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노란봉투법 강력 반발…'대통령 거부권 행사' 촉구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3-11-10 17:36:36

노란봉투법 국회 통과에 반대 입장
13일 경제6단체, 긴급 기자회견
대통령 거부권 행사 건의 예정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이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경제계가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지속적인 반대 입장과 청원 전달에도 노란봉투법이 국회 문턱을 넘은 것을 두고 경제계는 산업현장에 일대 혼란이 불가피하다며 강한 반대의사를 표하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경제6단체는 오는 1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도 건의할 예정이다.
 

▲ 6개 경제단체 임원들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노동조합법 개정안 입법 중단 촉구 경제 6단체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모습.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왼쪽부터), 이호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홍석준 국민의힘 국회의원,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상무이사, 김고현 한국무역협회 전무 [경총 제공]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 제2조와 3조는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란봉투법'이라는 별칭은 2014년 법원이 쌍용차 파업 노동자들에게 47억 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내리자 시민들이 성금을 노란 봉투에 담아 전달한데서 유래했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사용자의 범위는 사업주에서 '원청업체'로 넓어져 하청 노조가 사측과 원활한 협의가 어려울 때 원청인 대기업을 찾아가 협상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수천 개의 협력사를 둔 대기업들로선 ‘골치 아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법원이 불법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해도 배상자별로 귀책 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책임 범위를 정해야 하고 사업조직 통폐합, 구조조정 등의 조치도 파업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한다.

노동계는 노란봉투법이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막고 가압류 집행을 제한하며 노동권을 보장한다고 주장하며 법 통과를 지지해 왔다. 

 

이와 달리 경영계는 과격한 파업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경영계는 노란봉투법이 불법 파업과 파업 만능주의를 조장해 산업 현장에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며 법안을 반대해 왔다.

 

경제계, 노란봉투법 통과는 '개악'
 

경제단체들은 9일 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개악’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강도높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이 법안이 가져올 산업 현장의 혼란과 경제적 파국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강석구 조사본부장 명의의 입장문에서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에서 가장 취약한 분야인 노동경쟁력이 노란봉투법 통과로 인해 더 후퇴할 가능성이 매우 커져 결과적으로 성장잠재력을 갉아먹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역협회도 “이번 입법은 산업현장의 불법 쟁의행위를 면책함으로써 국내기업의 해외이전을 부추기고 기업경영을 더욱 위축시키는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노동쟁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노사 간 갈등이 심화해 파업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며 이로 인한 피해는 결국 주주나 근로자, 협력업체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경총과 대한상의를 비롯,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6단체 회장단은 1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경제 6단체는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공식 요청할 예정이다.

 

15일에는 업종별 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노란봉투법의 부당성을 호소할 계획이다.


노사갈등 심화…尹 거부권 행사여부 미정

 

경제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노란봉투법의 향방은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

정부·여당의 건의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지만 노동계와 시민단체의 반발로 거부권 행사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0일 ‘노란봉투법 국회 의결을 환영한다’는 입장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곧 노동 후진국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노란봉투법은 다시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는다고 보는 게 맞다.

하지만 거부권 행사로 인한 후폭풍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결론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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