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감사제는 '빛 좋은 개살구'…일본선 평상시 가격
남경식
| 2018-11-19 17:26:27
일본 유니클로, 평상시에도 감사제 가격에 판매
글로벌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가 대표상품 히트텍, 후리스 등을 할인판매한 '유니클로 감사제'는 성황리에 진행됐다. 그러나 할인품목 개수나 할인폭은 적었을 뿐 아니라, 할인된 가격이 일본에서의 평소 판매가와 비슷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유니클로는 '히트텍 엑스트라 웜' 성인용을 5000원 할인된 1만4900원, '후리스티셔츠'를 2000원 할인된 1만2900원에 판매하는 등 할인행사와 함께 10만원 이상 구매 고객들에게 '유니클로 미니 토트백'을 증정하는 등의 내용으로 '유니클로 감사제'를 16~19일 나흘간 열었다.
유니클로 감사제는 TV CF와 네이버 메인 광고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유니클로 홈페이지는 접속자 폭주로 일시적인 장애가 발생했고, 감사제 첫날 유니클로 명동 매장에는 오픈 시간 전부터 수십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할인품목이 적고, 할인율도 그리 높지 않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지난 주말 유니클로 감사제를 찾았다는 의류업계 관계자는 "감사제라고 하길래 판매 품목 전반에 걸쳐서 할인이 되는 건줄 알았는데, 극히 일부 품목만 할인중이었다"면서 "할인율도 평상시 세일과 다르지 않아 '낚시성' 행사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다른 국내 SPA브랜드들의 할인행사와 비교하면 유니클로 감사제의 할인율은 낮은 편이다.
국내 패션기업 신성통상(대표 염태순)은 이달 9~19일 자사 9개 브랜드가 모두 참여하는 패밀리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SPA브랜드 '탑텐'도 이 행사에 참여해 '다운 블루종'을 70%, '롱기장 시리우스 다운점퍼'를 64%, '스포츠롱다운점퍼'를 60% 할인하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이랜드월드(대표 정수정)의 SPA브랜드 '스파오'도 12~18일 9주년 기념할인 1탄으로 맨투맨, 후드 최대 50% 할인 및 '웜히트' 1+1 판매 등을 진행했다. 곧바로 19~23일에는 2탄으로 웜히트 50% 할인, 플란넬 셔츠 50% 할인 등을 이어갔다.
삼성물산(대표 이영호) 패션부문의 SPA브랜드 '에잇세컨즈' 역시 12~19일 '온라인 단독 상품 핫딜' 전상품을 4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처럼 국내 SPA브랜드의 최대 할인율은 적게는 40%, 많게는 70%였다. 하지만 유니클로 감사제의 할인율은 13~33% 수준이었다.
유니클로는 감사제를 홍보하며 최대 할인율이 50%라고 강조했지만, 50% 할인 상품은 단 하나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히트텍 니트캡'이란 모자제품으로 유니클로의 주력 상품은 아니었다. 소비자들이 거의 구매하지 않는 비인기상품인 모자를 최대 50%할인해준다고 홍보한 셈.
SPA브랜드 관계자는 "SPA브랜드는 다른 의류 브랜드보다 마진이 적은 편이라 할인폭이 크기는 힘들다"면서도 "가격적인 부분을 기대하고 유니클로를 찾은 소비자들이 실망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니클로는 매출이 워낙 많아 광고비 지출도 천문학적이다"며 "TV를 틀면 광고가 나오니 유니클로로 사람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대표 홍성호)는 지난해 매출이 1조2376억원에 달했다. 국내 SPA브랜드의 전체 매출 규모는 3조7000억원 수준이라, 유니클로 매출이 1/3에 육박하는 셈. 지난해 경쟁사인 스파오는 3200억원, 탑텐은 2300억원, 에잇세컨즈는 18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유니클로는 낮은 할인율에도 불구하고 경쟁업체들보다 4~6배 높은 매출을 바탕으로 막대한 광고를 집행해 연말 할인행사에서 화제의 중심이 된 것이다.
게다가 유니클로 감사제 때의 한정판매가는 일본 유니클로에서의 평상시 판매가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도 지적받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유니클로 온라인 스토어 가격을 비교한 결과, '히트텍 엑스트라 웜크루넥'은 감사제 때 5000원 할인된 1만4900원에 판매됐지만, 일본에서는 평상시 판매가가 약 1만4900원(1500엔)으로 확인됐다. 1만9900원에 판매된 '플란넬셔츠'는 일본 판매가는 약 1만9800원(1990엔)이었다. 3만9900원에 판매된 '울트라라이트다운 컴팩트'의 일본 판매가는 약 3만9700원(3990엔)이었다.
이에 대해 유니클로는 "각국의 세금, 물류, 인건비 등 요인으로 인해 상품 가격대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온라인 스토어 가격에 8% 소비세를 더한 가격이 소비자가 실제로 지불하는 가격"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유니클로의 제품들이 일본이 아닌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니아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생산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처럼 큰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쉽사리 납득하기 힘들다.
국내 의류유통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가 국내와 일본의 판매가 차이, 욱일승천기 논란 등으로 비판을 받은 적이 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며 "만약 국내 브랜드에서 그런 문제가 발생했다면 바로 문을 닫아야 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 제기를 해봤자 별다른 반응이 없으니 소비자들도 유니클로 이슈에 목소리를 내지 않게 됐다"고 토로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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