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삼성바이오, 그룹과 소통 단서 포착"

장기현

| 2019-03-21 18:50:24

국민연금, 분식회계 의혹 삼성바이오 재무제표·이사선임 반대
주총 앞두고 수탁자전문위 결정…"기업가치 훼손·주주권익 침해 이력"
이재용 경영권 승계작업 연관성 드러나면 수사 확대 전망

국민연금이 22일 열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고의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해, 사내이사·사외이사 선임안 등 주총 안건 전체에 대해 모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자전문위)는 지난 20일 제6차 회의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정기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탁자전문위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와 책임투자 방향을 검토·결정하는 민간전문가 기구이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옥 [뉴시스]

 

국민연금은 김동중 삼성바이오로직스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김동중 전무는 2016년 삼성바이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회계 기준을 고의로 변경해 4조8000억 원의 평가이익을 얻었을 때 최고 재무책임자였다.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고의 분식회계 결정과 함께 김 전무에 대해 해임권고를 내린 바 있다. 삼성바이오는 김 전무를 다시 사내이사로 연임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은 사외이사 후보로 재선임된 정석우 고려대 교수(경영학)와 권순조 인하대 교수(생명공학과)에 대해서도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해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수탁자전문위 심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요청으로 진행됐다. 국민연금기금운용지침 제17조의3 제5항에 따르면 의결권 행사는 원칙적으로 국민연금이 하되, 공단이 찬반 여부를 판단하기 곤란한 사안은 수탁자전문위에서 결정할 수 있다.

또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기관인 아이에스에스(ISS)도 삼성바이오의 사내이사·사외이사 선임안에 반대 권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에스에스는 김동중 후보에 대해 "삼성바이오의 회계 및 재무 최고책임자이자 증선위 제재조치 상 해임권고를 받은 담당임원으로 이사로서의 자격이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감시 감독의무에 소홀했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를 권고했다.

한편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압수물 분석 및 관련자 조사를 통해 옛 미래전략실이 삼성바이오와 긴밀하게 소통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삼성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 미래전략실 근무자들의 사무실, 삼성물산 본사와 한국거래소 등 압수수색을 통해 객관적인 증거를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바이오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관련된 중대한 불법이 드러나면 당연히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수사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의 연관성이 드러나면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증선위는 삼성바이오가 2011년 미국 바이오젠과 함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한 뒤 2015 회계년도에 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꿔 4조5000억 원 규모의 회계사기를 저질렀다고 판단해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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