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주, 싸다고 보기 어렵다"…원전·AI 기대 선반영, 금리가 변수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 2026-09-30 18:06:59

김열매 더큐리어스 대표 KPI뉴스 '뉴스는 돈이다' 출연
"실적은 좋아졌지만 지금 주가 낮다고 보기는 어렵다"
"데이터센터는 원가 아는 1등 없는 초기에 돈 된다"
"원전은 공사비 상승 많아 돈 될지는 가 봐야 안다"

지난 1년여 건설주는 요동쳤다. 원전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주 기대로 폭등했다가 상당히 조정받은 상황이다. 고점 대비 반토막 수준인 종목이 여럿이다. 지금이 투자 기회일까.   

 

최근 주가 조정만으로 저평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기대감이 주가를 먼저 끌어올렸다면, 이제 실제 수주와 수익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열매 더큐리어스 대표는 30일 KPI뉴스·kbc광주방송·강관우의 의식주주 3자 콜라보 유튜브 방송 '뉴스는 돈이다-뉴돈'에 출연해 "현재 레벨을 낮은 밸류에이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밸류에이션은 실적과 자산 등에 비춰 주가가 어느 수준인지 평가하는 것이다.


2007년과 닮은 사이클…기대감에 얼마를 줄 것인가


삼성물산 건설부문 근무와 건설업 분석 경험을 가진 김 대표는 지금을 2006~2007년과 닮은 국면으로 봤다. 당시에는 이익과 수주가 늘고 국내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해외 석유화학 플랜트 발주 기대가 커졌다. 지금은 AI 데이터센터와 원전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업에 얼마의 가치를 매기느냐다. 수주 산업인 건설업은 올해나 내년 이익만으로 주가를 설명하기 어렵다. 미래 일감에 대한 기대가 먼저 반영되기 때문이다. 기다리던 계약이 발표돼도 새로운 기대를 더하지 못하면 오히려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데이터센터는 초기에 돈 된다…원전엔 함정도"


데이터센터 시공에 대해서는 "초기에는 돈이 된다"고 평가했다. 산업 초창기에는 공사 사양과 원가가 표준화되지 않고 압도적인 시공사도 드물다. 자금력이 있는 발주처에는 공사비를 조금 줄이는 것보다 믿을 만한 회사에 맡겨 빨리 완공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대형 건설사가 불확실한 비용에 대비한 예비비와 이윤을 견적에 반영할 여지가 생기는 이유다. 시장도 향후 3~5년간의 투자 확대와 이익 기회를 기대한다고 봤다. 다만 과거 해외 사업에서도 초기에 돈을 벌었다가 뒤늦게 손실을 본 사례가 있어, 초기 수익성이 계속 유지된다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원전은 셈법이 더 복잡하다. 조선은 자사 조선소에서 생산하지만 해외 건설은 현장마다 인력과 자재 조달, 공사 여건이 달라진다. 국내 시공 경험이 풍부해도 해외에서 같은 수익을 낸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공사 기간 중 물가와 인건비 상승에 따른 공사비 조정 조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추가 비용이 건설사 부담으로 돌아온다. 발주처도 전문가를 활용해 설계와 계약 이행 여부를 따진다. 수주액뿐 아니라 추가 공사비를 청구할 근거와 이를 인정받을 협상력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적보다 먼저 움직이는 주가…수주 흐름은 긍정적


건설주는 이익 변동이 커 가치 평가도 까다롭다. 김 대표는 누적된 부실과 예상 손실을 한꺼번에 회계에 반영하는 '빅배스'가 반복되면서 이익과 자본이 훼손됐다는 점을 짚었다. 이후 새 수주 기대가 붙으면 주가가 빠르게 회복하기도 한다.


평가 지표로는 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살펴본다. 1배라면 주가가 장부상 주당 순자산과 같다는 뜻이다. 다만 손실로 순자산이 줄거나 미래 수주 기대가 커지면 이 비율도 달라져 과거 수치만으로 적정 주가를 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김 대표는 세계적인 원전 투자 확대 속에서 한국 기업의 수주 기대가 이어지는 한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시장은 10년 뒤까지의 이익을 모두 확인하고 움직이지 않는다. 장기간 공사에서 남길 이익보다 당장 어느 사업에 참여할지가 주가를 움직인다는 설명이다.


현대·대우는 기대감, DL은 가치주, 현산은 소외


현대건설은 당장의 매출 증가율보다 세계 원전 사업에서 얼마나 많은 일감을 확보하느냐가 중요해졌다고 봤다. 원전 매출은 장기간 나눠 발생하고 기존 주택사업도 변하기 때문에, 미래 수주액만으로 전체 실적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현대건설이 먼저 오른 뒤 원전 기대가 옮겨갈 수 있는 종목으로 거론했다. 다만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향후 수익을 구체적인 숫자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DL이앤씨는 무리하게 수주를 늘리기보다 수익성을 고려하는 가치주 성격으로 봤다. 이익 안정성과 낮은 평가 수준이 특징이지만, 공격적인 수주 확대를 기대하는 종목과는 접근이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DL그룹의 석유화학·에너지 등 연관 사업도 살펴볼 대상으로 꼽았다.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옛 HDC현대산업개발)은 국내 주택사업 중심이라는 점에서 구분했다. 다른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손실을 볼 때는 강점이지만, 원전 수주 기대가 업종을 이끄는 때에는 소외될 수 있다. 자체 개발사업의 실적 개선 여지는 있어도 해외 수주 소식에는 관련 사업을 하는 건설사의 주가가 더 크게 반응할 수 있다고 봤다.


"금리는 모든 것을 멈출 수 있다"


가장 큰 변수로는 금리를 꼽았다. 김 대표는 "금리가 모든 것을 멈출 수 있는 힘을 가진다"고 밝혔다. 금리가 더 오르면 데이터센터 건설이 늦어지고, 필요한 전력을 원전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 수주 기대가 이어지는 동안 업종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실적과 자산에 비해 주가가 과거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현재 가격에 반영된 기대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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