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대표, 회원들 피싱 9억 챙겨
오다인
| 2018-09-13 17:31:37
검찰 "암호화폐는 몰수·추징 등 피해 구제 어렵다"
암호화폐 거래소 대표가 회원들을 피싱해 9억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과거 해킹당했으나 추적이 어려워 피해를 보상받지 못했던 경험에 착안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서울동부지검 사이버수사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암호화폐 거래소 '디지털게이트코리아' 대표 김모(33)씨를 컴퓨터 등 사용 사기와 정보통신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 침해 등)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피싱사이트를 제작하는 등 범행에 공모한 프로그래머 이모(42)씨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거래소 회원 61명이 보유한 약 239만 리플(XRP)을 본인 계정에 옮기는 수법으로 9억원가량을 빼돌렸다. 리플(ripple)은 암호화폐의 일종이다.
이들은 피싱사이트를 개설한 뒤 한국과 일본의 거래소 회원들에게 '보유 중인 암호화폐를 이관하라'는 이메일을 발송했다. 회원들이 피싱사이트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입력된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틀립니다'라는 문구를 보여줬으나 실제로는 해당 계정 정보를 빼돌렸다.
피싱 이메일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암호화폐를 옮길 수 있는 회원들에게만 발송됐다.
특히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피싱사이트 서버를 미국에 두고 이메일 발송 등에 이용했다. 검찰은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공조해 관련 의혹을 인지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던 2015년 해킹을 당했으나 추적에 실패해 피해를 보상받지 못했다. 그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유사 범행을 저지르더라도 추적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등은 빼돌린 리플을 현금화한 뒤 생활비 등으로 대부분 탕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암호화폐는 현재 몰수·추징이나 계좌 지급정지 등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피해 구제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오다인 기자 od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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