로서는 큰 금액인 100억원을 투자했다. 신세계그룹이 외국계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한 것도 스타벅스가 최초였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스타벅스 직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 결정에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의 의중이 주요하게 반영됐다. 정 부회장은 90년대 초 미국 브라운대학 유학시절 스타벅스를 접한 뒤 국내에 들여오겠다고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매일 아침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고 말하는 등 스타벅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스타벅스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사의 유통망을 활용해 한국에서의 사업에 빠르게 안착했다. 뿐만 아니라 스타벅스의 강점으로 꼽히는 전 매장 '직영점' 체제도 신세계그룹의 자금력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스타벅스는 사업 초창기부터 높은 임대료를 감수하고 공격적으로 주요 상권에 입점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전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어 음료 개발 등 새로운 정책을 펼치기 수월하고, 고객들의 피드백도 즉각 반영할 수 있다"면서 "중소 프랜차이즈 업체는 여러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싶어도 자금적으로 부담이 돼 그렇게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스타벅스 본사는 스타벅스코리아와 비슷하게 일본 소매업체 '사자비 리그'와 합작회사로 운영하던 '스타벅스 재팬'을 2014년 100% 자회사로 전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코리아도 같은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당시 존 컬버 스타벅스 중국·아시아·태평양 총괄그룹 사장은 "스타벅스는 신세계와 강력한 파트너십을 유지해왔다"며 "한국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며, 앞으로도 계속 신세계와 함께 한국 사업을 확장할 것이다"며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 이석구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스타벅스코리아 제공]

이처럼 스타벅스의 한국 상륙을 정용진 부회장이 성사시켰다면, 매출 1조원 공룡으로 성장시킨 밑바탕에는 이석구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의 '혁신' 행보가 자리하고 있다.


이석구 대표는 2007년 취임 이후 11년째 스타벅스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1997년 법인 설립 이후 절반 넘는 기간 동안 이석구 대표가 경영을 맡아온 것이다. 이 대표는 신세계그룹 내 최장수 CEO일 뿐만 아니라 식품업계 현직 대표이사 중에서도 최장수 CEO다.

이 대표는 일주일에 두세번 스타벅스 매장을 찾아 유니폼을 입고 직접 손님을 응대했다. 고객 반응을 살피기 위해서였다. 11년간 이 대표의 매장 방문은 총 5000회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이 대표는 세계의 그 어느 스타벅스에도 없었던 '사이렌 오더', '드라이브 스루 매장 화상 주문 시스템' 등 한국에 특화된 여러 서비스를 연이어 선보였다.

'사이렌 오더'는 스타벅스 매장 2km 반경에서 모바일을 통해 음료를 미리 주문 및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출퇴근시간, 점심시간 등 혼잡시간대에 빠른 주문을 원하는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사이렌 오더를 개발했다. 사이렌 오더는 누적 주문이 5000만건에 달할 정도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고, 본사가 있는 미국에 역수출되기까지 했다.

또한 스타벅스코리아는 2012년부터 전국 모든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서 화상 주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세계 스타벅스 중 최초로 스타벅스코리아에서 개발한 서비스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서 스피커폰을 통해 주문을 하지만, 얼굴을 맞대고 주문하는 것을 선호하는 한국 문화의 특성을 고려해 화상 주문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매년 연말 화제의 중심이 되는 스타벅스 플래너도 한국에서 유독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스타벅스코리아가 디자인팀을 직접 운영하며 플래너의 만듦새에 공을 들이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세계 법인 중 디자인팀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본사인 미국을 제외하면 한국이 유일하다.

이처럼 스타벅스는 이석구 대표의 지휘 아래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커피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혁신' 행보는 스타벅스가 국내에서 압도적인 1위 커피 프랜차이즈 지위를 유지하는 비결로 거론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디지털 설문 조사 프로그램인 '마이 스타벅스 리뷰'를 통해 수집한 다양한 고객 의견을 빅데이터로 활용해 제품 개발과 서비스 개선에 반영하고 있다"며 "'현금 없는 매장'을 시범 운영하면서 현재 403개 매장에서 미래 신용 사회에 대비하는 등 '디지털 혁신'을 통해 고객 서비스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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