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동훈 지도체제' 출범…尹과 관계개선·갈등수습 최우선 과제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7-23 18:55:17

'정치인 韓', 자생적 경쟁력 갖춰…勢가진 미래권력으로 진화
총선·전대서 '尹-韓 충돌'…서로 만나 관계 회복하는게 급선무
'채상병 특검법' 첫 가늠자…극심한 친윤·친한 갈등도 해소해야
尹, 전대 참석해 "우리는 한배 탄 운명공동체…당정 하나 돼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23일 전당대회에서 새 당 대표로 선출됐다. 4·10 총선 참패의 충격을 딛고 104일 만에 화려하게 복귀한 것이다.

 

이번 당대표 경선 승리는 '정치인 한동훈'이 자생적 경쟁력을 얻었다는 의미가 크다. 지난 총선 등판을 통한 정계 진출은 초보가 차출된 '낙하산 성격'이 강했다. 비대위원장이라고 해도 오너가 아닌 'CEO'에 가까웠다.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 입장하며 한동훈 당대표 후보자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7·23 당권 레이스를 통해 한동훈 신임 대표는 적잖은 당 지분을 확보했다. '팬덤'에 가까운 강성 지지층을 형성하고 '친한계'라는 자파 세력도 구축했다. 여론조사에서 단지 수치로만 나타나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세'를 지닌 미래권력으로 한층 진화한 셈이다.

 

한 대표가 이날 62.84%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경쟁자들을 여유있게 물리친 건 '미래'에 대한 당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 대표와 러닝메이트로 나선 장동혁, 진종오 의원이 각각 최고위원과 청년 최고위원에 당선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대표는 친한계로 차기 지도부를 꾸릴 수 있게 됐다. '한동훈 호'에 힘이 실릴 수 있는 여건이다.

 

7개월간 비대위 체제를 끝내고 정식 지도부를 갖춘 국민의힘에겐 전열을 재정비하고 거야에 맞서 정권 재창출 기반을 다져야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하지만 한 대표가 미래권력으로서 자리매김할수록 현재권력와의 긴장감은 커질 가능성은 높다. 

 

'한동훈 지도체제'가 최우선적으로 풀어야할 숙제로 대통령실과의 관계 개선이 꼽히는 이유다. 한 대표는 지난 총선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 등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다. 윤 대통령의 한 위원장 사퇴 요구, '이종섭·황상무 거취 논란 등을 놓고 '윤·한 1차, 2차 충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립했다. 

 

당권 경쟁에서도 양측은 서로를 겨냥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의 갑작스런 출마는 '윤심'(윤 대통령 의중) 작품으로 여겨져 한 후보 측이 반발했다. 한 대표가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을 제안하자 용산과 친윤계가 발끈했다.

 

특히 김 여사 '사과' 의향 문자가 공개되면서 친윤·친한계 반목과 불신은 깊을대로 깊어졌다. '배신 프레임', 댓글·여론조사팀 의혹 제기 등 네거티브와 자해 폭로전이 이어지며 진흙탕 싸움이 고질화했다. 나경원 후보를 겨냥한 한 대표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부탁' 폭로 발언은 정점을 찍었다. '분당·자폭 전대'라는 자조가 회자됐고 '전대 후'가 더 문제라는 우려가 고조됐다.

 

한 대표는 극심해진 분열과 내홍을 수습하는 게 급선무다. 이를 위해선 윤 대통령과 시급히 만나 틀어진 관계를 회복하는 게 최선책으로 보인다. 당정관계가 삐걱대면 국정 운영은 힘들어진다. 집권세력이 제 할일을 못하면 국민 신뢰는 요원하다. 안 그래도 여소야대 정국이라 여권 내분은 자멸을 자초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적잖다.

 

물론 한 대표가 전대 출마 일성으로 "당정 관계의 수평적 재정립"을 공언한 터라 예전과 같은 '수직적 관계'를 재연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한 대표가 향후 당 쇄신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재차 파열음을 내며 부딪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없지 않다.


하지만 한 대표가 당권을 거머쥔 만큼 차별화 등에서 '수위 조절'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윤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돌지 않은 상태에서 '독자 노선'을 고수하는 건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도 지지율이 부진한 처지에서 이준석·김기현 전 대표 사례처럼 당 대표를 뜻대로 내치기 어려운 여건이다. 한 대표가 당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데다 친윤계가 총선 전처럼 '윤심'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이 이날 전대에 참석해 "우리는 한배를 탄 운명 공동체이고 우리는 하나"라고 강조한 것은 당정 간 화합과 결속이 절실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힘은 저와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집권 여당"이라며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국민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일에 당과 하나가 되고 당과 정부가 단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당정이 원팀이 되어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열심히 일할 때 국민께서도 더 큰 힘을 실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 충돌보다는 전략적 공생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첫 가늠자는 국회 재표결을 앞둔 '채상병 특검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월 재보선은 '한동훈 리더십'의 중요한 시험대라는 게 중론이다.


한 대표가 '미래'에 대한 당원 기대를 받고 당권을 잡은 터라 당 혁신에도 박차를 가해야한다. 차기 지방선거와 대선을 승리하기 위해 당 변화를 위한 준비 작업을 하는게 중요한 책무다. 여전히 '고령·보수·영남'에 매몰됐다는 당 체질을 확 바꾸는 게 관건이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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