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은행 대출금리 뚝 떨어지나"…높아지는 기대감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5-06-04 17:20:42

금융당국 대출규제 탓 한은 금리인하분 반영되지 않아
李대통령 '가산금리 인하' 공약…"정권 초 '성장' 방점"
금리 하락·추경에 집값·가계부채 확대 우려도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차주들 사이에서 "드디어 은행 대출금리가 뚝 떨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금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이다.

 

그간 한국은행이 거듭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금융당국 대출규제 탓에 대출금리가 충분히 하락하지 못했다는 게 차주들 불만이었다.

 

4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42~5.27%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76~6.12%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말 주담대 금리 수준(고정형 연 2.95~5.59%·변동형 연 3.74~6.73%)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하단은 0.47%포인트 오르고 상단은 0.32%포인트 떨어졌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하단은 0.02%포인트 상승하고 상단은 0.61%포인트 하락했다.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그 사이 한은이 기준금리를 네 차례에 걸쳐 1.00%포인트나 내렸는데 정작 차주들이 피부로 느끼는 은행 대출금리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은행의 탐욕이 근원"이라고 비판하는 시선도 있지만 은행들은 손사래를 친다.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 6월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이 대출규제를 강화했다"며 "그에 따라 은행이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하면서 대출금리에 상방 압력을 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즉,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할수록 은행 대출금리는 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수요를 줄이려면 결국 금리인상이 최선"이라며 "은행들은 가계대출을 축소하라는 금융당국 압박에 어쩔 수 없이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대출금리를 은행이 결정한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라며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는 철저하게 금융당국 의향에 따라 움직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정권이 바뀌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은행이 가산금리를 산정할 때 지급준비금, 예금보험료, 각종 신용보증기관 출연금 등을 차주에게 전가하는 걸 막겠다고 약속했다. 공약을 실행하는 등 금융당국을 통해 은행에 대출금리를 인하하도록 압박하면 은행은 즉시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면 대출금리는 눈에 띄게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

 

30대 직장인 A 씨는 "몇 년 간 고금리에 시달려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정작 은행 대출금리는 제자리걸음이라 울화통이 터지곤 했다"며 "이제 대출금리가 뚝 떨어지면 한숨 돌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일각에서는 금리인하가 가계대출 증가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 3월 4000억 원으로 안정화되는 듯하다가 4월 5조3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5월 역시 4월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하락하면 자연히 수요는 증가하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가 도입되지만 은행 대출금리가 크게 떨어지면 대출 한도는 줄어들지 않거나 오히려 더 늘 수 있다"고 추측했다. 그는 "나아가 예상대로 한은이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2회 추가 인하하면 대출 한도는 꽤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인하와 추가경정예산안으로 풀린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흘러가 집값을 자극할 염려도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수차 "20조 원 이상 규모의 2차 추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민주당이 집권하면 집값이 폭등하곤 했던 과거 사례 때문에 자산가들은 벌써부터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여기에 추경과 금리인하까지 겹치면 집값 상승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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