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ETF 승인되고도 이더리움·비트코인 하락세, 왜?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4-05-24 17:29:40

호재와 동시에 악재 터져…탄탄한 美 경제에 연준 긴축 장기화 우려
"차익 실현 매물도 나와 단기적으론 부진…중장기 가격 상승 기대"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받는 호재가 생겼는데도 이더리움, 비트코인 등의 가격은 되레 하락했다.

 

미국 경제지표가 양호하게 나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장기화가 우려되는 등 악재도 동시에 터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론 코인 가격이 부진하다가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를 탈 것으로 관측한다.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24일 오후 4시 30분 이더리움 개당 가격은 3685달러(약 505만 원)로 24시간 전 대비 2.50% 떨어졌다. 비트코인도 3.32% 내린 6만7188달러(약 9205만 원)를 기록했다.

 

국내 최대 코인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같은 시각 이더리움 가격은 516만 원으로 24시간 전보다 2.34%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0.95% 떨어진 9407만 원을 나타냈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새벽 코인 시장엔 희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3일(현지시간) 글로벌 자산운용사 반에크가 신청한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했다. 비트코인에 이어 2번째 코인 ETF 승인이다. 반에크 외에도 아크 21셰어즈, 해시덱스, 피델리티, 블랙록 등도 이더리움 현물 ETF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라 앞으로 줄줄이 승인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특히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외 코인) 현물 ETF가 첫 승인을 받았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블록체인 전문매체 크립토슬레이트는 "이번 승인은 코인업계에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전통적인 투자회사 사이에서 가상자산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물 ETF가 시장에 나오면 코인 거래소를 불신하는 투자자들도 매입에 나설 수 있어 막대한 신규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

 

글로벌 은행 스탠더드차타드(SC)의 제프 켄드릭 디지털자산 리서치 대표는 "현물 ETF가 시장에 나오고 첫 12개월 간 150억~450억 달러의 신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또 다른 코인이나 관련 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 은, 구리로 대표되던 원자재 초강세 랠리가 주춤하면서 시장은 다음 주자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은 이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코인뿐 아니라 관련주에도 상승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기대와 시장의 움직임은 달랐다. 이더리움과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했고 한화투자증권(-1.02%), 우리기술투자(-2.69%), 위지트(-0.78%) 등 코인 관련주도 부진했다. 이들은 코인 거래소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관련주로 분류된다.

 

▲ 이더리움 현물 ETF가 승인되고도 가격은 되레 떨어졌다. [게티이미지뱅크]

 

주된 이유로는 악재가 같이 터진 점이 꼽힌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5월 12일∼1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1만5000건으로 전주 대비 8000건 줄었다고 밝혔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만 건)도 밑돌았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작년 9월 이후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인 20만 건대 초반 언저리에서 유지되고 있다.

 

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발표한 5월 미국 제조업·서비스업을 포괄한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4.4로 전월(51.1)보다 3.3포인트 올랐다. 시장 전망치(51.3)도 크게 웃돌아 2022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PMI가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미국 노동시장이 뜨거울수록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호경기가 지속되는 것도 역시 물가 안정에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따라서 연준의 긴축 장기화가 예상돼 코인 시장에는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코인업계 관계자는 "연준 긴축 장기화 우려로 달러화 가치는 급등하고 코인 등 위험자산 선호도는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위험도 불거졌다. 블록체인 전문매체 크립토뉴스는 "현물 ETF 승인 후 이미 이더리움을 보유 중인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을 노릴 것"이라며 "당분간 이더리움, 비트코인 등이 시세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인 조사기업 블록서클의 바젤 이즈마일 최고경영자(CEO)는 "단기적으론 가격 하락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론 반등을 기대했다.

 

코인업계 관계자는 "이더리움 현물 ETF는 아직 승인만 받았을 뿐, 시장에 정식 출시되진 않았다"며 "상품이 나오기 시작하면 신규 자금이 유입돼 이더리움 가격이 본격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켄드릭 대표는 "이더리움 가격이 연내 8000달러(약 1096만 원)까지 오르고 내년엔 1만4000달러(약 1918만 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11월로 다가온 미국 대선 여론조사에서 최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우위를 보이는 점도 시장에선 반가운 소식으로 받아들여진다. 트럼프 후보는 비트코인으로도 기부금을 받겠다고 밝히는 등 코인에 우호적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SEC 위원장이 코인에 우호적인 인물로 바뀔 수 있다"며 "이는 시장에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