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부동산 입법과제, '총선 참패'에 줄줄이 제동걸릴 듯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4-04-11 17:30:45
"정부 뜻대로 법안 처리하기 어려워…신중한 투자전략 필요"
국민의힘이 4·10 총선에서 참패한면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여러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전국을 돌며 주재한 24회 민생토론회에서 나온 정책과제 240건 가운데 법률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총 85건이다. '도시정비법', '소규모주택정비법', '주택법', '부동산공시법' 등 부동산 분야 입법과제도 다수 들어있다.
'재건축 패스트트랙'으로 요약할 수 있는 도시정비법 개정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지난 1월 '1·10 대책'에서 준공 후 30년이 지난 아파트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절차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안전진단을 통과해야 재건축 절차를 시작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정비계획 수립부터 추진위원회 구성, 조합 설립 등 절차를 일단 먼저 진행하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을 실현하려면 국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정부 재량만 갖고서는 역부족이다. 정부는 △안전진단 통과 의무시기 조정 △사업주체 구성 조기화 △신탁방식 효율화 △도시분쟁조정위 재판 효력 부여 등의 내용을 담은 '도시정비법 개정안'과 용적률 지원을 확대하는 '소규모주택정비법 개정안'을 의원입법(유경준 의원 대표발의) 형태로 제출했다.
21대 국회에서 통과를 기대하긴 사실상 어려웠으나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다면 22대 국회에서라도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들과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도 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여소야대' 결과가 나오면서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커졌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공언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폐지'도 마찬가지다.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을 조정하거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리거나 내리는 것은 정부 스스로 할 수 있지만 '폐지'를 위해서는 법을 개정해야 한다. 이 법은 지난 2020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김현아·윤상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 무소속 이언주 의원 등이 주도해 만들었다.
"정부의 발표 내용을 그대로 믿었던 투자자라면 향후 정책 추진이 어려워질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는 11일 "정부 뜻대로 법안을 처리하기 쉽지 않다"며 "재건축·재개발 시장 진입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와 여당이 만지작거리던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폐지' 카드도 추진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를 없애려면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야 한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임차인이 최소 4년까지 거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다. 여기에 재계약 시 전월세 보증금 인상폭을 연 5% 이내로 제한하다 보니 집주인들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았던 제도였다.
윤석열 정부는 대선 과정에서부터 임대차 3법의 전면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정과제에서도 임대차법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 공약으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을 규정한 '임대차 2법'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도 "바람직하지 않은 제도였다"며 "다시 돌리는 것을 신중하게 고민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임대차2법은 '문재인 정부' 시절 민주당이 당시 야당인 국민의힘의 반대를 무릅쓰면서 강행한 법안이다. 해당 법안의 폐지에 민주당이 찬성할 가능성이 희박해 사실상 폐지 기대감은 사라졌다.
문용휘 공인중개사는 "4년 치 임차료를 올릴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그것으로 인해 '갭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던 분들이 있다면 투자계획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국회 의석구도 변화에도 불구하고 큰 줄기에 변화가 없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당과 무관하게 '부동산 포퓰리즘'이 강화되는 추세"라며 "최근 1기 신도시 등을 겨냥한 노후도시정비법이나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의 실거주 의무 유예에 합의한 것을 보면 야당인 민주당도 큰 틀에서는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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